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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3. 2022

달님은 부끄럼쟁이

-아드리아해 사구 작은 보고서 II


참 놀라운 조물주의 귀한 선물..?!!


    요즘 아드리아해 너머 머나먼 나라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날이면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낯 뜨거운 풍경.. 그 풍경 속에는 놀라운 모습이 발현되고 있었다. 누군가 그 모습을 일러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 했다. 이 말 뜻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짐승의 마음씨를 가졌다'는 뜻의 사자성어 혹은 고사성어이다. 차마 입에 담기도 싫은 한 녀석이 연일 뻔뻔스럽게도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녀석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미 녀석의 영혼이 사라진 상태이며, 그의 몸뚱이를 지배하고 있는 건 무당(巫俗_무당을 중심으로 하여 전승되는 종교현상)이었다. 샤머니즘에 몸을 내준 한 녀석이 우리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랄까.. 



    서기 2022년 2월 22일 저녁나절(현지 사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컴에 로그인하고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지난주(2월 16일 아침)에 아침운동을 떠나면서 만난 몇 장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 속에는 발그래한 모습을 한 달님이 수평선 위에 걸려있었다.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었으므로, 그 즉시 카메라에 담았다. 그 모습을 포스트 첫 장면에 실었다. 



달님이 이렇게 나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연속으로 면 장면을 더 찍고 싶었지만 달님은 순식간에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와 해넘이를 자주 봐 왔지만 달님이 나로부터 등을 돌린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달님은 나를 보는 순간 부끄러움을 느낀 것일까.. 달님은 부끄럼쟁이라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그런 한편, 세상 만물 중 인간에게 부끄러움을 선물한 조물주가 떠오른 것이다. 우리 행성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생명들이 살고 있다. 우주에는 수조 개 이상의 별과 행성들이 빼곡하게 널려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인 인간의 노력으로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리 행성에만 유일하게 생명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현상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계인들을 찾아 나섰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외계의 행성에는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일은 생명체들 가운데서 나타난다. 한동안 우리를 못살게 굴었고 지금까지 위세를 떨치고 있는 비루스는 물론, 세상에서 꼼지락 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 모두 그들만의 성격 혹은 정체성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들은 몇이나 될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들 생명체 중에 반려동물이라 부르는 개와 고양이 등을 알고 있으며, 음식으로 먹는 식재료와 함께 인터넷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식물 등에 대해 알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 타고난 성품 등을 자랑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조물주는 이들 생명들 중에 유일하게 인간에게 부여한 아름다운 성품이 있다. 서두에 인면수심의 한 녀석을 소환한 이유가 그것이다. 



인간은 금수와 다른 아름다운 성품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게 '부끄러움'이라는 것이다. 부끄러움이란 인간만이 가지는 독특한 감정이며 타인과의 소통 중에 수치심을 만들기도 하고, 내적 양심은 죄책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약 이런 감정이 없다면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타고난 본분을 망각한 인간 앞에 반려동물의 이름을 대명사로 붙이곤 한다.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개새끼 저런 소새끼 등을 남발하는 것이다. 겉모습은 인간이지만 속 사람은 개나 소를(미안하구나 개나 소여..ㅜ) 닮았다는 것이다. 


요즘 커뮤니티에서 실수로 그 녀석의 낯짝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 올리는 분노의 언어가 부끄러움을 상실한 녀석을 향하고 있고, 그들이 섬기는 어느 무속인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선물한 최고의 가치이자 성품이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에 깃든 부끄러움.. 



녀석뿐만 아니라 그를 따르거나 조종하는 머릿속에는 이웃을 속이는 일에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뻔뻔스럽게 거짓을 말하며 이웃을 음해하는 것도 모자라 모함을 통해 사람들을 귀하디 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던 실체가 인면수심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녀석들이 두 번 다시 내 조국 대한민국에 나타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정직해야 한다.


어느 날 아침 산책 겸 운동길에 만난 달님은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나를 보자마자 얼굴을 숨겼다. 유년기 때부터 나를 사랑해 왔지만 고백 한 번 못한 당신.. 나는 그 마음을 안다. 나를 지극히 짝사랑한 그 마음을 안다. 당신은 우리 모두의 사랑이었지.. 그리고 밤 사이 아드리아해의 바람이 남몰래 남긴 흔적들에도 부끄러움이 묻어있었다. 달님도 부끄럼쟁이 바람도 부끄럼쟁이.. 나도 한 때는 부끄럼쟁이였다. 한 소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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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22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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