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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6. 2022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I


세상에는 두 가지 풍경이 존재하지.. 눈과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세상!!



종려나무 가로수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산책로에서 등을 보인 한 사람.. 하니의 뒷모습이 어느 날 아침 뷰파인더에 비쳤다. 그녀가 걷고 있는 좌측으로 바를레타의 사구가 만든 평원이 길게 이어지고 있고, 우측으로 아드리아해의 바람이 무시로 나른 모래밭이 길고 넓게 펼쳐져 있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거뭇한 그림자 위로 황금빛 알갱이들이 실려있는 평온한 풍경.. 저곳은 이탈리아 반도를 장화에 비교했을 때 뒤꿈치에 해당하는 곳이며 가르가노(Gargano) 반도라 부른다. 가르가노 국립공원(parco nazionale del Gargano)이 있는 곳이며,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갖춘 곳이다. 하니와 나는 아침운동 겸 산책길에 늘 봐 왔던 풍경이다.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우리 동네 바를레타에 찾아온 봄소식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달님은 부끄럼쟁이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I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



그녀가 앞서 걷고 있는 풍경을 따라가면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I>에서 다루게 될 짧은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 바닷가 바를레타 사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현장을 만나본다.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중심 구도시에서 집을 나서면 불과 10여 분 만에 바닷가에 도착하게 된다. 이날은 해돋이가 시작된 이후에 바닷가에 도착하여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는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에 수평선 너머에서 고개를 내민 해님이 구름 속으로 얼굴을 감추었다. 수평선 위로 바를레타 항구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풍경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며 카메라에 포착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런데 카메라가 포착한 장면 속에서 만날 수 없는 풍경이 있다. 누가 바람을 본적 있는가..



우리가 아드리아해 바닷가를 산책할 때마다 보게 되는 두 가지 풍경..



눈으로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오롯이 사구 위에서 카메라를 빤히 올려다본다.



사구 언덕에 갈대가 무성하고 녀석들과 이웃을 삼고 있는 열무(속)들이 자기를 봐 달라며 아우성을 지른다.



천천히 걸어서 목적지로 아동 하며 눈을 마주치는 녀석들.. 가끔씩 녀석들은 날것으로 채집된 후 밥상에 오른다. 바를레타 사구는 연중 먹을 것을 내주는 곳이자, 올해 이곳에서 봄나물을 만나 즈음이 놀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전혀 다를 것 같은 풍토에서 발견되는 달래와 냉이 등이 기분 좋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풀을 먹는 초식성 동물로 변했다. 맛도 좋고 영양도 뛰어난 녀석들이 사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구는 바닷가로부터 대략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도 있고, 불과 20m 정도로 가까운 곳도 있다. 


그 사이로 1.5차선 정도의 차도(영상 참조)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를레타 항구로부터 대략 5km 지점까지 사구가 이어지고, 그다음부터는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Margherita di Savoia (Italia)) 사구가 가르가노 반도 앞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이곳 사구에는 아드리아해가 퍼 나른 봄소식 때문에 풀꽃들이 난리가 아니다.



녀석들은 나를 보는 순간부터 아우성을 지른다고 했다. 뷰파인더에 비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하니가 저만치 앞서 걷고 있는 주변으로 빼곡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풀꽃들 속에 빼곡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사진을 취미로 늘 카메라를 지참하는 이유는 딱 하나.. 지천에 널린 풍경들 속에서 아름다운 장면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순간 "예술이야!"라고 말하곤 한다. 틀린 말이다. 예술은 창작이어야 한다. 그래서 셔터만 누른 것으로 예술 운운할 수가 없다. 세상은 이미 조물주로부터 만들어진 창작품이자 우리 또한 그 일부일 뿐이다. 




그래서 사진으로 남긴 작품 또는 창작품들을 여러분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는 동정성을 잃었다고 말한다. 그분이 내가 좋아하는 라틴 아메리카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이다. 당신의 작품 <예술가의 십계명_Decálogo del artista>을 다시 인용해 보면 매우 흥미롭다. 


첫째, 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누가 신의 그림자를 본적 있는가.. 누가 바람을 보았다는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신을 말하지만 신의 실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저 경전에 쓰인 신의 형상만 달달 외울 뿐, 아름다움을 신의 그림자라 노래한 사람이 또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세상의 모습을 볼 때 두 가지 눈이 존재하는 것이랄까.. 카메라에 비친 풍경과 함께 마음으로 만나는 형상이 바람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뻔한 이치인 것 같아도 우리가 바쁘게 사는 동안 불행을 말하면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게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란 것. 




만약 당신이 세상 만물을 바라볼 때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면 신과 동행하는 사람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누군가 셔터를 눌러 남긴 작품에 아름다움이 듬뿍 깃들었다면 이때부터 다시 예술가의 십계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가장 싫어하고 질투하는 영역이 신의 모습니다. 가브리엘라는 이에 대해 이렇게 썼다.


다섯째, 잔치에서 너의 작품을 찾지도 말 것이며 가져가지도 말라. 아름다움은 동정성이며 잔치에 있는 작품은 동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V. No la buscarás en las ferias ni llevarás tu obra a ellas, porque la Belleza es virgen, y la que está en las ferias no es Ella.)




요즘 우리 행성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녀석들이 눈에 띈다. 러시아의 푸틴이 벌이고 있는 전쟁놀이와 국민을 속이며 검찰 권력을 휘두르는 개망나니가 그중에 포함됐다. 그 어떤 이유라도 인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고, 검찰권을 이용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검찰 쿠데타는 능지처참에 준하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들이 함부로 사람들을 향해 나쁘거나 더러운 짓을 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외눈박이로 사리사욕 찌든 인면수심의 종자들이기 때문이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오늘 브런치북 AI클래스 프로젝트 <내가 만난 아드리아해의 해돋이>를 발행했습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Notizie di primavera arrivate nel sud d'italia_il Mare Adriatico
il 25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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