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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6. 2022

권력의 시녀와 윤석열의 난(亂)

-이탈리아서 본 대한민국의 민낯 이래도 괜찮나


자유는 피를 흘려야 쟁취할 수 있는 것일까..?!



    서기 2022년 2월 26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두 가지 소식을 접하고 있다. 먼저 포스트에 등장한 사진을 설명하고 두 가지 소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옮기고 싶다. 바를레타의 중심에는 십자가를 든 에라끌리오(Eraclio - Il Colosso di Barletta) 동상이 서 있다. 관련 포스트에서 만나본 이 동상은 바를레타의 상징이다. 높이가 5m인 이 동상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이 동상은 뷔또리오 에마뉴엘라 거리(Corso Vittorio Emanuele)에 위치해 있으며, 그곳은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건축물인 성묘(Basilica del Santo Sepolcro)에 인접해 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이 거상은 에라클리오 1세(l’imperatore Eraclio I)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이를 둘러싼 정체성의 오류를 지적하고 그럴듯한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이 도시의 정체성과 크게 무관한 일이다. 바를레타의 정체성은 서기 1503년 2월 13일부터 시작되었다.



서기 2022년 2월 13일, 그날의 정체성을 기리는 행사가 코로나를 피해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이날 바를레타 소재 도청(Prefettura) 앞에 행위예술이 표현되고 있었다. 하니의 화실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곳이자 그림 수업이 있는 날이면 지나치는 장소여서 기록을 남겼다. 이미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도청에서 20m나 떨어졌을까.. 


사진은 바를레타 줄신 기사들과 프랑스인들의 논쟁이 벌어졌던 여관 라 깐띠나 델라 스퓌다의 모습이다. 지근거리(앞쪽)에 하얀 돌로 만든 도청이 보인다.


그곳에 오래된 여관이 있고 당시 이곳을 지배하던 스페인의 기사와 프랑스 기사들과 이곳 출신의 기사들이 논쟁이 벌어졌다. 시비를 건 쪽은 프랑스의 기사들이었고, 바를레타인을 경멸하는 말투 때문에 싸움이 시작되었다. 싸움은 바를레타인 기사 13명(Cavalieri spagnoli)과 프랑스 기사 13명이 결투에 나서 바를레타인이 승리를 한 날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부터 이 도시는 도전의 도시(La Disfida di Barletta)라 부르며 어느덧 519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바를레타에서는 해마다 2월 13일이 다가오면 기념 축제를 열고 시민 대부분이 이 축제에 참여한다. 이 도시에서 느낀 이들의 자부심 혹은 자긍심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사랑에 충만하고 박애심이 넘치는 곳. 그들을 한데 묶어준 건 13인의 기사(13 cavalieri della disfida di barletta)들이었다. 그럴 리가 없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바를레타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목숨을 걸고 피를 흘리며 지킨 건 억압받던 구속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것이었다. 



그들은 침략자 혹은 침탈자들을 단호히 무찔렀다. 당시의 모습을 재연한 행사에 등장한 풍경을 참조하면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당신을 억압하고 조롱하는 세력의 목을 한 순간에 잘라버리는 것이다. 만약 그러하지 않다면 당신의 목숨을 내주어야 할 것이다. 군 복무를 한 전역자들은 잘 알 것이다. 군에서는 총기에 대한 설명을 "먼저 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매우 간결한 교육을 하게 된다. 적이 코 앞에서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데 머뭇거린다면 한순간에 당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주 세계인의 관심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쏠려있다. 이미 많은 사상자를 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는 함락 직전이라는 암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코로나 사태에 이은 러시아발 전쟁 사태.. 세계의 평화가 풍전등화에 아른 듯 아슬아슬하다. 어떤 이들은 에둘러 3차 세계전쟁을 말하기도 하는 위험한 시기.. 


거기에 하필이면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평생을 살면서 만나보지 못한 한 대통령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홈피에는 "검찰은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국가 최고 법집행기관으로서,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 개개인과 사회 및 국가를 보호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하고 있다"라고 버젓이 써 놓고 임무를 저버리고 있는 꼬락서니라고나 할까..



국민의 짐 후보로 나선 윤석열이 검찰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나선 것이다. 나는 녀석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패거리를 '윤석열의 난(亂)'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본부장 비리로 충만한 녀석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도 의아한 일이지만, 이후에 드러나고 있는 녀석의 행태를 보면서 심기가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분노가 치미는 것이다. 우리가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 앞에서 콧방귀를 뀌며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고 무시한 행위가 바를레타의 정체성과 겹쳐 보이는 것이다. 



주지하디시피 대한민국의 헌정사를 돌아보면 해방 이후 대략 70년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하고 부끄럽게 만든 건 군사독재 정권이었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법치국가 위에 총칼을 앞세운 재왕적 군사독재자가 있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가 그랬다. 그리고 우리 선조님들을 욕보인 일제의 앞잡이 혹은 그들을 추앙하는 세력이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었다. 


우리가 맛 본 민주주의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각각의 시간을 합해 보면 겨우 15년에 불과하다. 암울했던 현대사 70년 중에 15년을 빼고 나면 55년 동안 우리는 군사독재자 아니면 일제강점기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녀석들로부터 지배를 당하고 살았던 것이랄까.. 



55년의 시간을 계수해 보면, 현재 나이 쉰다섯 살에 이른 사람들 중에 유소년 기를 빼고 나면 대략 40년 동안은 구속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분들은 익히 기억해 낼 것이다. 80년대로부터 시작된 민주화 운동 시기 전후에 널리 유행했던 말이 있다. 검찰은 '권력의 시녀(侍女)'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시녀란 고려 조선 시대에, 궁궐 안에서 왕과 왕비를 가까이 모시는 내명부를 통틀어 이르던 말이지, 권력의 눈칫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나마 이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던 밥그릇 정도를 챙겼을까.. 


검찰이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권력의 시녀 소리를 듣게 된 배경은 매우 간단하다. 법치국가 위에 총과 칼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왕과 다름없는 군사독재 국가에서 '공정과 상식'을 말하면 지나가던 쥐색히조차 웃지 않았을까.. 그래서 검찰은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국민을 족치는데 혈안이 되어 없던 사실을 꾸며 국민들을 탄압하는 시녀로 둔갑한 매우 합리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검찰 혹은 검사들이 언제부터인가 독재자 나부랭이 혹은 친일파 잔재들의 시녀로 놀아나면서 거짓을 일삼으며,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짓밟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중 총대를 맨 윤석열이 발가벗긴 모습은 차마 두 눈으로 봐주기 힘들다. 대통령 후보자로 나선 그의 입버릇은 전부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이틀 전 유튜브로 본 대선 후보자 토론회서 본 녀석은 뻔뻔스러움을 넘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국민을 기망하고 있었다. 


국민의 짐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뻔뻔스러운 거짓말이 후보 토론회에 적나라하게 등장했다. 1독을 권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 녀석과 일당을 고발도 할 겸 몇 자 끼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서슬 퍼렇던 권력의 시녀가 착하디 착한 민주정부 혹은 민주세력에 협박을 하고 나선 것이다. 독재자 앞에서 낯짝도 들지 못하던 녀석들이 고개를 쳐든 것도 모자라 조중동 등 짝퉁 언론과 함께 권력을 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태 이상의 난을 가만히 두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사람들이 가난하고 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크라니아 사태를 보면 단박에 답이 나온다. 힘을 기를 시간적 여유도 없었지만, 국민적 저항이 너무 약해 보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혹시라도 다칠까 쉬쉬하며 너도 나도 몸을 사리는 순간, 방아쇠 한 번 당겨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풍경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군대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사례는 역사적으로 무수하다. 그런데 법집행 기관이 군대와 국민을 무시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쿠데타를 일으겼던 사람들은 잠시 잠깐 권력을 맛보고 총살되었고, 왕권의 도전하여 난을 일으켰던 사람들은 능지처참 이상의 엄벌에 처해졌다. 



조선시대 말 평민들이 권력에 대항하여 일으킨 '동학의 난'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동학농민군 지도자 전봉준 장군의 최후 진술에 따르면, 전라도 고부(古阜) 군수 조병갑이 저지른 폭정은 고부군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조선 팔도 대부분의 지방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던 현상이었다고 전한다. 이번 대선에 후보로 등장한 한 검사 출신 혹은 그 나부랭이들이 잘 알아야 한다. 


지금은 조선 팔도뿐만 아니라 먼 나라 이탈리아서도 검사동일체를 외치는 검사들의 낯 뜨거운 짓을 단박에 아는 세상이 됐다. 국가권력을 사유하고 각종 비리를 눈감거나 봐 주거나 구린 돈을 챙기며, 나라를 더 썩을 곳도 없이 망친 녀석들. 잘해라. 그러다가 다 디진다.


Fantesca di potènza e Ribellione di procuratore generale in Corea
il 26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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