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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09. 2022

꼰대를 멘토로 바꾸는 거대한 호수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18


꼰대와 멘토.. 커 보이지만 사소한 차이..?!!



사람들은 인생을 여행에 비교하곤 한다. 우리의 삶을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튼 유소년기의 아이들이나 청춘들의 시각에서 볼 때 인생은 까마득하게 멀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산전수전 공중전 땅굴전 등 세상에서 겪을 시련을 다 겪어본 안 청춘들에게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에 불과하다고나 할까..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뱃전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들이 모시고 있던 선생을 깨우는 모습을 보니 신앙심의 잣대가 오롯이 드러나고 있다. 성자의 마음과 보통사람들의 마음의 차이가 이토록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랄까.. 예수의 마음결이 수평선을 긋고 있다면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의 마음은 갈팡질팡 오락가락..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잠언 4:23)"라고 써놓은 잠언서를 묵상하지 못한 보통 사람들..


어느 날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에 발을 들여놓을 때 우리 앞에 불어닥친 바람과 넘실대는 파도가 금방이라도 여행자를 삼킬 듯 사납다. 하지만 인생길이든 여행길이든 뱃길이든 그 어떤 길이든.. 여행자는 길 위에서 행복한 법이다. 


나는 우리 앞에 등장한 호수 위의 파도와 바람을 뷰파인더로 들여다보며 아이들처럼 좋아하는 것이다. 바다를 닮은 호수를 건너는 행복한 항해는 계속된다.





꼰대를 멘토로 바꾸는 거대한 호수


자기에게 아름다운 풍광이 남들에게도 아름다울까..?!


    서기 2022년 2월 9일 한밤중(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컴에 로그인을 하고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의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우리를 태운 훼리호가 뒤뚱거리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는 호수를 향해 항해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뿌에르또 이바네스(Puerto Ingeniero Ibáñez)에서 칠레 치코(Chile Chico)를 향해 항해하는 중이었다. 



지도를 펴고 뿌에르또 이바네스-칠레 치코 항로를 보면, 칠레 쪽 라고 헤네랄 까르레라(Lago General Carrera)와 아르헨티나 쪽 라고 부에노스 아이레(Lago Buenos Aires)를 나누는 경계의 협수로가 나타난다. 두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 호수의 이름은 'Lago Buenos Aires/General Carrera'로 부른다. 각자의 나라에서 부르는 호수 이름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러나 협수로는 칠레가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을 떠나 머나먼 나라 남미까지 가는 여정도 힘들었지만, 남미 산티아고에 발을 디딘 후 남하하여 중남부 파타고니아 깊숙이 이동했다가.. 다시 남부 파타고니아로 이동하는 여정은 다시금 생각해 봐도 까마득하다.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하니는 죽기 전에 파타고니아를 다시 한번 다녀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평생을 사는 동안 만날 수 있는 풍경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고두고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는 여행지가 있다면 누가 뭐래도 파타고니아를 손꼽게 될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우리 행성이 품고 있는 또 다른 행성이자 미지의 땅이었으며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



물보라를 일으키는 협수로를 따라 칠레 치코로 항해하는 동안 우리가 떠나온 이바네스 포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협수로를 빠져나가는 동안 훼리호는 호수 위에서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사노라면 우리네 삶에도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한 번쯤은 겪게 된다고나 할까..



우리의 상상 속에 호수는 바다와 달리 물결이 잔잔할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난 여정에 우리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바이블의 한 구절을 인용해 봤다. 사람들이 너무 자주 인용한 탓에 누구나 다 아는 복음서의 한 구절은 이랬다.


Vangelo secondo Marco

-마가복음(4: 39)


Destatosi, sgridò il vento e disse al mare: "Taci, calmati!". Il vento cessò e vi fu grande bonaccia.

그는(예수) (고물에 누워있다가 제자들이 바람 때문에 죽겠다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사노라면 종교와 신앙심을 떠나 이런 난감한 상황에 한두 번은 봉착하게 될 것이다. 난감해 보이던 상황을 모두 겪고 난 다음에는 "별거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지만, 목숨이 위태로워 보이는 상황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지풍파가 그러하다.



정확히 딱 한 달 남은 차기 대통령 선거가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를 신경 쓰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쿠데타와 다름없는 중대 범죄 혐의자가 대통령 후보로 등장한 일은 처음 겪는 일이다. 그럴 리가 없지만 입만 열면 거짓말이자 인면수심의 뻔뻔스러운 자가 국민을 섬기는 머슴이 된다고 가정하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게 틀림없다. 


정직하고 충직한 봉사자라 할지라도 됨됨이를 알아봐야 하지만 막무가내로 국민을 기망하는 이런 태도는 MB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살아오면서 사람을 증오하고 미워한 적 있다. 입을 열면 배암처럼 혀를 날름거리는 맹바기와 또 한 녀석, 서결이와 한 패거리들.. 


그들이 일으키고 있는 평지풍파는 해방 이후 여태까지 대략 70년에 이른다. 우리 선조님들을 욕보인 후안무치들.. 다행인 것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고 좀 먹는 한 줌도 안 되는 세력의 정체가 마침내 드러났다는 점이다. 누군가 암에 걸려 죽을병에 걸렸다면 진단을 통해 암을 도려내거나 이길 수 있는 항체를 길러야 할 텐데.. 


그 암세포가 백주에 훤히 민낯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아예 드러내 놓고 나쁜 짓을 일삼는 검찰 공무원들.. 그들을 용납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반드시 척결해야 할 숙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잠시 후면 협수로를 통과하여 우리를 태운 훼리호는 칠레 치코에 도착할 것이며 멀고 먼 길을 돌아 남부 파타고니아까지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지의 세상이 보고 싶어 안달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어느 날 잠자던 사진첩을 열어 본 호수 위에 물보라가 일고 있는 것이다. 



세상일은 참 희한하다. 이미 과거의 일이었지만 사진첩을 여는 순간부터 현재로 돌변하는 것이다. 두 번 떠날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해진 것도 IT세상 때문이며, 다시 파타고니아로 떠난다 해도 그 행성은 우리를 반겨줄 게 틀림없다. 한 달 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도 노파심이거나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향해 꼰대질을 하고 있는 건 또 뭔가..



바람의 땅 파타고니아가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청정지역인 것처럼, 나를 낳아준 대한민국이 우리 행성에서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나라와 민족임을 세계만방에 과시했으면 좋겠다. 두 번 다시 이웃을 탐하는 비루스같은 존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바람의 땅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티 없이 맑고 푸른 호수의 풍경이 없었다면, 한밤중에 깨어나 누구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까.. 먼 나라에서 대한민국의 안녕을 빈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Puerto Ingeniero Ibáñez Patagonia CILE
il 09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Lago Buenos Aires/General Carrera


Il lago Buenos Aires/General Carrera si trova in Patagonia ed è suddiviso tra Cile ed Argentina. In Argentina è noto con il nome di lago Buenos Aires, mentre in Cile si chiama lago General Carrera; entrambi i nomi sono riconosciuti a livello internazionale.

Il lago ha una superficie di 1.850 km², dei quali 970 km² stanno dalla parte cilena (regione di Aysén) mentre i restanti 880 km² si trovano nella provincia di Santa Cruz, che ne fanno il lago più grande del Cile e dell'Argentina. È il secondo lago più grande dell'America meridionale, dopo il lago Titica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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