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남겨둔 오래된 추억
우리..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간단다!!
서기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는 봄을 재촉하시는 비가 오시고 있다. 보슬보슬 추적추적.. 이렇게 밤새도록 오시다가 오전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4년째 살면서 학습한 이 지역의 기후는 봄을 재촉하는 일이자 겨울을 떠다미는 연례행사이다.
겨울이라 해봤자 한국의 영하권에 머무는 날씨를 상상할 수도 없지만, 이런 날씨에 익숙한 이곳 사람들에게 비 오시는 날은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이렇게 오락가락하시는 비는 언제부터인가 따사로운 햇살로 바뀔 것이다. 아드리아해 바닷가의 풀꽃들이 맨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었다.
오늘 아침 컴에 로그인하고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곳에 발그레한 담쟁이덩굴이 새까만 열매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은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위치한 쎄로 산 끄리스토발 공원(Parque Metropolitano Cerro San Cristóbal)이다. 우리가 파타고니아 여행을 마치고 이 도시에 머물면서 거의 매일 산책 겸 운동삼아 오르내리던 공원 꼭대기 근처에서 만난 담쟁이덩굴..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사진첩을 열자마자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이 "아름답게 익어야겠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런 표현을 바꾸어 말하면 "아름답게 늙어가야지.." 하는 생각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언제인가 청춘으로부터 멀어지며 안 청춘으로 급속하게 가까워질 것이다. 그때 당신이 느끼는 감정 등에 따라 조금씩 삶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겉모습이 늙는다는 것 때문에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 한편,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행복해하는 것이다. 생각에 따라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이는 이치랄까.. 이런 모습을 잘 그려낸 노사연 씨의 노래 <바람>에 그 모습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요즘 지구촌은 물론 내 조국 대한민국에 원치 않았던 우울한 풍경들이 매일 아침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푸틴은 세계인의 평화를 깨뜨렸고, 개망나니 출신 검사 나부랭이가 국민들을 속이는 질 나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 살 만큼 산 녀석들이 저지르고 있는 꼴불견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익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직하게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 con mia moglie_Santiago del CILE
il 27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