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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3. 202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14


높이 날아 멀리 보면 다냐..?!!


   어느 날, 파타고니아 여행을 끝마치고 루따 꾸아란따(Ruta 40, viaggio in moto sulla più lunga strada Argentina)를 따라서 파타고니아 남부에서부터 북부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까지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바릴로체에서 가장 큰 고층 아파트에서 동화 속처럼 아름다운 도시를 내려다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자 우리가 떠난 곳은 바릴로체를 유명하게 만든 이름도 예쁜 나우엘 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i)로 떠난 것이다.



우리는 꽤 오래전에 만났던 이곳 나우엘 우아피 호수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작하고 있다. 그때 늦둥이를 가졌다면, 녀석은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까마득히 오래전 우리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감흥은 뭐라 형용할 수가 없다. 그때 느낀 행복한 추억들 때문에 다시 찾게 된 바릴로체와 나우엘 우아피..



나우엘 우아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Il gabbiano

Jonathan

Livingston

di Richard Bach


Era di primo mattino, e il sole appena sorto luccicava tremolando sulle scaglie del mare appena increspato. A un miglio dalla costa un peschereccio arrancava verso il largo. E fu data la voce allo Stormo. E in men che non si dica tutto lo Stormo Buonappetito si adunò, si diedero a giostrare ed accanirsi per beccare qualcosa da mangiare. Cominciava così una nuova dura giornata.

Ma lontano di là soletto, lontano dalla costa e dalla barca, un gabbiano si stava allenando per suo conto: era il gabbiano Jonathan Livingston. Si trovava a una trentina di metri d’altezza: distese le zampette palmate, aderse il becco, si tese in uno sforzo doloroso per imprimere alle ali una torsione tale da consentirgli di volare lento.


E infatti rallentò tanto che il vento divenne un fruscìo lieve intorno a lui, tanto che il mare ristava immoto sotto le sue ali. Strinse gli occhi, si concentrò intensamente, trattenne il fiato, compì ancora uno sforzo per accrescere solo… d’un paio… di centimetri… quella… penosa torsione e… D’un tratto gli si arruffano le penne, entra in stallo e precipita giù. I gabbiani, lo sapete anche voi, non vacillano, non stallano mai. Stallare, scomporsi in volo, per loro è una vergogna, è un disonore.



이른 아침이었다, 다시 떠오른 태양이 바닷물결에 흔들리며 빛나고 있었다. 한 어선이 해안에서 대략 1마일 떨어진 곳에서 해안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그런 잠시 스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식욕이 폭풍처럼 마구 몰려들었다. 그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몸을 굽히고 화를 내곤 했다. 그리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어선은 볕이 잘 드는 해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때 갈매기 한 마리가 스스로를 위해 훈련을 하고 있었다. 녀석의 이름은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었다. 그는 30m 상공을 날고 있었다. 물갈퀴 다리를 벌리고 부리를 꾹 다물고 날개를 비틀어서 천천히 날기 위해 고통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녀석의 주변에 바람이 불고 있어서 너무 느려 터졌다. 바다는 그의 날개 아래서 잠잠했다.


그는 숨을 참고 집중하며 다시 노력했다. 몇 번.. 몇 센티미터.. 별 몸짓을 다해봤다. 헛수고였다. 녀석은 교착상태에 빠지며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갈매기들..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이다. 그들은 절대 안정된 자세를 가지지 못하고 비틀거릴 것이다. 비행 중에 추락하는 일은 불명예스럽거나 부끄러운 일이다.(번역: 역자 주)




지난 여정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꿈> 편에서 번역해 보고 싶었던 첫 번째 편 <P4>를 변역해 봤다. 갈매기들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에게도 추락하는 일은 별로 반갑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며 알쏭달쏭한 말을 하곤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한다. 애시당초 날개가 없었다면 하늘을 날아볼 꿈조차 꾸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날개가 없어도 추락을 거듭하는 인생들..



서기 2022년 5월 12일 저녁답(현지시각)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남긴 소중한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다. 사진첩 속에서 호수 위를 나는 갈매기는 물론 속이 훤히 비치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안구정화를 해 주며 속을 시원하게 만들고 있다.



서두에 잠시 언급을 했다. 어느 날, 파타고니아 여행을 끝마치고 루따 꾸아란따(Ruta 40, viaggio in moto sulla più lunga strada Argentina)를 따라서 파타고니아 남부에서부터 북부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까지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곳 나우엘 우아피는 북부 파타고니아에 해당하는 곳이다.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뿌에르또 몬뜨(Puerto Montt)와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가 양분되어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하니와 나는 파타고니아의 명소는 물론 이탈리아 북부의 돌로미티에 산적한 호수들을 무수히 봐 왔다. 그리고 구글 이미지를 열어 세상의 호수(Lago)를 검색해 보면 정말 아름다운 호수가 빼곡하다. 각각의 호수들은 저마다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풍덩 뛰어들고 싶은 아름다운 호수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수많은 호수들 가운데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좋은 데는 자질구레한 이유가 따라나서지 않는다. 그냥 좋은 거다. 굳이 이 호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으라면 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 호수는 남미 일주 여행에서 만난 호수이자,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다시 만나게 된 호수이다. 오래전 우리의 추억이 고스란히 박제된 호수.. 그 호수를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실로 감개무량했다. 그럴 리가 없지만 그동안 우리가 살아남지 못했다면 하늘나라에서나 내려다볼 뿐이겠지..ㅜ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처음 만났을 때 감동은 지금도 여전하다. 세상을 살면서 꿈을 꾸지 않는다면.. 그리고 당신이 꾼 꿈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시간은 결코 당신의 몫이 될 수 없는 것이랄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 허튼 날갯짓으로 하늘 높이 날아보고 싶은 꿈의 시작은 매우 서툴다. 어느 날 어선이 입항하면 그냥 무리들 사이에서 먹이나 쪼아 먹고 살아가면 될 것이다. 높이 날아 멀리 보면 다냐.. 다냐고..?!!


북부 파타고니아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 오래 머물고 있는 이유는 어느 '갈매기의 꿈'과 무관하지 않다. 오래전에 읽었던 이 책을 통해서 뭐라 딱 꼬집어 '이것이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크고 작은 노력을 해 왔다. 그중 내게 남은 것이라곤 사진첩과 여행에 대한 추억이 전부이다. 그 속에 하니가 오롯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좌우명..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슨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천년을 살 것처럼..!"



그녀는 내일 아침 다시 시작될 그림 수업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그 시각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를 열어 추억을 소환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런데 만약, 나 혼자서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여행했다면 어떤 추억이 남을까.. 남게 될까..



어떤 사람들은 나 홀로 배낭을 메고 우리 행성 곳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도 행성 곳곳에 발도장을 찍고 다니는 여행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여행 철학을 품고 행복해할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오해하기 없기) 어차피 인생이 고독과 외로움의 연속이라면, 두 사람이 함께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우리는 나우엘 우아피 호수 선착장을 떠나 첫 번째 목적지인 빅토리아 섬 선착장으로 입항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희한한 광경.. 부석(물에 뜨는 돌)이 나뭇잎처럼 호수 위에 빼곡하게 널렸다. 우리네 삶과 다를 바 없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몸짓을 돌아보며 다시 다음 편을 이어간다. 녀석의 작은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자..



그는 숨을 참고 집중하며 다시 노력했다. 몇 번.. 몇 센티미터.. 별 몸짓을 다해봤다. 헛수고였다. 녀석은 교착상태에 빠지며 아래로 곤두박질했다. 갈매기들..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이다. 그들은 절대 안정된 자세를 가지지 못하고 비틀거릴 것이다. 비행 중에 추락하는 일은 불명예스럽거나 부끄러운 일이다.


Il Paesaggio della Patagonia affascina a prima vista_Lago Nahuel Huapi
il 12 Magg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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