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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4. 2019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영양식

-이탈리아 흰 살 생선으로 만든 주빠 디 스꼬르파노 

주사위는 던져졌다. 결과는 하늘(盡人事待天命)이 결정할 것..!!




수험생과 학부모 및 노약자를 위한 음식


아내와 통화할 일이 생겨 새벽에 일어나 우리나라 뉴스를 보니 수능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이맘때가 되면 온 나라가 수능시험 때문에 초비상이 걸리는 것. 이 같은 일은 해마다 반복된다. 어쩌면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이런 진풍경 때문에 정작 몸살을 앓는 사람은 수험생을 둔 학부모가 아닌가 싶다. 고3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수능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것. 


긴장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므로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죽을 맛이다. 이럴 때 고갈되는 게 우리 몸의 영양소라 할까. 수능시험 당일 그동안 준비해 온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위에 부담이 안 되는 음식이 필수일 것. 비록 수능시험은 하룻만에  끝날 것이지만, 이 같은 절차는 해마다 치러지는 연례행사나 다름없다. 


따라서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리체타를 준비했다. 아울러 노약자들이나 피로를 자주 호소하시는 분들은 잘 봐 두셨다가 실전에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매우 간단한 절차로 목 넘김이 좋고 맛도 좋으며 영양가도 높은 음식이다.



자료사진은 올리브유를 이용한 구이 요리이다. 생선살이 쫄깃거리며 환상적인 맛을 낸다.



이탈리아 흰 살 생선으로 만든 주빠 디 스꼬르파노 이렇게 만들었다.


사흘 전 글쓴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흰살생선 스꼬르파노를 이용해 죽을 만들었다. 스꼬르파노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먹는 음식(Zuppa di Scorfano)으로 여러 해산물을 곁들여 사용한다. 이 생선은 생김새 때문에 요리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몸에 돋아난 가시 때문이다. 따라서 녀석을 잘 먹으려면 가시를 잘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만 내게 걸려든(?) 녀석은 여러 방법으로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는데, 이날 구입한 녀석을 삼등분으로 나누었다. 쪄 먹고 구워먹고 쥬빠로 만들어 먹은 것. 오늘은 세 번째로 만든 쥬빠를 소개해 드린다. 이랬다. 


잘 손질된 녀석 12마리를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혹은 냄비)에 가지런히 넣고 맹물(끓인 물) 혹은 육수 한 컵 반 분량을 넣고 간장 한 큰 술과 고춧가루 한 큰 술 흩뿌리고 푹 조린다. 이때 팬의 뚜껑을 잘 덮어둔다. 1차적으로 센 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곧바로 약불로 낮추어 뭉근히 끓여준다. 대략 10분에서 15분 정도 시간이 지나 생선살이 잘 익은 게 확인되면, 불을 끄고 다음 공정으로 들어간다. 



자료사진은 스꼬르파노를 고동 육수에 쪄낸 찜 요리이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팬에서 잘 익은 녀석들은 국자 등을 이용해 꾹꾹 잘 눌러서 몸통 전체를 으스러뜨린다. 그런 다음 용기를 받치고 국물과 생선살을 채(Il setaccio )에 잘 걸러낸다. 첫 번째 사용된 채는 망이 보다 넓은 채를 사용하고 두 번째는 보다 촘촘한 채를 사용해 뼈와 고깃살과 육수를 분리해 낸다. 육수의 간을 맛보며 간이 적을 때는 가는 천일염을 이용해 간을 맞춘다. 이렇게 준비된 육수에 밥 한 공기에 양파 두 통(작은 것)을 얇게 썰어 넣고 압력밥솥에서 푹 쪄냈다. 

이탈리아에서는 스꼬르파노를 이용했지만 생선 천국 우리나라에서는 비린내가 없는 흰 살 생선(예: 조기)을 이용하면 기막힌 맛이 우러날 것이다. 또 같거나 비슷한 방법으로 쇠고기 등을 사용해 고급 영양식을 만들 수 있을 것. 접시에 담아낼 때 단백질이 풍부한 식물성 견과류를 잘게 다져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낼 게 분명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결과는 하늘(盡人事待天命)이 결정할 것이지만, 수능시험은 계속된다. 또 세상은 우리에게 매번 힘든 과정을 시험하고 있다. 그때 입맛 잃은 당신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ZUPPA DI SCORFANO CON RISO COTTO
Mercato di San Nicolo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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