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얽힌 작은 보고서
우리가 잘 모르거나 관심 밖에 있는 거미와 거미줄의 재발견..?!!
서기 2022년 9월 29일 오후 다시 도서관에 들러 오감을 동작시키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쁘고 중요한 일을 마치고 잠사 짬이 생기면 들르게 되는 도서관.. 드 넓은 도서관에는 책들이 빼곡하고 사람들은 침묵 하며 노트북을 열어보고나 책을 보거나 서류를 정리하는 등 시선은 온통 눈앞 노트북이나 책에 쏠려있다.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안(?) 학생들은 책을 들여다보는 즐거움 삼매경에 빠져 산다.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1인이 아침 산책 중에 카메라에 담은 거미줄을 바라보고 있다.
요즘은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 한 때는 어디를 가나 거미와 거미줄을 만날 수 있을 정도였다. 거미의 먹이는 주로 곤충으로, 곤충의 몸에 독소를 주입한 뒤, 그 체액을 빨아먹고 산다. 녀석들의 먹이는 매미충, 멸구, 파리, 모기, 나방, 개미, 선녀벌레, 최대로 바퀴벌레와 같은 해충들이다. 그래서 농업해충을 잡아먹는 살아있는 농약으로 여겨졌다. 나열해 둔 곤충들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벌레들이다. 거미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려면 파리약은 물론 모기약 등을 준비하는 세상이 됐다.
농경사회에서 살아있는 농악으로 불리다가 도회지에서 자취를 감춘 거미.. 어쩌다 숲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거미줄이 눈에 띈 것은 아침 산책길이었다. 평소 다니던 오솔길이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거미줄이 매우 가는(안개 같은) 비에 젖어 뽀얗게 드러났다. 자주 볼 수 없는 풍경 혹은 귀한 풍경이어서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리고 관련 자료들을 뒤적여 보니 거미에 관한 내용들이 수두룩 했다. 모두들 먹고 사느라 바빠 죽을 일인데 거미줄을 쳐(?) 놓고 포스트를 끼적거리니 "정말 할 일이 없는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을 하는 분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혹은 우리가 잘 몰랐던 거미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그게 거미줄에 얽힌 야그이다.
"참, 볼수록 신기해. 그 작은 몸집에서 거미줄을 내놓고.. 이렇게 만드는 작업이.."
하니가 등산용 지팡이로 거미줄과 거미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조심해, 거미줄이 찢기면 어떡하려고.."하고 좁씰짓을 했다. 거미는 열심히 여얼쉬미 거미줄을 만들었는데 인간 1인이 해코지 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퍼뜩 드는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에 콕 박혀서 거미는 어떤 녀석인지 위키백과를 열어보니 이러하다.
"거미(Il ragno, spider)는 거미강 거미목의 절지동물로, 여덟 개의 다리와 독을 주사할 수 있는 송곳니가 달린 집게발이 있으며 공기 호흡을 한다. 곤충은 머리. 가슴. 배(이하 두흉부)지만, 거미는 머리와 배 부분으로 나뉜다. 또한 날개가 없어 날 수 없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거미가 거미줄을 이용해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거미는 점액을 만드는 특수한 기관을 이용하여 거미줄을 만드는 정주성(定住性) 거미이다. 하지만 물거미, 게거미, 깡충거미, 농발거미처럼 거미줄을 만들지 않는 배회성(徘徊性) 거미도 있다. 전 세계에 약 3만 종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는 약 600종이 분포한다."
거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으로 거미를 설명해 낸다는 건 정말이지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래서 시선을 집중하여 관련 내용을 살펴보니 이른 아침에 담아온 이슬 머금은 거미줄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미의 체액으로 만든 거미줄에 벌레들이 걸려들면 거미가 벌레들의 체액을 빨아 막고 산다는 것쯤으로 알았다. 거미줄은 끈적거려 한 번 달라붙은 곤충들은 도망을 가지 못한다는 정도로 거미줄의 용도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목격한 장면들 중에는 포획한 곤충을 요리(?)해 먹는 녀석을 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거미줄은 어떤 역할을 할까.. 궁금해서 열어본 거미의 숨겨진 능력이 순식간에 포착됐다. 한겨레의 <애니멀 피플 생태와 진화>는 거미의 숨겨진 능력을 지앤 저우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등이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거미가 거미줄을 이용해 소리를 감지하는 ‘청각 아웃소싱’을 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 내용을 간추려 보니 이랬다.
거미는 먹이가 걸려 거미줄을 흔들리면 다리 끝 감각모로 진동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 없어 다리로 기계적 진동을 ‘듣는다’는 얘기다. 이런 통설이 허물어지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거미는 거미줄을 ‘외부 고막’처럼 이용해 거미줄에 닿기 전 멀리서 다가오는 먹이나 포식자를 예민하게 감지한다는 것이다.
“거미줄은 거미의 몸보다 1만 배나 큰 고막이자 접시 안테나 구실을 한다”
“성긴 바퀴처럼 생겼지만 거미줄은 고도로 예민한 소리 안테나 구실.."
연구자들은 “성긴 바퀴처럼 생겼지만 거미줄은 고도로 예민한 소리 안테나 구실을 해, 소리가 일으키는 공기 입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고막보다 뛰어난 효율로 전달한다”라고 논문에 적었다. 연구자들은 “거미줄은 거미의 몸보다 1만 배나 큰 고막이자 접시 안테나 구실을 한다”라고 밝혔다. 전파망원경이 접시 안테나의 그물망으로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관측하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자들은 또 “거미가 몸을 뻗거나 움츠리는 식으로 자세를 바꿔 거미줄의 장력을 바꿔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무당거미 자료사진은 안신영 작가 님이 촬영한 것으로 공유하게 됐다.
놀라운 일은 거미줄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거미가 자세를 바꿔가며 주파수를 조절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거미의 눈은 우리가 아니 내가 생각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할 이상으로 놀라웠다. 거미의 눈은 카메라처럼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이다.
"거미는 대개 여덟 개의 눈을 갖고 있으나, 여섯 개, 또는 그보다 적은 수의 눈을 가진 거미들도 있다. 척추동물은 모두 눈이 둘이며 무척추동물들도 눈이 있다면 눈이 둘 달려있는데, 곤충조차도 겹눈들이 두 뭉치로 합쳐져 있기에 눈이 둘 달린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거미나 전갈처럼 눈이 둘이 아닌 생물은 신비하고 이질적인 느낌을 주며, 특히 거미는 여러 개의 크고 영롱한 눈을 갖고 있어 거미의 눈에 매혹되는 이들도 많다.
거미의 눈은 곤충과 인간 중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가 하면, 곤충의 겹눈보다는 '인간의 카메라 눈'에 가깝다. 즉 대상물의 거리에 따라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다만 인간처럼 렌즈(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눈 안에 망막이 여럿 들어있어 거리에 따라 적절한 망막을 이용해 대상물을 본다. <출처: 나무위키>"
"참, 볼수록 신기해. 그 작은 몸집에서 거미줄을 내놓고.. 이렇게 만드는 작업이.."
서두에 하니가 거미줄을 가리키며 "볼수록 신기하다"라고 말한 게 정답이다. 신께서는 이토록 작은 생명에게도 큰 달란트를 선물하며 당신의 역할을 맡긴 것이다. 인간에게 해가 되는 해충은 해충대로 그만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며. 거미는 그중 인간들이 싫어하는 모기(특히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ㅜ)는 물론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녀석들을 적당히 잡아먹으며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이랄까.. 안개처럼 매우 가는 물방울이 거미줄에 달라붙을 때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매우 궁금하다. 거미줄이 안개비에 가늘게 떨릴 때 녀석은 게슴츠레 눈알을 굴리며 "태양이 빨리 떠야 할 텐데.."라며 걱정을 했을까..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거미줄에 걸렸다. 거미가 만든 위대한 작품이다.
Le grandi opere dei ragni_Un sentiero del EMAKGOL
il 29 Settembre 2022, Biblioteca Municipale di Chunc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