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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09. 2023

대자연이 연출한 최고의 걸작

#11 파타고니아 깊숙이 숨겨진 작은 마을 깔레타 토르텔


우연일까 필연일까..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은 지천에 널려있다.


먼저 대자연이 연출한 최고의 걸작을 만나기 전에 연재해 온 '흙 없는 마을'을 개관하고 작품을 만나 보도록 한다. 관련 포스트 <흙 없는 마을을 찾아가는 길> 편에서 파타고니아 깊숙이 자리 잡은 깔레따 또르뗄을 이렇게 소개해 드렸다.



브런치를 열면 표지 사진 아래로 맨 먼저 보이는 풍경은 빼곡한 숲과 비포장 도로와 하얀 눈을 머리에 인 험준한 바위산이다. 이 길은 남미 칠레의 악명 높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가 집권할 당시에 만들어진 길이다. 그는 재임기간 중에 까르레떼라 오스트랄(La Carretera Austral)이라는 이름의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1976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1996년에 이르러서야 완공되었다. 아래 자도 끄트머리에 깔레따 또르뗄(Caleta Tortel)이 표시된 곳을 확인할 수 있다.


까르레떼라 오스트랄 지도 출처: La Carretera Austral


이 길의 공식적인 이름은 루타 CH-7(ufficialmente ruta CH-7)로 불린다. 도로의 시작은 칠레의 유서 깊은 항구도시 뿌에르또 몬트(Puerto Montt)에서부터 파타고니아 깊숙한 비야 오이긴스(Villa O'Higgins)까지 장장 1240킬로미터로 이어진다. 대략 서울-부산을 두 번 왕복해야 하는 거리이다. 실제로 이 길을 따라 여행한 경험에 따르면 그 보다 더한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뿌에르또 몬트-오이긴스로 직접 갈 수 교통편이 없기 때문이다. 



위 자료사진(지도)을 살펴보면 협만으로 이루어진 피오르드 틈 속에 흙 없는 마을이 위치해 있고 마을 곁에는 리오 꼬끄랑(Rio cochrane) 강 하류가 보인다. 대자연이 연출한 최고의 걸작이 위치한 곳이다. 우리가 묵었던 민빅집 울타리 사이로 하니가 보인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고개를 들고 창밖을 바라보면 흙 없는 마을에 나무로 만든 작은 선착장이 보인다. 놀랍게도 대자연이 만든 최고의 걸작은 선착장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 그냥 지나쳤으면 볼 수 없는 신의 그림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나 할까. 잠시 선착장 위에서 여러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가 잠시 후 반전이 일어났다.



선착장에 묶어둔 로프에 어디선가 떠내려온 나뭇잎이 때 하나 묻지 않은 채 로프에 매달여 작품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자연이 연출한 것으로 표현했지만 우연이 아니면 필연이겠지. 신께서 하는 일은 주로 이러하다. 그 현장으로 가 본다.



대자연이 연출한 최고의 걸작

#11 파타고니아 깊숙이 숨겨진 작은 마을 깔레타 토르텔

















유구무언(有口無言).. 내가 꿈꾸는 그곳 갤러리에서 만난 작품은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 든다. 사진을 꽤 오래 찍었지만 이런 풍경을 처음이다. 행운이었다. 오염원이 없는 자연 속에 떠내려온 나뭇잎의 조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그래서 신의 그림자 타령을 늘어놓는 게 아닌가.. 행복한 하루 열어가시기 바란다.


Non c'è terra nel villaggio_Caleta Tortel, Patagonia CILE
il 09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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