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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3. 2019

이탈리아에서 못 본 가을 풍경

-명아주의 고운 빛깔에 매료된 어느 날 

언제 이렇듯 빛 고운 색깔을 본 적 있던가..?!!



늦은 가을 어느 날  비가 오셨다. 가을비가 오시는 날이면 노랗고 빨간색 등 형형 색깔의 나뭇잎들은 두려움에 몸을 떤다. 누군가 내뱉은 입김만으로도 추락할 수밖에 없는 가엾은 처지인데.. 당신을 적시는 가을비가 오시면 속절없이 추락하고 만다. 한 때는 살랑거리는 봄바람으로부터 거세게 몰아치던 태풍 앞에서도 끄덕 없이 견뎠던 나무 이파리.. 어느새 당신의 속 마음 전부를 드러내 놓고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갖추었다. 무척이나 아쉬운 순간.. 그 속에서 하필이면 명아주(L'Amaranthus retroflexus)를 만나게 될 게 뭐람. 아직 꽃도 채 피우기 전에 이파리는 귀족의 색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한 빛깔을 지닌 너의 고운 자태. 속마음은 너무도 달랐지. 뒤늦게 이 땅에 태어난 너.. 음지에서 속 태운 시간은 너의 이웃보다 더 큰 아픔이었지 아마도. 내가 너에게 홀딱 반하여 너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네가 날 닮았구나. 어쩌누..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인데. 




잊으리

-이승연


그토록 사랑한 그 님을 보내고 

어이해 나 홀로 외로워하는가 

생각하면 무얼 해 만날 수 없는 님 

차라리 손 모아 행복을 빌리라 

이제는 모두 잊으리 그대와 나의 순간들 

이제는 모두 잊으리 그 날의 행복 꿈이라고 

생각하면 무얼 해 만날 수 없는 님 

차라리 손 모아 행복을 빌리라 

이제는 모두 잊으리 

그대와 나의 순간들 

이제는 모두 잊으리 

그날의 행복 꿈이라고 

생각하면 무얼 해 만날 수 없는 님 

차라리 손 모아 행복을 빌리라


*가수 이승연 님의 '잊으리' 노래 듣기



사진첩을 열어보다가 문득 이탈리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풍경이 우리나라 우리 동네에 있었다. 한 때 세상의 중심이라 자부하던 로마도 지금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천지로 변했다. 세상의 가치가 어느 날 속절없이 무너진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여러 볼거리들이 지천에 널린 나라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Patrimonio dell'umanità)이 무려 57개 되는 나라로 단연 세계 1위이다. 그런 나라에서 유일하게 가지지 못하거나 보지 못한 풍경이 알록달록 빛 고운 가을 풍경이다. 비가 오신 후면 더더욱 빛나는 우리나라 단풍은 세계 최고다.



DOPO LA PIOGGIA TUTTI I CADUTI
il Mio Paese di Seoul in CORE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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