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29. 2023

SIENA, 중세의 시간이 멈춘 도시

-허니와 함께 한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시에나의 기록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에 가린 시에나는 어떤 곳일까..?



   서기 2023년 3월 28일 저녁나절,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Firenze, 피렌체라 쓰고 '퓌랜쩨'라 읽는다)의 새벽을 열어보고 있다. 이탈리아의 삼색기가 나부끼는 이곳은 산타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 기차역 앞의 풍경이다. 퓌렌쩨를 관광하는 사람들 다수는 이 역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 한 밤중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붐비는 곳. 어느 날 하니와 함께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 앞을 지나친 건 시에나로 떠나기 위해 역전 근처에 위치한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 중이었다. 



위 첨부한 자료사진에 표시된 것처럼 퓌렌쩨서부터 시에나로 가는 시간은 대략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에나는 대략 5만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수도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도시는 뛰어난 역사적 예술적 정치적 유산을 지닌 중세 도시의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그런 까닭에 1995년 역사적 중심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Nel 1995 il suo centro storico è stato inserito dall'UNESCO nel Patrimonio dell'umanità)



우리는 시에나로 여행을 떠나기 전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하고 어둠을 뚫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우리가 살고 있던 곳은 퓌렌쩨 중심에 위치한 두오모 바로 곁에 위치한 메디치 예배당(Cappelle Medicee) 바로 앞이었으므로, 천천히 걸어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지근거리에 있었다. 우리는 첫차에 몸을 싣고 시에나로 떠날 예정이었다.



버스가 퓌렌쩨를 떠나 시에나로 향할 때 버스 앞 좌석에서 남긴 기록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당시의 설렘이 진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닐 때 티켓을 예매하면 늘 맨 앞 좌석을 선호한다. 그리고 내 손에는 카메라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그때 남긴 기록들이 이제야 세상의 빛을 보고 있다.



시에나로 가는 고속도로의 풍경들이 낯익은 듯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버스가 중간 기착지에 잠시 들른 후 곧바로 시에나로 향한다.



적지 않은 분들이 퓌렌쩨로 여행을 떠나면서 주변에 위치한 시에나를 그냥 지나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피사의 사탑(Torre di Pisa) 등의 명소들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여러분들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시에나와 피사도 퓌렌쩨로부터 지근거리에 있으므로 동선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각 하루의 일정이 소요되는 곳으로 색다른 감흥을 주는 곳이자. 중세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1시간 남짓 시간을 보낸 후, 마침내 중세의 향기를 머금은 시에나 버스 터미널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아침햇살에 눈을 뜬 중세의 고도 시에나..



버스터미널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시에나 대성당(Duomo di Siena)을 목적지로 삼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다.


시에나 중심으로 이동하기 전 맨 먼저 만난 견고한 성에 어느 가문의 문장이 돌에 새겨져 있다. 시에나 공국(공화국)은 앙숙이었던 퓌렌쩨 공국과 싸움에 패한 직후부터 신축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억압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조치 때문에 시에나는 중세의 도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된 것이다. 시내 중심을 향해 걸으면 거대한 성벽이 시선을 끈다.



저 멀리 시에나 대성당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풍기는 중세의 향기..



시에나는 평지에서 아르노 강(Fiume Arno)을 끼고 있는 퓌렌쩨와 달리, 남쪽으로는 아르비아 강(fiumi Arbia)의 계곡 사이에 있는 넓은 언덕 위에 건설된 특이한 도시이다. 오늘날 유명세를 타고 있는 퓌렌쩨 두오모(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가 시에나 두오모를 모델 삼아 건축했다고 하므로, 당시 풰렌쩨 공국의 시샘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이 간다. 교황청의 권력 앞에 아부를 일삼던 토후족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디를 가나 별로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시에나에는 1472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Banca Monte dei Paschi di Siena)의 본거지이며, 정치 문화적 예술적 중심지라는 역사가 잠시 후에 우리 앞에 등장하며 여행자를 설레게 하고 있었다.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르네상스의 고도 퓌렌쩨서 남긴 기록들 전부를.. 다시 죽기 전에 모두 기록해야 하는 숙재를 떠안고 다시 바를레타의 밤을 맞이한다. <계속>


Una città in cui il Medioevo si è fermato_SIENA IN TOSCANA
Il 28 Marz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파타고니아, 알고 못 가면 평생 후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