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2. 2023

Lago Nahuel Huapi, 안녕~!

-나우엘 우아피,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32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일까..?!!



   서기 2023년 4월 2일 아침, 하니와 함께 다녀온 아르헨티나의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에 위치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i)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과거의 시간 속으로 사라져 버린 풍경들.. 까마득한 시간 저편에 있었던 기억들이 엊그제.. 아니 이틀 전의 일처럼 생생하다.



나우엘 우아피 호수에 있는 아랴야네스 숲 공원을 떠나면서 우리도 모르게 슬쩍 내려놓은 흔적들..



사진첩을 열어 다시금 우리가 남긴 흔적들을 상기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제 마음으로부터 내려놓아야 보다 더 자유로울 것 같은 생각은 지워야 할 또 다른 숙제..



아름다운 기억을 에메랄드 빛 호수 위에 살포시 내려놓으며 이별식을 맞이한다.




Lago Nahuel Huapi, 안녕~!




그런다고 기억에서 지워질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서 지워야 하겠지..


하얗게 눈을 머리에 두른 산은 안데스 산맥(Le Ande)이다.


우린 너무도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함께했지.



누군가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을..  하며 이별을 합리화하고 있어..



그런데 세상살이를 하면 할수록 그게 사실이 아니더라..



눈에서 멀면 멀수록 더더욱 그리움이 복받치는 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내가 사랑한 세상, 내가 사랑한 사람의 기억과 일거수일투족이 오롯이 남아있는 풍경 앞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그저 신께 감사를 드릴 뿐 어쩔 수 없구나..



누군가를.. 당신이 사랑한 어딘가를 놓고 별리의 시간을 가진다는 건 기쁜 일이 아니지..



슬픔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풍경이 나우엘 우아피 호수 위에 드리어져 있다.



참 희한한 일이야.. 별리의 시간 속에는 빛깔까지 이 모양일까..



너무 아름다워도 눈물이 나는 법..



여행자는 길 위에서 행복하다만, 호수 위의 여행자는 천국에 발을 디딘 것 같다.



우리가 천국을 다녀왔다면 언제인가 잊어야 할 텐데.. 여전히 천국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또 무엇인가..



그렇지만 언제인가 별리의 아픔을 아름답게 기억해야 하겠지..


Lago Nahuel Huapi, 안녕~!


Nahuel Huapi, come faccio a dimenticarlo?_Patagonia Argentina
Il 02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나우엘 우아피를 떠나려니 가슴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