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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6. 2023

시에나, 피렌체 가시면 꼭 들러야

-SIENA, 중세의 시간이 멈춘 도시


중세의 시간을 품은 시에나(SIENA)와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FIRENZE)는 어떻게 다를까..?!!


   지난 여정 <SIENA, 중세의 시간이 멈춘 도시> 편에서 피렌체서 시에나까지 이어지는 도로 사정 등을 잠시 엿봤다. 피렌체는 우리가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곳이며 소원을 이룬 곳이다. 어느 날 하니와 함께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Stazione di Santa Maria Novella) 앞을 지나친 건 시에나로 떠나기 위해 역전 근처에 위치한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 중이었다. 처음 피렌체와 시에나를 여행하시는 분들을 위해 경로를 표시해 두었다.


   자료사진에 표시된 것처럼 퓌렌쩨서부터 시에나로 가는 시간은 대략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에나는 대략 5만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수도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도시는 뛰어난 역사적 예술적 정치적 유산을 지닌 중세 도시의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그런 까닭에 1995년 역사적 중심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Nel 1995 il suo centro storico è stato inserito dall'UNESCO nel Patrimonio dell'umanità)


시에나, 피렌체 가시면 꼭 들러야

-SIENA, 중세의 시간이 멈춘 도시



피렌체를 다녀가신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시에나는 평지에서 아르노 강(Fiume Arno)을 끼고 있는 퓌렌쩨와 달리, 남쪽으로는 아르비아 강(fiumi Arbia)의 계곡 사이에 있는 넓은 언덕 위에 건설된 특이한 도시이다. 



오늘날 유명세를 타고 있는 퓌렌쩨 두오모(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가 시에나 두오모(Cattedrale metropolitana di Santa Maria Assunta)를 모델 삼아 건축했다고 하므로, 당시 퓌렌쩨 공국의 시샘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이 간다. 교황청의 권력 앞에 아부를 일삼던 토후족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디를 가나 별로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시에나에는 1472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Banca Monte dei Paschi di Siena)의 본거지이며, 정치 문화적 예술적 중심지라는 역사가 잠시 후에 우리 앞에 등장하며 여행자를 설레게 하고 있었다.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르네상스의 고도 퓌렌쩨서 남긴 기록들 전부를.. 다시 죽기 전에 모두 기록해야 하는 숙재를 떠안고 다시 바를레타의 밤을 맞이한다.




우리는 시에나 버스 터미널서부터 시에나 중심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피렌체로 여행한 경험이 계신 분들은 도시의 분위기를 단박에 알아차릴  것이다.



오늘날 피렌체 중심에 남아있는 중세의 유물은 흔치 않다. 대신 스토리텔링만 무수히 많다. 어디를 건드려도 이야기보따리가 와르르 쏟아지는 곳. 그런데 정작 시내 중심에는 호텔과 명품을 파는 상점과 식당들이 줄지어 서있다. 반면에 시에나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중세의 시간이 박제된 듯한 향기가 솔솔풍기기 시작한다.



시에나에서 맨 먼저 우리를 반긴 건축물은 반듯하게 잘 생긴 교회(Chiesa Parrocchiale di San Mamiliano In Valli)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교회는 1263년까지 수녀들이 살고 있었던 곳으로 1894년에 신고딕 양식으로 완전히 개조되었다. 


 

하니가 저만치 앞서 걷는 골목으로 이동하면 시내로 진입하는 작은 골목이 나타난다.



언덕 맞은편에는 우중충한 건물들 뒤로 시에나 두오모가 우뚝 솟아있다. 시간을 되돌린 듯한 질감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며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퓌렌쩨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오늘날 퓌렌쩨에 남은 중세의 풍경은 퓌에솔레(FIESOLE) 혹은 베끼오 다리(IL PONTE VECCHIO) 주변 그리고 뽀르또 로마나(PORTO ROMANA) 주변이 전부일 정도이다.



그런데 시에나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시간여행을 하는 듯 중세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상징처럼 곳곳에서 만나는 사이프러스 나무를 두른 교회의 건축물이 자꾸만 시선을 끌게 만든다.  보통의 콘크리트 건물과 전혀 달라 보이는 반듯하고 중후한 모습 뒤로 달님이 내려다보고 있다.



교회 앞 언덕 위의 작은 공간 위에서 바라본 맞은 편의 풍경.. 그 뒤로 삐아짜 댈 깜뽀(Piazza del Campo) 광장의 탑이 보인다. 우리의 현재위치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언덕 너머에 위치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링크된 기록에서도 이 광장을 중세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 소개하고 있다.



곧 만나게 될 깜뽀 디 시에나 광장은 12세가 말에 자연 경사로에 건축된 것으로,  13세기와 14세기 사이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시에나의 화려한 예술이 절정에 이를 때였다고 전한다.



우리는 언덕 위에서 맞은편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우중충하고 칙칙해 보이는 중세의 도시를 향해 걸음을 ㅊㄴ천히 옮기며 시에나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시에나 두오모가 거느리고 있는 마을들.. 피렌체서 만나지 못한 중세의 시간들이 박제된 곳이다.



천천히 고도를 낮추면서 만난 건축물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자꾸만 붙든다.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해 보이는 교회의 종탑을 퓌렌쩨서는 찾기 쉽지 않다. 종탑에 매달린 식물들이 경이롭다.



누구인가 귀차니즘으로 켜 둔 등불이 칙칙한 중세의 시간을 밝히고 있다.



서가 2023년 4월 5일 저녁나절,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우리 고장의 풍경과 시에나의 풍경을 비교해 봐도 이탈리아 남부와 중부의 차이도 확연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 역사에 따르면 오늘날 통일 이탈리아의 모습이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탈리아의 역사는 선사 시대인 85만 년 전 무렵에 살았던 구석기인의 유적인 몬테포기올로까지 소급될 수 있다. 또한 4만 3천 년 전 무렵부터는 크로마뇽인이 거주하였다. 기원전 6000년에서 5500년 사이 이탈리아에서도 유럽의 신석기가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청동기는 대략 기원전 1500년 무렵 인도유럽어족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시작되었고 철기 시대를 맞이하여 이탈리아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고전기 이전의 이탈리아는 여러 갈래의 문화로 나뉘어, 북부에는 켈트족이, 중부에는 에트루리아인이, 그리고 남부에는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5세기까지 지속되었다.


기원전 400년 무렵의 이탈리아. 에트루리아 밑으로 라티움, 삼니테, 이탈리오테, 마그나 그라이키아, 카르타고 등이 보인다. 이 당시에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반도의 특정 지역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출처: 위키피디아)



고대 이탈리아 반도의 여러 부족들 가운데 라틴족은 라티움을 중심으로 확장하였고, 그들이 사용하던 라틴어는 로마의 이탈리아 정복에 따라 기원전 3세기 무렵에는 이탈리아 반도 전역에서 지배적인 언어가 되었다. 로마 공화정과 로마 제국은 고대 로마 시기에 이탈리아 반도뿐만 아니라 지중해 연안과 유럽의 상당한 지역을 지배하였다. 4세기말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었다.


위 첨부해 둔 지도를 오늘날의 이탈리아 모습과 비교하면 이탈리아 반도 전체가 우리나라의 8도처럼 서로 다른 이질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게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시에나 공국과 퓌렌쩨 공국의 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건 주지의 사실.. 



퓌렌쩨를 장악하고 있었던 메디치 가문이 시에나를 접수(?)하게 된 사건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넌지시 짐작이 간다, 당시만 해도 그들은 시에나를 시샘하며 장차 다가올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었겠지..



그래서 따지고 보면 오늘날 우리가 사랑한 미켈란젤로의 도시이자 르네상스의 고도인 퓌렌쩨를 만든 주역이 시에나가 틀림없어 보인다. 퓌렌쩨는 시에나를 복제한 도시일까.. 



오늘날 퓌렌쩨와 전혀 다른 복장(?)의 시에나..



우리가 퓌렌쩨서 살 때 거의 매일 만나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시에나서 마주치지 못했다.



현재 우리의 위치는 뷔꼴로 델 깜빠치오(Vicolo del Campaccio, Siena).. 뷔꼴로 '골목'이라는 뜻이며, 우리는 골목길을 따라 시에나 중심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때부터 퓌렌쩨와 전혀 다르거나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우리 앞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중세 속으로.. <계속>


Una città in cui il Medioevo si è fermato_SIENA IN TOSCANA
Il 05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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