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반드시 가져와야 할 추억의 사진
소라를 모티브로 만든 알록달록한 조형물에서 우도의 향기가 묻어난다. 환상의 섬 우도..?!!
이른 아침 숙소에서 눈을 떠 보니 간밤에 보이지 않던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바다의 빛깔이 환성적이다. 산호가 남긴 귀한 흔적들.. 이곳은 우도 하우목동항에서 가까운 한 펜션 앞바다..
이른 아침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사람들이 우도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발만 물밖으로 내놓은 채 물질에 열중하는 해녀.. 육지의 바닷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
사람들은 왜 우도를 찾아 떠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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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열어보고 있는 사진첩은 사기 2013년도에 출사를 다녀온 우도의 풍경이자 미공개된 우도의 풍경들이다. 당시에는 별 영양가(?)가 없어 보여 덮어두었다가 서기 2023년 부활절에 사진첩을 열어보다가 발견(?) 귀한 우리의 흔적들.. 사진첩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환상의 섬 우도..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기 전 우도에 관한 포스팅이 나의 티스토리 블로그에 36편이나 실렸다. 우도의 바람과 돌과 해녀 등 신의 그림자가 빼곡한 우도를 거의 스캔하다시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여행지의 기록이 부활을 기다리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중 처음 기록한 우도의 표정을 열어본다.
-여행지에서 반드시 가져와야 할 추억의 사진
(2013년 티스토리 블로그의 기록이다) 지난 주말 2박 3일의 여정으로 '제주 속의 제주' 내지 '섬 속의 섬'으로 불리는 우도를 다녀왔다. 벼르고 별렀던 제주 여행이자 꼭 가 보고 싶었던 여행지가 우도였다. 다른 곳은 몰라도 우도만큼은 제주도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 같았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의 수는 내외국인 포함해 한 해 700만 명 정도가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우도는 다른 관광지에 비해 수가 적다고 하지만, 한 해 평균 대략 100만 명 정도가 찾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1/7이 우도를 다녀가는 것. 만약 우도의 교통편이 보다 편리했다면 우도는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한 일인지. 제주를 찾는 사람들의 일정 속에서 우도는 오래 머무는 섬이 아니었다. 제주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 일 수 대비 비용을 참조해야 하므로 자주 찾지 못하는 제주여행 속에서 우도는 그냥 한 번쯤 거쳐가야 하는 곳쯤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었던 것. 그러나 우도가 과연 그렇게 단 번에 스쳐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덜한 곳일까.
아니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우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연인원 1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분들이 남긴 족적들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제주 사람들 아니 우도 사람들이 그들의 출입을 제한한 건 아니었지만, 다수 관광객들은 우도에 발을 디딘 직후 거의 특정 코스를 향해 달리기 하듯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던 것. 우도가 원시자연을 간직한 이유이자, 우도의 볼거리를 소개한 사람들의 공헌(?)이 커 보였다.
제주도를 소재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등 기록으로 남긴 '우도의 이야기'는 생각 보다 자료가 적었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우도팔경으로 불리는 주간명월. 야항어범(낮과 밤), 천진관산. 지두청사(하늘과 땅), 전포망대. 후해석벽(앞과 뒤), 동안경굴. 서빈백사(동과 서) 등이 그것이다. 또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 우도는 영화촬영지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우도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타인을 통해 뭍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제주 여행을 할 때 우도를 '끼워넣기' 식으로 여정에 포함했던지 우도 팔경은 그냥(?) 지나치고 있었던 것이다. 우도의 면적은 여의도 보다 조금 더 크지만 실제 '우도 트레일'을 통해 체험해 본 결과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제주는 이미 넘쳐나는 관광객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만신창이(?)가 된 상태라면, 우도는 원시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필자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전에 탄식을 자아내고 있었다. 우도는 제주가 잊고 살던 삼다도의 본색을 그대로 간직하며 비바리의 숨비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리는 곳이었다. 바람과 돌과 여자의 나라 삼다도... 조물주가 제주도를 만들 때 왜 우도를 따로 떼 내었는지 실감케 한 여행이 2박 3일간의 우도여행이었다. 우도는 제주도로 불리기보다 '한국의 보물섬' 정도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카리비안 해적들을 소설 속으로 내동댕이 친 게 소설이라면, 섬 속의 섬 우도는 현존하는 최고의 보물섬이자 보물 그 자체였다.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을 통해 까마득한 시간여행을 떠난듯한 우도는, 필자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놔주지 않았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희한한 감정. 그건 내 마음속을 크게 두드리는 한 소리. 우도에 살으리랏다... 사라진 줄 알았던 바람의 나라. 돌의 나라. 여자의 나라가 내 앞에 나타난 것. 제주 속의 제주 우도의 본래 모습을 하나씩 하나씩 여러분들께 돌려드린다.
서기 2023년 4월 9일 부활절 저녁나절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오래된 사진첩을 열어보며 회상에 젖어들고 있다. 사람들이 우도를 찾는 이유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비교해 보니 공통점이 드러난다.
우도로 여행을 떠나면 제주도의 시내서 느낄 수 없거나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힐링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 까닭을 남다른 화산섬과 오름에서 찾고자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두 가지 선(線)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의 선과 신의 선 혹은 대자연의 선은 신이 빚어낸 피조물들이 좋아하는 선과 반대의 선으로 구분된다.
우리 인간이 만들어내는 선은 직선이다.
대자연이 만들어내는 선은 곡선이다.
우리가 서울이나 대도시에 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바라보는 시선에는 직선 투성이이다.
전봇대와 빌딩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 살벌한 풍경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살아가며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랄까..
그런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 날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직선이 보이지 않거나 수가 적으며 시야가 탁 트이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행자의 천국인 파타고니아가 그렇고 돌로미티 또한 그러하며 이탈리아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높다란 빌딩을 찾기 힘들다.
그러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시민들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살아가는 것이랄까..
우도를 다녀오신 분들이 수두룩 하다. 그분들은 이곳을 다녀가면서 모처럼 힐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사진첩 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다.
직선이 사라진 아름다운 섬.. 몇몇 전봇대가 서있지만 시야를 방해하거니 거슬리지 않는다.
어디서 만나든 항상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해님조차 달라 보인다.
시야가 탁 트인 바닷가 풍경..
사람들이 잘 만든 곡선으로 만든 도로조차 직선이 충만하다.
우리가 만난 도시 속의 풍경조차 직선을 생략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도가 왜 환상의 섬으로 다가오는지 오래된 사진첩 속에서 발견된다. 그래서 직선이 거의 생략된 여행지를 다녀오시면 그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잔뜩 담아 오시길 강추해 드린다. 그리고 귀가한 후 작은 휴대폰 보다 큼직한 데스크톱으로 들여다보면 여행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다시금 힐링된다. 오랜만에 빛을 본 우도의 풍경이 그러하다. <계속>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09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