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nopirén,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감동의 순간들
이제 곧 비현실적인 풍경 앞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할 당신을 보게 된다..?!!
하니가 홍색 우의를 입고 허리를 굽혀 샛노란 미나리아재 꽃을 채집하는 이곳은 <눈물, 세상 최고의 명약 만든 여행지> 편에서 언급한 장소이다. 안데스에 운무가 잔뜩 끼었고 실낱같은 가는 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는 이곳은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북부 파타고니아에 위치한 오르노삐렌(Hornopirén)이라는 곳이다.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절경이 하필이면 태평양 건너 먼 나라 한국에서 온 두 여행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 만물 중 유독 인간에게만 허락된 최고의 선물이 이런 것일까.. 하니와 나는 이곳에 머무는 동안 숙소를 비워두고 바닷가로 향했다. 그곳에는 우기와 건기가 자리 바꿈을 할 때 생기는 매우 특별한 경관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도 당시에 기록된 사진첩을 열어보면 당시의 감동이 마구 밀려든다.
신께서 인간에게 부여한 매우 특별한 감정의 현상.. 우리는 기뻐도 눈물 좋아도 눈물 분노의 눈물 슬퍼도 눈물.. 돌이켜 보면 살아가는 동안에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라고 썼다.
그녀가 허리를 굽힌 바닷가는 밀물과 썰물 때 서로 다른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르노삐렌 삼각주에 바닷물이 가득 고인 밀물 때 볼 수 없었던 비경이 물이 빠지면서 환상적인 비현실적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때 만난 감흥 때문에 파타고니아 여행 통틀어 가방 많은 인증숏을 남겼다. 셔터 수는 감동에 비례한다고나 할까..
서기 2023년 4월 17일 오후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의 시작점인 오르노삐렌의 비경을 열어보고 있다. 오르노삐렌 삼각주로 흘러들어오는 강은 리오 네그로(Rio Negro)와 리오 블랑코(Rio Blanco)가 있다.
리오 네그로란 '검은빛이 도는 강'이라는 뜻으로 강바닥의 굵직한 자갈이 맑고 고운 강물에 투영되어 까맣게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로 하얀색으로 불리는 리오 블랑코는 옥빛으로 석회석이 함유된 물이 흐르면서 침적물이 옥빛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비취색이 감도는 강물이 리오 블랑코이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면서 두 강줄기를 탐사한 적 있다. 하루라도 숙소에 머물면 발바닥에 가시가 돋치는 듯 숙소를 비워놓고 오르노삐렌의 마법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희한한 일이다. 여행을 끝내고 관련 자료를 뒤적이기 위해 검색을 해 보니 우리가 만났던 풍경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 대신 내가 써둔 포스트 제목을 검색창에 넣어 클릭하면 관련 자료를 만나게 되는 재밌는 일이 일어나는 것. 오늘 발행한 포스트도 그러할 것이다. 위 지료사진은 리오 네그로 하류의 풍경으로 삼각주로 흐르고 있는 모습이며 썰물 때 드러낸 강 하류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곳에 머무는 동안 바닷가를 서성이며 무시로 변하는 삼각주의 마법쇼 때문에 언제인가 삼각주 가운데로 이동하여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때 만난 비현실적 풍경이 시작된다.
-Hornopirén,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감동의 순간들
리오 네그로 강 하류가 삼각주 위로 세차게 흐르는 이곳은 삼각주 안이며 연둣빛 세상으로 바꾼 해조류는 강물과 바닷물이 뒤섞이는 곳에 서식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겨울철 별미로 먹던 매생이를 닮았다. 그런데 가까이서 만난 녀석의 정체는 파래 속 (Enteromorpha)의 한 종류로 여겨졌다.
하니와 함께 리오 네그로 강 하류를 따라 삼각주로 이동하면서 만난 비현실적 풍경에 관심을 더 많이 쏟았으며 파래든 매생이든 먹거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여행자 앞에 등장한 볼거리에 마음을 쏙 빼앗긴 것이다.
연둣빛 해조류가 연출하는 마법의 삼각주.. 해조류가 펼치는 그라데이션(Gradation)은 가히 장관이었다.
저 멀리 새하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 거대하고 장엄한 산은 안데스 산ㅐㄱ이며 그 아래로 펼쳐진 리오 네그로 강 하류와 삼각주는 마법을 부리며 점점 더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리오 네그로 강 하류가 보이고 우리는 좌측 상단의 작은 언덕을 통해 삼각주로 들어섰다.
삼각주에 발을 들여놓자 썰물이 할퀴고 간 흔적이 오롯이 드러나 있다. 마법의 시작이다.
삼각주가 드러나자 바닷가에 자세히 볼 수 없었던 속살이 드러났다.
이때부터 놀라운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바닷물 속에 잠겼던 풀꽃들이 꽃을 내놓았다.
오르노삐렌을 찾은 여행자들은 주로 오르노삐렌 화산의 계곡 등을 둘러보는데 비해 우리는 이곳 삼각주의 변화무쌍한 마법에 빠져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구상과 비구상 작품이 마구 뒤섞인 대자연의 갤러리..
우리가 삼각주 속으로 빠져들기 전에는 저만치 작은 배들이 뒹굴고 있는 바닷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삼각주에서 발을 옮기면 옮길수록 신께서 감추어둔 마법의 세상이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놀라운 마법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하니가 찍어준 몇 안 되는 여행사진 중.. 그리고 신이 난 그녀..
멀고 먼 파타고니아 여행의 시작은 이랬다.
오르노삐렌의 삼각주가 마법을 부리지 않았다면 우리 생애 이런 모습을 남길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이곳에서 아이들처럼 좋아했다.
세상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아이들의 눈에 비친 신기한 마법의 세상..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행운이었다.
칠레의 북부 파타고니아 로스 라고스 주에 우기와 건기가 자리바꿈을 할 때만 나타나는 마법의 세상..
지면 관계상 본격적인 마법의 세상은 다음 편으로 이어진다. 그녀의 표정을 보나 가대하셔도 좋다. ^^
Un mare di incredibili meraviglie_Hornopirén Patagonia in CILE
Il 17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