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깊숙이 숨겨진 작은 마을 깔레타 토르텔 #18
세상 아무 데서나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 파타고니아 200배 즐기기..?!!
우리에게 낯선 숲이 펼쳐진 이곳은 파타고니아 피오르드 깊숙한 곳에 위치한 깔레따 또르뗄이라는 곳이다.
관련 포스트에서 '흙 없는 마을'이라 소개한 이 마을 뒷산에 오르면 리오 꼬끄랑(Río Cochrane) 강 하류와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칠레의 피오르드 협만이 합류하는 곳이다. 참고로 칠레의 아이센 주에 위치한 리오 꼬끄랑의 지도를 살펴본다.
위 칠레의 7번 국도(Carretera Austral-Ruta 7)라 불리는 까르레 떼르라 오스뜨랄의 지도 아래 깔레따 또르뗀(Caleta Tortel)이라는 지명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디. 리오 꼬끄랑은 리오 바케르(Rio baker)와 합류하여 피오르드 깊숙한 협만으로 흘러든다. 우리의 현재 위치가 깔레따 또르뗄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뒷산 정상에서 강 하류와 협반을 바라보면 거대한 삼각주가 펼쳐져 있으며, 이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비경이다. 1년을 작정하고 떠난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만난 매우 특별한 여행지..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여행지에서 만날 수 없는 오지 중에 오지..
이곳 주민들의 수는 500명 남짓하지만 우리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만난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나 할까.. 오히여 이르헨티나 등 먼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을 더 많이 만났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라이더로 우리처럼 오솔길을 따라 발도장을 찍는 수고는 하려 들지 않았다.
그들은 배낭여행자가 아니며 하루라도 빨리 여행지를 옮겨 다니는 철새들 같았다. 여행을 나선 사람들이 뭐가 그렇게 바쁜지 오토바이에 배낭과 먹거리 등을 챙기고 길 위에서 지내곤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방식대로 여행을 하고 있었고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여행지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만난 귀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며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혹자들은 이렇게 밋밋한 풍경들이 감동을 자아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슴을 열고 감성의 창을 활짝 열어젖히면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당신을 감동케 할 것이다.
-파타고니아 깊숙이 숨겨진 작은 마을 깔레타 토르텔 #18
우리가 흔히 보던 숲 속의 나무와 다른 파타고니아가 고향인 나무들.. 이 나무의 이름은 푸인께(Fuinque Lomatia ferruginea) 혹은 로마티아 페루지나에(Romatia Ferruginae)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로메릴로(Romerillo)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칠레의 마울레 지역에서부터 마젤란 해협에 이르기까지(남위 35~55도) 칠레 중남부 풍토성 산지에 자생하는 나무의 종이다. 이 나무는 습하고 음산한 곳을 선호하며, 때로는 늪지대를 선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의 기후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나 할까..
Lomatia ferruginea, conocido por los nombres comunes de romerillo, fuinque , huinque, helecho de árbol, more, pinue, plume o palmilla;
es una especie arbórea de la familia de las protéaceas endémica del centro y sur de Chile con una distribución desde la Región del Maule hasta Magallanes (35 a 55º latitud sur). Prefiere los lugares húmedos y sombríos, a veces hasta pantanosos.
(출처: Fuente: Wikipedia)
저만치 앞서 걷던 하니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녀 너머로 흙 없는 마을이 숨겨져 있고 마을 뒷산의 풍경만 봐도 보통의 삼과 달리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들이 살아가기엔 너무도 척박한 환경..
주변의 나무보다 크게 자란 나무가 서 있는 곳은 지표면에 흙이 조금 더 있는 곳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나목으로 변한 발가벗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으며 이들이 오랜 세월 동안 뿌리박고 산 땅의 깊이는 반팔 정도의 깊이.. 대략 50cm 정도나 될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신의 그림자가 숨겨져 있다. 얼마 되지 않는 흙을 보듬으며 습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끼들.. 촉촉이 젖은 암반 위의 세상이 풀꽃들과 나지막한 숲을 보호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하니가 앉아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동안 발아래는 푹신푹신.. 나지막한 풀숲 전체가 촉촉이 젖은 채 이방인을 맞이한다. 목재로 만든 오솔길 바로 곁에서 잠시 경로를 이탈하며 맛본 특별한 체험..
그녀가 앉아있는 암반은 칠레의 피오르드 전체에 깔려있는 융기의 흔적이며 신의 그림자는 이곳에도 깃들었다고나 할까..
흙 없는 마을 뒷산의 풍경은 주로 이러하다. 정말 아름답디.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세상..
우리 인간은 시선을 먼 우주를 향할 게 아니라 발밑에 펼쳐진 세상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신비롭다.
한 뼘도 채 안 되는 줄기에서 후다닥 꽃을 내놓은 꽃 한 송이.. 습하고 음산한 이곳에서 볕이 들자마자 꽃을 내놓기 바빴던 요정들이 여행자의 뷰파인더 앞에서 배시시 웃는다. (챠오~~~~^^)
또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 녀석들은 나무 숲에 의지해 새빨간 꽃을 내놓았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녀석들.. 이렇게 귀한 풍경은 생애 딱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경험이다.
습지에서 이끼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풀꽃과 숲이 어느 순간에 나목으로 변하며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녀석들을 봐줄 사람들이 우리 말고 또 있을까.. 오죽하면 시인의 노래 '꽃' 중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 속에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여자 사람이든 남자사람이든.. 나는 어느 날 습지에서 자라고 꽃을 내놓은 녀석들과 나목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가슴에 담고 있는 것이다.
서기 2023년 4월 16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하니와 함께 걸었던 길을 뒤돌아 보고 있다. 그녀는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에 위치한 피오르드를 바라보고 있다. 나목의 자태처럼 우리 삶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촉촉하고 남다른 발가벗은 풍경들..
이럴 때 사람들은 "당신만을 사랑해..!"라고 말한다.
Non c'è terra nel villaggio_Caleta Tortel, Patagonia CILE
il 16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