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 이탈리아인들 모르는 대한민국의 전통 피자
마법의 식재료 감자.. 어떻게 요리하면 보다 더 맛있을까..?!!
우리가 즐겨 먹는 가지과에 속하는 대표적 구황작물 감자(Patata (alimento))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페루와 에콰도르 등 안데스 산맥 일대가 원산지다. 남미일주 여행에서 페루의 꾸수꼬 재래시장에서 만난 감자의 종류는 다양했다. 우리가 늘 만나던 감자의 조상들이 시장 바닥에서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리스또란떼서 만난 감자는 그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렸다. 생선이면 생선.. 육류면 육류.. 그런가 하면 채소와도 찰떡궁합이었다. 감자는 포만감이 높으며 소화가 잘 되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양배추 크기의 양상추 두 송이가 1유로에 팔리고 있는 바를레타 재래시장의 미친 가성비..
감자에 포함 이뇰린(Inulin) 성분은 체지방 분해에 효과가 있다. 감자의 'gi지수(혈당지수, Glycemic index; GI)'가 높기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는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으나 gi지수가 높은 감자는 흡수는 빠르지만 칼로리가 낮으므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다. 또한 감자 껍질에는 섬유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gi 지수를 낮추는데 효과적이므로 다이어트 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그런데 감자를 다이어트 식품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감자의 다양한 요리를 통해 감자의 참 맛을 깨닫는 것도 감자사랑의 또 다른 맛과 멋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먹는 감자요리는 다양하다. 쪄서 먹고 삶아서 먹고 구워서 먹고 부침개로 먹고 심지어 감자탕으로 먹는 가 하면.. 조림으로 먹고 지지고 볶고 먹는 등 다양한 요리법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식재료이다.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감자 요리에 대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는 뼛속까지 조선(?) 사람.. 평생을 사는 동안 내로라하는 감자 요리는 다 먹어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자의 효능 중에는 사과보다 3배 많은 비타민c가 들어 있다. 감자에 함유되어 있는 판토텐산(Pantothenic acid) 성분은 주름을 예방하는데 탁월하며, 플라본(Flavonoidi) 성분은 화농균(pyogenic bacillus, 화농의 원인이 되는 균)을 녹여 피부를 매끈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빈혈을 예방하고 증상이 호전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감자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식재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밖에도 감자의 효능에 따르면 감자에 포함된 칼륨이 함유돼 체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칼륨은 체내에 과잉 섭취된 나트륨과 서로 충돌작용을 일으켜 나트륨 작용을 억제시키며 이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데, 감자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장내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 혈액 속 중성지방을 줄여주기 때문에 고혈압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 사람들이 감자를 좋아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자 우리 인체가 좋은 것에 반응을 하는 것이랄까..
우리가 자주 먹던 감자 요리 중에는 내가 선호하는 감자부침개가 있었다. 양념이 따로 없이 감자를 총총 썰어 들기름에 지져낸 부침개가 입맛에 쏙 드는 것. 그때 그 맛을 기억하여 이탈리아서 만든 감자 청양고추 부침개를 부쳐 봤다. 담백하지만 밋밋한 감자맛에 빠진 알싸하고 톡 쏘는 양념을 더한 것이다. 이른바 '초간단 감자요리'는 한 번 맛보면 까무러칠 정도로 맛있다. 요즘 가끔씩 즐겨 먹는 감자요리이다. 감자 청양고추 부침개 속으로 들어가 본다.
-부침개, 이탈리아인들 모르는 대한민국의 전통 피자
조그만 삼륜차에 식재료를 내나 파시는 팔순의 할아버지는 우리기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토박이시다. 할아버지는 바를레타 교외서 직접 농사를 짓는 분으로 보통의 '장사꾼'과 매우 다른 분이다. 모여 가며 바를레타 재래시장을 다녀오면서 "언제인가 말을 붙여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가 내다 파는 물건을 구매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내놓은 야채나 과일은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후줄근해 보이고 조금은 모자라 보였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가까이 다가가 구경을 하며 말을 걸었다. 할아버지는 어눌한 말씨로 이곳의 방언을 말했다. 나는 그 방언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정성껏 싸둔 물건의 가격에 대해서는 소통이 가능했다.
"할아버지.. 요거(손으로 가리키며) 한 봉지에 얼마죠?"
"네, 한 봉지(1kg)에 1유로입니다."
보통은 재래시장의 단골은 가성비를 높게 책정헤 주는데 비해 할아버지는 저을을 곁에 두고 정확히 1kg씩 한 봉다리(이런 표현이 좋다. ^^)에 담아 팔고 계셨다. 그래서 마음먹고 양파와 씨감자를 각각 1kg씩 2kg을 구입했다. 양파와 씨감자의 크기는 큰 메추리 알과 작은 달걀 크기 정도로 조그만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즉시 쪄서 먹고 삶아서 먹는 등 소비에 들어갔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이 식감을 떨어뜨리는지 생각하다가 묘수를 찾았다. 그때 생각해 낸 게 감자 청양고추 부침개였다. 이랬다.
요 녀석들이 할아버지로부터 구입한 씨감자..
얼핏 봐도 자잘한 녀석들이 껍질을 벗고 잘게 채 썰어져 있다.
미리 준비한 밀가루(강력분) 반죽에 채 썬 감자를 넣었다.
그다음 잘게 썬 청양고추를 감자와 함께 반죽을 기다리고 있다. 양념은 죽염소금이 전부였다.(식 미 껏)
한쪽에서는 팬 위에 해바라기씨유(GIRA SOLE)가 뜨겁게 데워지고 있다.
그동안 청양고추와 감자채가 버무려지고 있다. 고루고루..
그리고 잘 버무린 녀석들을 한 번에(혹은 나누어서) 팬 위에 올렸다.(치익~ 지글지글 자글자글..)
부침개 한쪽 바닥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놔두었다가 뒤집어서 다시 한번 더 구우면 끝!
대략 10분의 시간이 경과한 뒤 커다란 접시 위에 올려놓으니 마치 피자 같은 느낌이 든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이탈리아는 물론 지중해 요리와 세계의 요리를 연구하면서 모양이나 식재료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비숫한 유형의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만든 감자 청양고추 부침개 혹은 청양고추 부침개는 우리나라의 전통 식품을 약간 개량한 것으로 이탈리아인들이 먹어보지 못한 오리지널 한국산 피자가 아닐까.. 우훗
그래서 큼지막한 접시에 감자 청양고추 부침개를 올려놓고 4등 분해 놓고 보니 피자.. 아니 맛깔난 부침개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아싹 아싹 고소 고소 담백 담백..
지금껏 먹어왔던 감자요리와 다른 별미가 내 손에서 탄생했다. 자화자찬..! ^^
우리 집 현관에서 키우고 있는 멘따(Mentha) 한 닢을 장식으로 올려놓으니 고소한 향기와 함께 멘따의 향기가 진동을 한다. 하니가 요즘 한국에 머물고 있으므로 혼밥으로 챙긴 맛있는 부침개.. 아니 조선식 피자!
딘 번에 먹어치운 씨감자 청양고추 부침개를 뒤로 하고 나선 집 앞에는 어둠이 내리고 있다.
사는 재미가 별 거 있었던가.. 맛있고 건강하게 세상을 즐기며 사랑하는 일..!
Patate, è troppo buono con Questo è il modo in cui lo cuciniamo
Il 20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