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9. 2023

우도로 가는 뱃길 위에서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마음에 와 닿는 곳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일까..?!!



나는 우도로 가는 선착장인 성산항구 방파제를 서성거리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부드럽게 넘실대는 파도를 껴안고 있는 등주가 눈에 띈다. 곧 우리를 태운 우도행 훼리호가 도착할 것이다.



우도로 가는 배시간은 성산 출발 5월~8월까지 매시간 정각과 30분이므로 항해 시간이 매우 짧다. 참고로 성산항을 출항하는 첫배는 07:00 시이며 마지막 배는 18:30분이다. 우도에는 두 개의 선착장이 있는데 천진항과 하우목동항이 있다. 천진항을 출항하는 배는 매시 30분(첫배는 07:00)이며, 하우목동항의 출항은 매시 정각(마지막 배는 18:30)이다. 우리를 태운 배는 하우목동항이 목적지이다.



여행은 언제나 설렘의 연속이다. 그것도 배를 타고 바다 위를 항해하는 여행은 새롭다. 내 고향 부산에서 유소년기 때부터 많이도 봐 온 바다풍경은 익숙하다만 늘 새롭게 다가오는 바다와 바닷길..  



오래전에 바닷길을 인생에 비교힌 노래가 그랬을까.. 



1975년에 영국 출신 로드 스튜어트가 부른 세일링(Sailing)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노랫말은 대서양 건너에 살고 있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자유로윤 영혼을 꿈꾸는 내용이다. 한 번 들어볼까..



Sailing

-Rod Stewart


I am sailing, I am sailing

Home again 'cross the sea

I am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I am flying, I am flying

Like a bird 'cross the sky

I am flying, passing high clouds

To be with you, to be free




Can you hear me, can you hear me

Thro' the dark night, far away

I am dying, forever trying

To be with you, who can say


Can you hear me, can you hear me

Thro' the dark night, far away

I am dying, forever trying

To be with you, who can say




We are sailing, we are sailing

Home again 'cross the sea

We are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my)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my)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학창 시절에 목 놓아 부르고 또 불렀던 노랫말은 매우 간결하고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었지..



성산 항을 출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저 멀리 우도가 바다 위에 드러누워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도(牛島)는 제주도의 동쪽 끝에 접한 섬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우도란 이름은 섬의 모습이 소가 누워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얼핏 봐서는 소의 형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짧은 항해 거리지민 우리는 곧 하우목동항에 도착하여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오 주님, 당신과 동행하며 자유롭고 싶어요

Oh (my) Lord, 오 나의 주님

to be near you, to be free  당신과 동행하며 자유롭고 싶어요

Oh Lord 오 주님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오 주님, 당신과 동행하며 자유롭고 싶어요

Oh (my) Lord, 오 나의 주님

to be near you, to be fre 당신과 동행하며 자유롭고 싶어요

Oh Lord 오 주여..!

(번역: 역자 주)



저 멀리(좌측 끄트머리) 하우목동 항이 보인다. 우측으로 이어지는 바닷가는 서빈백사..



우리네 삶도 우도로 가는 바닷길과 별로 다르지 않다.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촌음 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고 하고 불행을 자초하는 일도 생긴다. 마음에 따라 무시로 변하는 세상사..



뒤를 돌아보니 성산일출봉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속의 또 다른 세상 제주도와 우도.. 



   서기 2023년 4월 29일 아침나절(현지시각)에 열어본 우도 여행 사진첩 속에 장주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이 묻어난다. 장자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문득 깨어 보니, 자기는 분명 장주가 되어 있었다. 이는 대체 장주인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다.



장주와 나비는 분명 별개의 존재지만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일까.. 이것은 사물의 변화 때문이자 마음의 변화 때문이다. 꿈이 현실인지 현실이 꿈인지.. 도대체 그 사이에 어떤 구별이 존재하는 것인가..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피상적인 구별과 차이는 있어도 절대적인 변화는 없다.



장주가 곧 나비이고, 나비가 곧 장주라는 경지, 사물의 대상과 나의 구별이 없는 만물일체의 절대경지에서 보면 장주도 나비도 꿈도 현실도 구별이 없다는 것일까.. 



하늘나라에 계시는 엄마 아부지께서는 조그만 녀석들을 모아 놓고 장주의 나비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해 주셨다. 한의를 하신 아부지 곁에는 엄마가 우리를 물끄러미 그리고 빤히 바라보고 계셨다. 그렇지만 그때는 그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어느 날.. 내가 엄마 아부지 나이에 접어들었을 때부터.. 그 말씀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마음이 닿는 곳이 곧 현실이며 과거이자 또 미래.. 하니와 함께 다녀온 우도 여행이 엊그제 같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29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파타고니아, 운무가 지켜낸 별천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