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깜둥이와 누렁이 그리고 흰둥이가 사는 개 행복한 나라..?!!
서기 2023년 5월 3일 아침나절(현지시각), 하니와 함께 다녀온 우도 여행의 사진첩을 열어보며 기분이 좋아진다. 그곳에는 우리가 묵었던 숙소 앞에서 만난 강아지 세 마리가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누구신가..?" 하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참 귀여운 녀석들.. 잠깐 다시 한번 더 우도의 위상을 살펴본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의 일정 속에서 우도는 오래 머무는 섬이 아니었다. 제주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 일 수 대비 비용을 참조해야 하므로 자주 찾지 못하는 제주여행 속에서 우도는 그냥 한 번쯤 거쳐가야 하는 곳쯤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었던 것. 그러나 우도가 과연 그렇게 단 번에 스쳐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덜한 곳일까.
아니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우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연인원 1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분들이 남긴 족적들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제주 사람들 아니 우도 사람들이 그들의 출입을 제한한 건 아니었지만, 다수 관광객들은 우도에 발을 디딘 직후 거의 특정 코스를 향해 달리기 하듯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던 것. 우도가 원시자연을 간직한 이유이자, 우도의 볼거리를 소개한 사람들의 공헌(?)이 커 보였다.
제주도를 소재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등 기록으로 남긴 '우도의 이야기'는 생각 보다 자료가 적었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우도팔경으로 불리는 주간명월. 야항어범(낮과 밤), 천진관산. 지두청사(하늘과 땅), 전포망대. 후해석벽(앞과 뒤), 동안경굴. 서빈백사(동과 서) 등이 그것이다.
또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 우도는 영화촬영지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우도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타인을 통해 뭍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것. 이 기록은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편에 썼다. 그리고 우도에서 살아가는 세 마리의 강아지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어느 날 숙소(펜션) 앞에서 바라본 속이 시원해지는 풍경..
바닷가를 산책하는 강아지 한 마리.. 녀석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금세 또 한 마리의 강아지가 합류했다. 흰둥이와 깜둥이.. 녀석들은 낯선 여행자를 바라보고 있다. 깜둥이의 시선이 압권이다. 얼마나 새까만지 녀석의 얼굴이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런 잠시 후 또 한 녀석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누렁이.. 그래서 깜둥이와 흰둥이 그리고 누렁이의 조합이 막 시작됐다. 녀석들이 한 집에 살고 있는지 아니면 친구들인지 알 수도 없고 알 바도 아니다. 다만, 녀석들의 모습만 봐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유소년 기를 통해 학습된 강쥐 사랑..
사람들이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게 된 녀석들은 붙임성도 좋고 주인을 향한 충성심은 독보적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개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가족의 일원으로 챙기면서 심지어 장례식까지 치러주는 것. 녀석들은 어느덧 인간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인기 높은 녀석들이다. 오요오요.. 깜둥아 누렁아 흰둥아 오요오요..ㅋ 두 녀석의 표정이 재밌다 못해 누렁이의 표정은 심각해 보인다.
"저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이래..?"
그다음 녀석들이 향한 곳은 평소 자주 거닐었던 장소인지 바닷가로 이동하고 있다. 우도의 흔적이 오롯이 묻어나는 바닷가.. 흰둥이는 여전히 마음에 걸렸던지 두 녀석들 틈새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녀석들은 내가 신기했던지 아니면 큼직한 카메라가 신기했던지 궁금증을 내려놓지 못한다.
오요오요.. 이 소리는 유소년기 때 누렁이를 부를 때 사용했던 것(이름)으로..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강아지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동네에서 만나는 강아지 모두를 통틀어 붙인 똥개에 대한 대명사나 다름없다. 강아지 혹은 개들이 천대를 받거니 식용(개들의 잔혹사..ㅜ)으로 사용되던 때였다. 그때가 대략 6070 시대였다. 가난하고 암울했던 시절.. 누렁이는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유일한 동물이었다고나 할까..
그런 녀석들이 대우를 받기 시작한 것도 오래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조금씩 나아지면서부터 녀석들은 어느덧 반려동물로 우리 곁에서 머물게 되었다. 하지만 녀석들은 사람들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됐고 녀석들의 자유 일부를 박탈당하게 됐다. 녀석들을 통제하는 목줄과 가슴줄이 생기게 되었으며 반려동물의 주인들은 녀석들의 똥을 치우는 일까지 생겼다. 녀석들을 사랑한 대가를 톡톡히 지불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도에서 만난 세 마리의 강아지(삼 남매라 부르자)는 그 누구로부터 구속받는 일이 없는 강아지 본래의 사명(?)을 띠고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요즘 커뮤니티의 표현을 붙이니 삼남매는 개 행복한 나라..ㅋ
누렁이는 여전히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흰둥이와 깜둥이는 개 마음을 열었다.
오요오요.. 녀석들의 이름을 알 수 없었으므로 원시적인 호출 방법을 사용했다. 오요오요..ㅋ
기록에 따르면 우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연인원 1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분들이 남긴 족적들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제주 사람들 아니 우도 사람들이 그들의 출입을 제한한 건 아니었지만, 다수 관광객들은 우도에 발을 디딘 직후 거의 특정 코스를 향해 달리기 하듯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던 것. 우도가 원시자연을 간직한 이유이자 삼남매의 개 행복한 나라가 된 배경이 그랬다.
마침내 깜둥이가 뷰파인더 앞에 바짝 다가왔다. 개 표정에 드러난 모습이 마치 곰을 닮았다. 그렇지만 얼마나 순진해 보이는지 사람들의 마음에 끼어든 작은 스트레스까지 단박에 날릴 표정 아닌가. 깜둥아 이리 와 오요오요..ㅋ
삼남매들이 살고있는 개 행복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우도의 풍경 속으로 뽀얀 바다 안개가 휘몰아친다. 녀석들은 아직도 우도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괜히 녀석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04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