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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0. 2023

우도, 마법의 향기 내뿜는 바다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바다라고 다 같은 바다는 아니더라.. 마법의 향기 내뿜는 바다..?!!



성산항에서 출항하여 우도의 하우목동 항구에 입항하면 맨 먼저 만나는 풍경.. 어서 오세요. 아름다운 우도로..


포스트에 등장하는 우도 여행 사진은 이맘때 하니와 함께 여행하며 기록된 풍경이다.



우도의 명소 서빈백사 해변으로 이어지는 해변도로에는 바이크족들이 쉴 새 없이 다닌다. 그렇지만 우리는 주로 11호 자가용을 애용한다. 걷고 또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식도락가처럼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우도팔경으로 불리는 주간명월. 야항어범(낮과 밤), 천진관산. 지두청사(하늘과 땅), 전포망대. 후해석벽(앞과 뒤), 동안경굴. 서빈백사(동과 서) 등이 그것이다. 또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 우도는 영화촬영지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우도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타인을 통해 뭍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것. 이 기록은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편에 썼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도의 비경은 주로 이러하다.



해변도로를 벗어나 바닷가로 내려서면 서빈백사의 특별한 해변과 바다가 연출된다.  에메랄드빛으로 부서지는 햇살 아래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감도는 서빈백사해변.. 우도 서쪽의 하얀 모래해변이라 하여 서빈백사로 불리는데..  이곳의 모래는 해양 조류 중 하나인 홍조가 해안으로 쓸려와 퇴적된 것으로, 홍조단괴 산호해변으로도 불린다. 뷰파인더 가득 채운 작은 돌멩이(?)들이 서빈백사를 이루고 있는 홍조단괴란 녀석들..



 홍조단괴란 홍조류가 생리과정에서 탄산칼슘을 축적하여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버린 상태를 말한다. 홍조단괴로 이루어진 해변은 세계에서도 몇 곳 없어 학술적으로도 희소가치를 지닌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하여 반출을 금지하고 보호하고 있는 매우 귀한 녀석들이다.



녀석들이 살고 있는 서빈백사 해변은 바다의 빛깔이 우리나라의 어느 바다보다 특별한 색채를 지녔다. 이런 풍경 앞에서 오래전에 애창했던 진주조개잡이 노랫말이 퍼뜩 떠오른다. 이랬지..


진주조개잡이


새파란 수평선 흰구름 흐르는
오늘도 즐거워라
조개잡이 하는 처녀들
흥겨운 젊은 날의 콧노래로 발을 맞추며
부푸른 가슴마다 꿈을 담고 파도를 넘어
새파란 수평선 흰구름 흐르는
오늘도 즐거워라
조개잡이 하는 처녀들

흥겨운 젊은 날의 콧노래로 발을 맞추며
부푸른 가슴마다 꿈을 담고 파도를 넘어
새파란 수평선 흰구름 흐르는
오늘도 즐거워라
조개잡이 하는 처녀들



어쩌면 사람들이 우도 여행을 결정할 때 맨 먼저 떠올리는 우도의 바다빛깔 때문이 아닐까..



서빈백사에는 홍조단괴가 빚어낸 특별한 풍경 외에도 맑고 푸른 물에 떠밀려온 해초들이 신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풍경을 너무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꼭 껴안아 주고 싶다. 손으로..



내 고향은 부산.. 오래전 유소년기 때 서면에서 용당이나 감만동으로 소풍을 가면 그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들.. 그곳에는 남태평양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했다.



송정이나 일광 다대포 등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어느 날 흔적도 사라지고 그 자리는 매립되어 컨테이너 하치장으로 변했다. 최소한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아름담고 신비로운 풍경을 유지했지만 사람들의 선택은 개발이었으며 경제활동이었다.



그렇게 시간 저편으로 떠밀려간 풍경들이 오롯이 나를 반겨주는 곳이 우도라면 쉽게 맡기실까..



사람들이 우도를 찾는 이유 중에는 뭐니 뭐니 해도 마법의 향기를 내뿜는 바다 때문이 아닐까.. 



우도의 명소들 중에서 유독 서빈백사 해변은 뭇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홍조단괴가 내뿜는 천연의 색깔과 바다빛이 기막히게 어우러져 사람들은 화폭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바다가 내뿜는 마법의 향기.. 그 속에서 우리는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건 아닌 지..



우리 몸속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DNA.. 가 어느 날 화들짝 놀라며 깨어나는 바다..



그는 태곳적 바다에서 품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사람들을 마법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참 묘한 빛깔이다. 신묘막측한 세상..



   서기 2023년 5월 9일 오후(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열어본 우도 여행 사진첩 속에서 유소년 기를 기억해 내며.. 그때 손을 담갔던 바닷물과 물속을 기억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는 알록달록한 해초들과 성게와 망상어는 물론 자그마한 개들이 바위틈새로 오락가락했다.



바닷가 혹은 계곡의 골짜기로 소풍을 가면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그 모습 그대로 박제해 놓고 싶었던 발칙한 생각들.. 그로부터 지천명의 세월과 이순의 터널을 통과한 지 꽤나 오래되었다. 그리고 내 앞에 등장한 마법의 바닷가..



해맑은 바닷물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뷰파인더가 눈을 떼지 못한다.



누군가.. 엄마 손을 붙잡고 우도의 해변을 걸으며 홍조단괴에 흩뿌려놓은 비구상 작품을 만나면 그도 언제인가 나처럼 마법에 빠져들며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을 되새김질하지 않을까..



하우목동항과 성산항을 오가는 여객선들이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한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도 여행은 지금이 적기이며 가장 아름다울 때가 아닌가 싶다. 다시 가고싶으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09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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