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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8. 2023

그때 그 시절 나의 노래

-다음블로그 백업해 놓고 보니


과거 현재 미래가 따로 구분이 안 되는 기막힌 세상..?!!



   샛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이곳은 서울 근교에 위치한 예봉산 8부 능선의 어느 골짜기의 풍경이다. 이맘때 하니와 함께 산행을 하며 자연산 두릅을 채취하기도 한 곳이며, 정상에 사면 두물머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곳이다.



서기 2023년 5월 18일 이른 새벽(현지시각)에 일어나 다음블로그에서 백업한 자료를 뒤적거려 보니 꽤 오래전에 블로그에 기록했던 글들이 주인을 알아보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지난해 한국에 있을 때 백업을 시도해 봤지만 '시스템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그래서 이탈리아로 돌아와 다시 백업을 해 보니 거의 한나절의 시간이 소요됐다. 백업량이 7.8 기가바이트로 엄청난 분량이었다. 그다음 하나씩 천천히 열어보니 사진과 영상은 백업이 안 되었지만, 블로그의 글들은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새까맣게 잊고 살았던 과거의 흔적들이 이 모양 저 모습으로 내 앞에 등장한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구분이 안 도리 정도로 마치 최근에 기록한 브런치스토리 같이 보였다. 그래서 짬짬이 백업본 전부를 다시 기록할 작정으로 이른 새벽을 열게 됐다. 본문에 삽입된 사진은 2005년 5월에 촬영된 것으로 이틀 전에 다녀온 예봉산 산행처럼 생생하다. 그때 그 시절 나의 노래가 생생하게 묻어난 것이다. 이렇게..



그때 그 시절 나의 노래

-다음블로그 백업해 놓고 보니



2005-11-22 12:14:31


슬픈 일.. 


밤새 슬픈 일이 생겼습니다. 어제, 두어 달만에 첨으로 우리님들께 인사를 드렸으나 제 개인정보를 알고 있던 柳모씨가 제 블로그를 '삭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우리님들의 많은 얘기가 기록되어 있던 귀한 블로그였는데 한순간에 多 날아가 버렸습니다. 제 불찰로 생긴 사고였습니다. 또다시 이웃을 기만하고 이중적 잣대로 세상을 우롱하는 특정인이 재차 사고를 유발할 경우 적절한 대책을 강구토록 하겠습니다. 내가 꿈꾸는 그곳을 아끼고 사랑해 주신 우리님들께 죄송한 맘 전해드립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라며..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이 블로그를 통하여 새로 시작합니다. 그동안 내가 꿈꾸는 그곳을 사랑하고 아껴주신 우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우리님들의 응원을 기대합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고 늘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2005-11-29 01:13:02


바람 부는 바닷가 


그 바닷가에서

부는 바람을 가슴에 안고

상처를 말립니다. 

껍질도 없이

빨갛게 드러난

내 과거의 한 껍질이 

소금에 절여 말려진

작은 고기처럼

그냥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햇살... 

나는

그 작은 따사로움이

마냥 좋았습니다. 

상처는 바람에 말려서

흔적을 지우고 있었습니다.    



2005-11-29 15:09:09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하얀...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하얀 눈이

함박눈으로

온 세상을 덮었으면 좋겠다. 

가끔씩이라도 좋으니

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하얀 눈이라야 좋겠다. 

하얀 눈이 내리면

나는 강아지 모양

마냥 즐거울 것 같다. 

새하얀 눈 위에

나의 맨발을 올려두고

시린 발가락 사이로 헤집고 들어오는

작은 차가움을 느끼며 

아직도

나의 체온이

이 땅에 호흡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가

잃어버린 시간들..

새하얀 눈이 내리면

돌담길 옆에서 입 맞추던

아스라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날 것 같다. 

새하얀 눈이 내리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무수한 시간들이

잠시 망각될 것 같기도 하다. 

하얀..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2005-11-29 15:41:06


겨울산입니다


겨울산입니다.

늘 바라보던 산인데

이 작은 산이

저를 편안하게 할 줄 몰랐습니다.

매일 만나는 산인데도

매일 다른 산이자

변함없이

가슴을 드러내 놓는

편안한 곳입니다.

눈이 내려서

가는 가지에 걸릴

하양 옷을 상상해 보니

가슴이 설렙니다.

저의 미래를 흔들어 놓은 산이기도 합니다.

이 겨울산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릴 거라는

이 계절에

저는 산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나의 의지가 꺾여도

그대로 나를 보듬어 주는 산

제 육신이 묻힐 귀한 땅입니다.



2005-12-01 19:15:05


아무도 없는 빈 바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빈 바다

12월이 오기 전에

그 바다는

거기 그대로 있었는데


나는

이제야

빈 바다를 보며

가슴을 서걱 인다.


지금은

두 개의 영혼이 마주하는 바다 

아무도 없는 빈 바다 



2005-12-13 03:27:22


난 단지 당신과 있고 싶을 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우린

그저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아무런

장애물도 

없는

그런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린 그저 사랑했습니다.

 

지금

아무도 없는

그 바다에 눈이 가득 내렸다는 소식이

티브이를 통해서 흘러나옵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우린 그저

티브이를 바라보며

그 바다를 생각합니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등장한 이래로 다음블로그를 끔찍이 사랑했다.



그때 내 속에 해묵은 때처럼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던 답답함이 표출되며 마음의 변비가 녹아내렸다고나 할까.



원고지에 끼적거려야 할 글들이 블로그를 만나면서 자유롭게.. 어떤 때는 매우 촌스럽고 어눌하게..



그렇게 시작된 다음블로그가 생을 마감하고 브런치스토리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La mia canzone di quei tempi_Gangnam, Seoul in COREA
Il 18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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