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7. 2023

우도, 우리 곁에 있었던 치유의 풍경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외롭고 힘들며 지쳤을 때 만나는 대자연의 넉넉한 품 속으로..?!!



   서기 2023년 5월 17일 이른 새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하니와 함께한 우도 여행을 돌아보고 있다. 우리는 우도 곳곳에 발도장을 찍았는데 포스트에 등장하는 풍경은 우도 8경 중 하나인 동안경굴(東岸鯨窟)로 가는 길에 만난 매우 평범한 풍경이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섬으로 낮과 밤(주간명월, 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 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대, 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 서빈백사)를 우도팔경이라 하여 우도의 대표적인 풍경이라 말한다.



첫째, 주간명월(晝間明月:달그리안)은 우도봉의 남쪽 기슭 해식동굴 중 하나인 이 동굴은 한낮에 달이 둥실 뜬다. 오전 10시에서 11시경 동굴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에 반사되어 동굴의 천장을 비추는데 햇빛이 닿은 천장의 동그란 무늬와 합쳐지면서 영락없는 달모양을 만들어 낸다. 이를 “주간명월”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달그리안” 이라고도 한다.



둘째, 야항어범(夜航漁帆): 여름밤이 되면 고기잡이 어선들이 무 리를 지어 우도의 바다를 불빛으로 밝힌다. 이때가 되면 칠흑같이 어두운 날이라도 마을 안 길은 그리 어둡지가 않을 뿐만 아니라 밤하늘까지도 밝은 빛으로 가득 물들고, 잔잔할 때면 마치 온 바다가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현란하다.



셋째, 천진관산(天津觀山): 우도 도항의 관문인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을 말한다. 여기서 보이는 한라산 부근의 경치가 제일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한라산너머 일몰풍경)



넷째, 지두청사(地頭靑莎): 우도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하는 것을 일컫는데 우도의 가장 높은 우도봉 (132m)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우도 전체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황홀한 초록빛 물결이 바다에 맞닿아 있음을 본다.


다섯째, 전포망도(前浦望島): 제주도의 동쪽 지역(구좌읍 종달리부근)에서 우도를 바라보면 동쪽으로 앝으막하게 우도봉이 솟아 있고 서쪽 기슭을 따라 평평하게 섬의 중앙부가 이어지다 섬의 서쪽 끝은 수평선과 합쳐지면서 바다로 잠기어 버리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우도의 모습은 영락없이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다.



여섯째, 후해석벽(後海石壁): 높이 20여 m, 폭 30여 m의 우도봉 기암절벽이다. 차곡차곡 석편을 쌓아 올린 듯 가지런하게 단층을 이루고 있는 석벽이 직각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풍파에 깎이어서 단층의 사이마다 깊은 주름살이 형성되어 있다.



일곱째,  동안경굴(東岸鯨窟): 우도봉 영일동 앞 검은 모래가 펼쳐진 “검멀래” 모래사장 끄트머리 절벽 아래 “콧구멍”이라고 하는 동굴에는 커 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 굴은 썰물이 되어서야 입구를 통하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덟째, 서빈백사(西濱白沙): 우도의 서쪽 바닷가에 하얀 홍조단괴해빈이 있다. 이 모래는 눈이 부셔 잘 뜨지를 못할 정도로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데 우리나라에서 단 한 군데 이곳 바다에서만 있는 풍경이다.(홍조 단괴해빈 해수욕장).. 위 자료들은 우도면의 홈피에서 가져온 것으로 우리는 우도 8경 모두를 돌아봤으며 지금 등장한 풍경들은 명소로 가는 길에 만난 우도의 소박한 모습들이다.



우도, 우리 곁에 있었던 치유의 풍경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사노라면 당신의 의사와 의지와 무관하게 외롭고 고독할 때가 적지 않으며 무척이나 힘들 때가 있다.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니 그때마다 바이블을 꺼내 들고 기도굴로 떠나곤 했다. 오래전의 일이다.



짬짬이 시간이 날 때마다 기도굴에서 바이블을 통독하기 시작했다.



그런 어느 날 바이블 66권이 훤하게 내 앞에 펼쳐지며 주제를 파악하게 됐다. 당신이 사랑..



그 주제가 나의 브런치스토리에 자주 언급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우리가 외로울 때마다 그분으로부터 멀어진 것을 그제사 깨닫게 되는 것이랄까..



우도 여행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명소 보다 뷰파인더로부터 더 많은 조명을 받은 것은 딴 곳에 있었다.



동안경굴(東岸鯨窟)로 가는 길에 만난 매우 평범한 풍경들..



그러나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귀한 풍경이자,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던 6070세대에는 낯익은 모습들이다. 그러나 어느 날 경제개발이 화두로 떠오르면서부터 흔적도 없이 사라진 풍경들이 여전히 우도에 남아있는 것이다.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밀밭의 모습도 예전에는 동네 주변 혹은 이웃으로 마실을 떠나면서 흔히 만났던 풍경들이다. 지금 그 자리에는 콘크리트로 뒤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닭장을 연상케 하는 아파트 빌딩들이 직선으로 줄줄이 서 있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은 곡선이며, 인간세상이 만든 직선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강요하는 직선의 세상.. 그래서 사람들의 여행 빈도가 점점 늘어가며 거리도 멀어지는 것이라는 나만의 생각..



들로 산으로 바다로 계곡 등으로.. 도시에서 만날 수 없거니 그들의 낯선 풍경을 피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랄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지난날을 뒤돌아 보며 내가 좋아했던 바이블 구절을 생각해 냈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어딘가 마음을 둘 데가 없을 때 속으로 되새기고 또 되새긴 말씀 한 구절..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으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 아닐까..



세상의 삶은 녹녹지 않아서 당신의 마음이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의 수가 생기면 먼저 주변을 돌아봐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우리 곁에 천지뻬까리로 널린 신의 그림자를 만나면 될 텐데 안타깝게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우도 여행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절경 속에서도 정박 신의 그림자는 웅크리고 있었다.



조물주가 지으신 세상만물은 다 그만한 존재의 의미가 있으며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인간이 눈여겨봐야 할 것들이 아닌가.. 하찮아 보이는 식물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쳤을 것이다.


그때 만난 소소하고 귀한 풍경들이 우리 곁에서 뷰파인더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외면한 풍경들..



그 풍경들이 상처 입은 당신을 치유해 줄거라 생각지도 못하고 명소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랄까..



언급한 바 우도 8경에는 낮과 밤(주간명월, 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 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대, 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 서빈백사)가 주를 이룬다. 실제로 이들 명소를 방문하면 우도가 신비의 섬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니와 나는 우도 8경을 돌아본 이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숨겨진 풍경들을 찾아 나섰다.



어쩌다 보이는 낯익은 콘크리트 건물만 제외하면 시선을 편안하게 하는 나지막한 풍경들이 압권이었다.



어느 날 5월이 우리에게 아낌없이 퍼부은 치유의 풍경들..



따로 바이블의 말씀 한 구절을 챙기지 않아도 당신을 향한 신의 그림자가 늘 당신과 함께 동행하고 있다는 거..


시간을 지내놓고 보니 모든 게 명확해진다. 가슴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온통 신의 그림자가 충만한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의 날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봄비가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다. 신의 섭리는 봄비에도 묻어나 창가에서 추적거리며 귀를 간지럽히고 있다. 세상 모든 건 그저 된 게 없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들이 분위기 있는 새벽을 열고 있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17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Chaitén, 피할 수 없는 운명 즐겨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