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9. 2019

질기디 질긴 녀석 길들이기

-브런치 구독자 200명 돌파에 부치다


따뜻한 사랑이 필요한 아웃사이더..!!


이틀 전, 최근 며칠 동안 애용하는 아침운동 코스에서 해변의 사구를 눈독 들이고 있었다. 그곳에는 바를레타 평원에서 날아온 열무 씨앗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곳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열무는 1킬로그램에 우리 돈 1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기도 했지만, 야생 열무는 밭에서 키우는 일반 열매와 확연히 구분된다. 


녀석의 성격 때문이다. 피렌체서 살 때 아르노 강으로 산책 가서 우연히 만나 채집해 열무김치를 담을까 생각하다가 즉각 실패하고 말았다. 질기디 질긴 녀석의 성격이 곁을 주지 않는 것이다. 녀석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일찌감치 터득했다고나 할까.. 세상을 살아가자면 너무 온순하고 착하기만 해도 '남의 밥'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 반면에 성격기 개떡 같고 모진 녀석들도 눈에 띈다. 




이들은 각자가 타고난 씨앗(?) 또는 환경에 기인하는 바 크다. 후자의 경우 사람들은 아웃사이더라 부른다. 아웃사이더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었다. 나 같은 경우 보통 사람과 확연히 구분되는 아웃사이더가 마음에 든다.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찬성"이라고 말할 때 "반대"하는 사람이 그것이다. 


그런 그를 나쁘게 판단하면 결례를 부를 수 있다. 그는 나쁜 게 아니라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켈란젤로가 그런 성격이었다. 르네상스를 일군 많은 화가나 조각가 문학가 등이 세상과 타협한 반면, 그는 단호히 세상과 타협을 거부했다.




당시 사회는 종교(기독교)에 아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는 당신의 예술혼을 값싸게 팔아넘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를 상술로 적당히 아우르고 따뜻하게 보듬어준 사람 혹은 집단이 메디치가 사람들이었다. 아웃사이더를 잘 다루는 상술 덕분에 우리는 위대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야생 열무를 이렇게 다듬고 데쳐(삶아)냈습니다. 다음편에 야생열무 요리를 실을 예정입니다.


이틀 전 성격으로 따지자면 미켈란젤로 못지않은 녀석들을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해변의 사구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몇 포기를 채집해 요리용으로 삼았다. 녀석은 야생에서 자라 다년생으로 변했으며, 질기디 질긴 생명력을 가진 녀석으로 요리에 참고해야 할 녀석의 성격이다. 나는 녀석을 따뜻함 이상의 뜨거운 온도로 푹 쪄냈다. 녀석은 곧 부드럽게 변하며 야생의 성격이 한풀 꺾였다. 그리고 나와 한 몸을 이루기 위해 다음 수순(야생 열무 요리는 다음 편에 실어요)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일찍 눈을 떠 보니 나의 브런치 왼쪽 상단에 위치한 종 모양에 녹색 불이 켜져 있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래 이런 거 처음 보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 같은 청신호가 들어와 있으면 브런치를 열 때마다 기분 좋게 한다. 그곳을 열어보면 구독자 혹은 라이킷을 하거나 댓글을 남기는 등 나의 브런치를 응원해 준 이웃들이 다녀간 것을 의미한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신호가 들어와 있었다. 


구독자 200명 돌파!!!.. 


내겐 너무도 소중한 이웃분들이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발행한 글이 구독자를 웃돌거나 따라잡을 기회를 잡았지만, 자고 나니 다시 저 먼치 달아나 있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끼적거리게 된 시기는 지난 3월 말일 경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1월 29일 오늘까지 글쓰기가 계속되었다. 대략 8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바를레타 현지 인터넷 사정으로 두 달을 쉬었으므로, 지난 6개월 동안 200편 가까운 글을 쓴 것이다. 


이 같은 결실은 나의 의지 때문만이 아니었다. 누구인가 나를 토닥거리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이웃들의 성원 덕분이었다. 이를 앙다물고 글 앞에만 매달린다면 보다 더 많은 글을 발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이웃과 소통을 하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행세한다면 머지않아 질기디 질긴 열무처럼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좋은가..?




*아래는 참고자료로 위키피디아에서 모셔왔습니다.

Descrizione del Raphanus raphanistrum
L'altezza della pianta è di 20–80 cm. La forma biologica è terofita scaposa (T scap), sono piante erbacee che differiscono dalle altre forme biologiche poiché, essendo a ciclo biologico annuale, superano la stagione avversa sotto forma di seme. Sono inoltre munite di asse fiorale eretto con poche foglie.


SELVATICI_RAPHANUS RAPHANISTRUM
il 28 Novembre,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이름도 예쁜 나우엘 우아피의 추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