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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2. 2023

우도, 당신이 나를 더 사랑했었지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신의 그림자 충만한 작은 섬 우도.. 보물섬이라 불러야..?!!



돌담이 아무렇게나 길게 쌓인 밭 너머 꽤 높은 산이 보인다. 언덕 아래 가려진 곳에 검멀레 혹은 콧구멍이라 불리는 동안경굴(東岸鯨窟)이 위치해 있다. 동안경굴의 콧구멍을 돌아보고 바닷가로 나섰다.



오래전부터 제주도는 '삼다도(三多島)'라고 불렀다. 삼다도는 돌(石)과 바람(風)과 여자(女) 들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 이런 사정은 우도에도 적용될까..



제주도와 우도를 여행하는 동안 눈에 띄는 건 돌이었으며 바람이었다. 여자들의 수가 많은지 적은 지는 알 수가 없었다. 곳곳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이 삼다도의 한 면을 보는 것이라면 그 수가 결코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도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풍경이 있다. 돌이다.



우도를 여행하는 동안 눈에 도드라진 돌들은 풀꽃들과 잘 어울려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그래서 우도 여행 중에 만난 신의 그림자가 뷰파인더 빼곡했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습의 섬으로 낮과 밤(주간명월, 야항어범), 하늘과 땅(천진관산, 지두청사), 앞과 뒤(전포망대, 후해석벽), 동과 서(동안경굴, 서빈백사)를 우도팔경이라 하여 우도의 대표적인 풍경이라 말한다. 미리 일러두기를 참조 바란다.



미리 일러두기


첫째, 주간명월(晝間明月:달그리안)은 우도봉의 남쪽 기슭 해식동굴 중 하나인 이 동굴은 한낮에 달이 둥실 뜬다. 오전 10시에서 11시경 동굴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에 반사되어 동굴의 천장을 비추는데 햇빛이 닿은 천장의 동그란 무늬와 합쳐지면서 영락없는 달모양을 만들어 낸다. 이를 “주간명월”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달그리안” 이라고도 한다.



둘째, 야항어범(夜航漁帆): 여름밤이 되면 고기잡이 어선들이 무 리를 지어 우도의 바다를 불빛으로 밝힌다. 이때가 되면 칠흑같이 어두운 날이라도 마을 안 길은 그리 어둡지가 않을 뿐만 아니라 밤하늘까지도 밝은 빛으로 가득 물들고, 잔잔할 때면 마치 온 바다가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현란하다.



셋째, 천진관산(天津觀山): 우도 도항의 관문인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을 말한다. 여기서 보이는 한라산 부근의 경치가 제일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한라산너머 일몰풍경)



넷째, 지두청사(地頭靑莎): 우도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하는 것을 일컫는데 우도의 가장 높은 우도봉 (132m)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우도 전체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황홀한 초록빛 물결이 바다에 맞닿아 있음을 본다.


다섯째, 전포망도(前浦望島): 제주도의 동쪽 지역(구좌읍 종달리부근)에서 우도를 바라보면 동쪽으로 야트막하게 우도봉이 솟아 있고 서쪽 기슭을 따라 평평하게 섬의 중앙부가 이어지다 섬의 서쪽 끝은 수평선과 합쳐지면서 바다로 잠기어 버리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우도의 모습은 영락없이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다.



여섯째, 후해석벽(後海石壁): 높이 20여 m, 폭 30여 m의 우도봉 기암절벽이다. 차곡차곡 석편을 쌓아 올린 듯 가지런하게 단층을 이루고 있는 석벽이 직각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풍파에 깎이어서 단층의 사이마다 깊은 주름살이 형성되어 있다.



일곱째,  동안경굴(東岸鯨窟): 우도봉 영일동 앞 검은 모래가 펼쳐진 “검멀래” 모래사장 끄트머리 절벽 아래 “콧구멍”이라고 하는 동굴에는 커 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 굴은 썰물이 되어서야 입구를 통하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덟째, 서빈백사(西濱白沙): 우도의 서쪽 바닷가에 하얀 홍조단괴해빈이 있다. 이 모래는 눈이 부셔 잘 뜨지를 못할 정도로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데 우리나라에서 단 한 군데 이곳 바다에서만 있는 풍경이다.(홍조 단괴해빈 해수욕장).. 위 자료들은 우도면의 홈피에서 가져온 것으로 우리는 우도 8경 모두를 돌아봤으며 지금 등장한 풍경들은 명소로 가는 길에 만난 우도의 소박한 모습들이다.



우도, 당신이 나를 더 사랑했었지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리신 분들은 무수한 돌들을 만났을 것이다.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둔 설치미술(Installazione)을 쏙 빼닮았다. 누가 이런 연출을 했을까.. 물론 우도 사람들이 돌을 쌓았을 것이나 모두 자연석이다. 오름이 생길 때부터 만들어진 돌들이 제각각 생김새대로 쓰임새를 받았다. 그런데 우도에서 눈여겨 봐야 할 풍경이 있다면 돌과 함께 널브러진 풀꽃들이다. 청춘들이 바이크에 몸을 싣고 기분 좋게 달리는 모습 옆으로 도시에서 보기 드문 풍경들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바이크족들이 기분 좋게 순환도로를 질주할 수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탁 트인 시야에 거추장스러운 건축물을 볼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런 경관 때문에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맛을 느끼지 않을까..



우도 여행을 하는 동안 신의 그림자 때문에 우도를 너무나 사랑했다.



나에게 우도 8경 보다 더 좋은 풍경들이 포스트 빼곡하다. 내가 사랑한 풍경들..



그런데 시간을 지내놓고 보니 당신께서 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런 풍경을 선물한 게 아닌가 싶다.



그분의 이름은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내가 좋아하는 남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Gabriela Mistral)의 <예술가의 십계명>을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예술가의 십계명 원문_Decálogo del artista


Decálogo del artista

I. Amarás la belleza, que es la sombra de Dios sobre el Universo.
II. No hay arte ateo. Aunque no ames al Creador, lo afirmarás creando a su semejanza.
III. No darás la belleza como cebo para los sentidos, sino como el natural alimento del alma.
IV. No te será pretexto para la lujuria ni para la vanidad, sino ejercicio divino.
V. No la buscarás en las ferias ni llevarás tu obra a ellas, porque la Belleza es virgen, y la que está en las ferias no es Ella.
VI. Subirá de tu corazón a tu canto y te habrá purificado a ti el primero.
VII. Tu belleza se llamará también misericordia, y consolará el corazón de los hombres.
VIII. Darás tu obra como se da un hijo: restando sangre de tu corazón.
IX. No te será la belleza opio adormecedor, sino vino generoso que te encienda para la acción, pues si dejas de ser hombre o mujer, dejarás de ser artista.
X. De toda creación saldrás con vergüenza, porque fue inferior a tu sueño, e inferior a ese sueño maravilloso de Dios, que es la Naturaleza.


-Gabriela Mistral



예술가의 십계명 


첫째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둘째,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셋째, 아름다움을 감각의 미끼로 주지 말고 정신의 자연식으로 주어라.

넷째, 방종이나 허영을 위한 구실로 삼지 말고 신성한 연습으로 삼아라.

다섯째, 잔치에서 너의 작품을 찾지도 말 것이며 가져가지도 말라. 

         아름다움은 동정성이며 잔치에 있는 작품은 동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너의 가슴속에서 너의 노래로 끌어올려라. 그러면 너의 가슴이 너를 정화할 것이다.

일곱째, 너의 아름다움은 자비라고 불릴 것이며 인간의 가슴을 기쁘게 해 줄 것이다.

여덟째, 한 어린아이가 잉태되듯이 네 가슴속 피로 작품을 남겨라.

아홉째, 아름다움은 너에게 졸림을 주는 아편이 아니고 너를 활동하게 하는 명 포도주다.

열째, 모든 창조물 중에서 너는 수줍어할 것이다.

        너의 창조물은 너의 꿈 보다 열등했으며 동시에 경이로운 신의 꿈인 자연보다도 열등하기 때문이다.


-가브리엘라 미스뜨랄 



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우도에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충만하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점 돌멩이 하나까지 모두 제자리를 잡고 있다. 어느 날 여행 중에 내가 사랑한 풍경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그분의 의지이므로, 나를 더 사랑한 신께 엎드려 경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첩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신의 그람자가 디지털 세상을 만나 긴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한영애 님은 <조율>을 통해 신을 깨우고 싶었다. 그러나 우도 혹은 제주도에는 돌과 바람만으로도 조율이 끝났다.


조율

-한영애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 하늘 때가 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 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서기 2023년 5월 22일 한밤중(현지시각)에 일어나 조율이 끝난 우도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있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들여다본 우도의 풍경 속에서..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충만한 것을 느끼며 새삼스럽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신의 그림자와 동행하면 천국이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코 앞에..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22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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