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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31. 2023

우도, 해녀의 숨비소리와 우리네 삶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해녀의 숨비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이곳은 우도면 조일리 영일동 포구 근처의 풍경이다. 어느 날 우도 여행에서 만난 곳. 우도에서 보기 드물게 큼지막한 건물은 '전망 좋은 집'이라 쓰인 슈퍼로 주변에 해녀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 먼저 동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도회지 사람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이곳 우도 사람들에게는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 민박을 부업으로 하시는 것일까.. 누군가 신발을 벗어두었다. 아마도 해녀가 물질을 하러 가면서 벗어놓은 듯.



현무암으로 쌓아 올린 돌담 아래 풀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그리고 우측으로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가 눈에 띈다. 해녀들이 물질을 통해 잡은 해산물을 보관하는 그물과 스티로폼으로 만든 부이(부력도구)..



마을에서 뒤돌아 보니 저만치 섬 속의 섬 비양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마을의 골목길은 우도에서만 볼 수 있으며 도회지 사람들에게는 매우 낯설고 정감이 넘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를 이어 살아왔을 삶의 터전..



대문 밖에 내놓은 물질 도구 곁으로 괸광객들이 지나간다. 하지만 관심이 있을 리 없다.



동네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돌담 곁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진 풀꽃들이 아름답다만..



모진 비바람을 피해 살아왔을 이곳 주민들의 애환이 깃든 풍경이다.



요즘은 전기도 들어오고 수둣물도 펑펑 쏟아진다.



그런데 버려진 빗자루 몽뎅이가 이들의 삶을 대변해 준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비양도가 빤히 보이는 바닷가로 가 본다.



이곳의 바닷가에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누군가 모래밭에 낙서를 해 두었다.  많이 봐왔던 풍경..



그리고 근처의 바닷가에서 해녀들의 숨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썰물 때의 바닷가 풍경..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좋은 때인가 보다.



우도, 해녀의 숨비소리와 우리네 삶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영상을 열어보시면 제주 해녀들이 내쉬는 숨비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귀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내 고향은 부산.. 오래전 70년대 중딩시절 부산의 다대포 물운대 앞바다에서 잠수를 해 봤다. 수영은 기본 잠수를 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런 어느 날 형들과 함께 물운대 앞바다로 다이빙을 즐기며 잠수를 시도했다.



 형들 손에는 소라와 해삼 등이 하나둘씩 건져 올려졌다. 신기했다. 그래서 나도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여 파다닥 거리며 물속으로 잠수를 시도했다. 



처음 해 보는 잠수.. 숨을 깊게 들어마시고 잠수를 해 보니 신세계가 펼쳐졌다.



잠수 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고 물안경조차 없을 때..



까까중머리를 한 중딩 녀석은 겁대가리도 없이 수심 깊은 곳으로 이동하며 속으로 하나 둘.. 수를 헤아렸다. 잠수 시간을 계산한 것이다. 처음에는 대략 30번 정도 수를 헤아린 후 급히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수면 아래서 위를 바라보니 조금 전 잠수한 수면이 뽀얗게 보였다.



그렇게 시작된 잠수놀이는 나중에 거의 120번(대략 2분) 정도의 수를 헤아리게 됐다. 숨을 참고 또 참으며 턱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바닷속에서 놀며 마침내 해삼 한 마리와 소라까지 채집하는 재미를 느낀 것이다. 



그게 전부였다. 그다음부터는 바닷가로 놀러 갈 여유가 거의 없었다. 



   서기 2023년 5월 31일 이른 아침(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우도  여행에서 만난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들으며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아주 잠시 체험한 잠수놀이는 거의 장난질이나 다름없다. 만약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해녀의 물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상에서 만나는 해녀의 숨비소리를 참조하면 목숨을 건 물질이다. 



어떤 분들은 숨비소리를 아름답게 포장하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숨비소리가 결코 아름답지 못하며 슬프기까지 할 것이다. 한 여성이 태어나 어머니가 되고 해녀로 살아가는 삶이 결코 녹녹지 않는 것이다. 물질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내뿜는 휘파람 소리는 삶의 애환이 담긴 제주 사람들의 아리랑이나 다름없다. 숨비소리를 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그렇다면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숨비소리를 낼까.. 이른 새벽에 일어나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들으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숨비소리를 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물질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쉬게 되는 도시의 숨비소리.. 



해녀는 물 밖으로 숨을 내쉬며 소통을 하며 살고, 우리는 인터넷을 열어 소통하는 게 아닐까.. 세상 어디를 가도 사는 일은 녹녹지 않다. 그런 가운데 내가 꿈꾸는 그곳 브런치스토리가 나의 숨비소리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희한한 세상이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31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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