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ro Chaltén,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42
동고동락(同苦同樂)이 필요한 경우의 수..?!!
걷고 또 걷고..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숙소를 나서 마침내 담배 피우는 산이 빤히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자료사진 우측 하단에 고불고불 하얗게 표시된 곳이 목적지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만년설을 하얗게 머리에 이고 있는 담배 피우는 산 쎄로 찰텐(Cerro Chaltén)..
하니가 저만치 뒤를 돌아다보지도 않고 앞서 걷고 있다.
이 산중에는 두 사람 외 다른 사람을 볼 수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또 다른 여행자들은 이미 야영장에 도착해 캠핑을 하며 담배 피우는 산 등정을 앞두고 있었다. 초행길의 쎄로 찰텐(Cerro Chalten)..
아침의 해돋이에 비친 엘 찰텐(El Chalten)의 명산 피츠로이(Il monte Fitz Roy)가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산을 원주민 마푸체 인디오들은 신성한 산으로 여겼다. 피츠로이가 위치한 곳은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즈 주의 국립공원으로 로스 글라시아레스(Los Glaciares)와 칠레 쪽에서는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국립공원(parco nazionale Bernardo O'Higgins)의 일부를 형성한다. 피츠로이 산군의 최고봉은 해발 3,405미터에 이른다.
쎄로 찰텐(El Chalten)의 위치는 첨부한 자료사진과 같다. 이미지 출처: https://portfolio.photoseek.com/ Argentina & Chile Patagonia map: 11 February - 05 March 2020: El Calafate, Los Glaciares NP, El Chalten, Monte Fitz Roy, Torres del Paine NP.
Argentina & Chile Patagonia trip map: three Dempseys travelled from 11 February - 05 March 2020: El Calafate, Los Glaciares National Park, El Chalten, Monte Fitz Roy, Lago del Desierto, & Torres del Paine NP
il parco nazionale Los Glaciares, nella provincia di Santa Cruz, e dalla parte cilena, forma parte del parco nazionale Bernardo O'Higgins. Raggiunge un'altezza di 3.405 metri sul livello del mare. 자료출처: https://it.wikipedia.org/wiki/Monte_Fitz_Roy
하니와 함께 여행한 파타고니아의 엘 찰텐은 두 번이나 다녀왔다. 님미일주 여행에서 만난 후 감동에 젖어 다시 파타고니아 여행 때 다녀온 것이다. 보통의 경우 한 번 다녀오면 호기심이 사라지고 시큰둥해지는데 피츠로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씩 다시 파타고니아를 다녀오고 싶어 한다. 우라에게 피츠로이는 그런 산이자 파타고니아 최고의 명소 중에 하나였다.
-Cerro Chaltén,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42
머나먼 파타고니아 여행..
우리는 마침내 담배 피우는 산 쎄로 찰텐의 턱 밑까지 진출했다. 하루종일 걷고 또 걸으면 지칠 법도 한데 쉬어가는 시간이 거의 없다. 청춘도 아닌 안 청춘의 놀라운 힘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자취를 감춘 하니는 조금 전 이곳 외나무다리를 건너갔을 것이다.
나는 그동안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에 심취한 나머지 그녀와 점점 더 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에 너무 아름다운 신의 그림자들이 지천에 빼곡하게 널렸다. 참 아름다운 세상..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하니와 나를 이어주는 고래심줄 같은 끈끈하고 질긴 인연이 있다.
동고동락.. 우리를 끈끈하게 모질게 절대로 떼려야 뗄 수 없게 만드는 건 '싸돌아 다니기'이다.
어디든지 시도 때도 없이 싸돌아 다니면 행복해지는 것이랄까..
그렇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역마살(驛馬煞)'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싸돌아 다니는 동안 불평불만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곳에 묘한 동고동락의 비밀이 있다.
그녀는 걷기(운동)을 좋아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일 아침 가까운 곳으로 최소한 한두 시간 산행을 한다.
얼마나 싸돌아 다녔던지 그녀의 종아리 근육은 튼튼하다 못해 야물어빠졌다. 그리고 음악감상 근육과 수채화 그리기 근육이 수십 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걸 팔불출이라고 하지..ㅎ
그리고 싸돌아 다니기의 동고동락을 부추기는 또 한 사람.. 사진을 취미로 삼은 지 꽤 오래됐다. 대략 둘러봐도 50년의 세월을 훌쩍 넘었다. 자화자찬..ㅎ
이렇게 두 경우의 수가 합쳐서 파타고니아 곳곳에 발도장을 찍으며 싸돌아 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자산이 되어 황혼을 아름답게 물들일 줄 누가 알았으랴..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열심히 누른 셔터의 행복한 비명이 사진첩에서 곤히 잠들어 주인의 부름이 있을 때마다 고개를 빼꼼히 들던 기록들이 디지털 세상을 맞이하여 시도 때도 없이 브런치스토리에 등장하는 게 아닌가..
서기 2023년 6월 7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서 만난 담배 피우는 산 쎄로 찰텐을 추억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도 담배 피우는 산을 잊지 못하고 가끔씩 "다시 가고 싶다"라고 말한다. 나 또한.. 그렇지만 이제 돌아갈 시간이 없다. 그저 앞만 보고 걸으며 동고동락했던 아름다운 시간만 추억할 뿐이다.
Cerro Chaltén, le montagne fumano_Monte Fitz Roy PATAGONIA
Il 07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