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파타고니아, 꼬자이께서 뿌에르또 리오 뜨랑퀼로까지
신께서 허락하지 않는 길.. 두 번은 없다..?!!
서기 2023년 6월 8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 중 버스 속에서 만난 풍경들을 감상하고 있다. 우리는 이 길을 두 번째 만나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감흥이 일고 있다. 그렇지만 첫 번째 이 길을 지나쳤을 때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설렘이 덜한 것이랄까..
조물주의 신묘막측한 계획 속에는 시간 저편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우리네 삶에 적용하며 혹시라도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게 만든 것. 그럴 리가 없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체득한 학습효과를 지니고 있다면 반복되는 실수는 없을 것이나 그로 인한 피해는 불 보듯 하다.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어야 했을 것이다.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만난 여행의 감흥도 다르지 않았다.
현재의 풍경은 북부 파타고니아 꼬자이께서 뿌에르또 리오 뜨랑퀼로까지.. 파타고니아 심장부로 향하는 머나먼 길을 지도에서 만나 본다. 혹시라도 이 포스트를 접한 분들이 떠날지도 모를 비경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위에 적시한 자료사진 중 목적지가 두 군데로 나뉘어 있다. 먼저번 루트는 이미 힌 번 다녀온 곳이고 이번에는 꼬자이께서부터 출발하여 뿌에르또 인제니에로 이바녜스로 이동하는 루트이다. 그때 길 위에서 만난 풍경들.. 여행자를 길 위에서 행복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길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만난 길들이 끊임없이 뷰파인더를 자극했다.
-북부 파타고니아, 꼬자이께서 뿌에르또 리오 뜨랑퀼로까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하니와 나는 이미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까지 여행을 했으며 이번에는 파타고니아 남부로 이동할 작정이었다.
이번에는 길 위의 사정이 조금 달랐다.
진눈깨비가 하나둘씩 날리더니 눈을 동반한 비가 추적추적 도로를 적시며 산중에 새하얀 눈을 쌓고 있었다.
어쩌면 이런 풍경은 하늘이 우리에게 내린 이별의 선물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세상의 변화무쌍한 기후 변화를 과학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새하얀 눈의 속성은 그저 작은 물방울이 영하의 낮은 온도에 결빙된 하나의 현상으로 보는 것.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이렇듯 과학의 잣대로 들이대면서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이런 현상은 가뜩에 나 정형화된 오늘날의 사회 풍토를 보다 더 메마르게 한다.
그래서 인간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메말랐으며 모든 게 계산적이다.
그래서인지.. 남들보다 더 가지고 싶고 보다 더 풍족한 삶을 누려야 행복한 것으로 알게 되는 외눈박이 세상..
다행인지.. 그때 우리 앞에 등장한 신세계..
하니와 나는 버스 앞 좌석에 앉아 우리 앞에 등장한 신세계를 누리는 한편 두 번 다시 돌아조지 않는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감동 깊게 본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에서 주연을 맡은 세기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는 이렇게 노래했다.
If you listen you can hear it call
Wailaree wailaree
There is a river, called the river of no return.
Sometimes it's peaceful and sometimes wild and free.
Love is a traveller on the river of no return,
Swept on forever to be lost on the stormy sea.
Wail-a-ree! I can hear the river call.(no return. no return.)(Where the roaring waters fall.) Wail-a-ree, Wail-a-ree, I can
hear my lover call, "Come to me!"I lost my lover on the riverand forever
my heart will yearn.Gone, gone forever down the river of no return.
Wail-a-ree, Wail-a-ree.You will never return to me.
돌아오지 않는 강이라 불리는 강이 있어요.
때때로 그 강은 평화롭지만,
때로는 사나운 폭풍우가 불기도 해요.
사랑은 그 강을 항해하는 여행자..
이리저리 휩쓸리다 영원히 폭풍의 바다로 사라져요.
철썩철썩..
강물이 날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철썩철썩..
(돌아오지 않을 거야. 돌아오지 않을 거야. 포효하는 물살이 부서지는 곳.)
그이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내게로 돌아와 주!..
난 그 강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잃어버렸고,
영원히 내 가슴은 그를 그리워할 겁니다.
우리네 사랑과 삶을 적나라하게 그렸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
그게 언제 적 영화이며 노래인가.. 세기의 여배우 마릴런먼로는 1926년에 태어나 1962년에 세상을 등졌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의 인생은 명성에 비해 너무 짧았다. 그러나 그녀가 남긴 불후의 명작 돌아오지 않는 강..
아침나절.. 버스 속에서 장차 도착하게 될 뿌에르또 인제니에로 이바녜스를 이동하는 루트에서 만난 풍경을 보고 있자니 불현듯 '돌아오지 않는 강'이 겹쳐 보인다. 동시에 '돌아오지 않는 길'이 떠오른 건 또 무엇인가..
사노라면 우리 앞에 주어진 길은 다양하나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산께서 부여한 오직 하나의 길..
그럴 리가 없지만.. 우리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상은 뒤죽박죽.. 끔찍한 일이다. 다만 우리는 추억 속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행운을 부여받았다.
Dal nord della Patagonia, Coyhaique fino a Puerto rio Tranquilo
il 08 Giugn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