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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2. 2019

이해불가 상상불가 불가불가

-미친 빵 가격 때문에 흠칫 놀라다 


상상 밖 기적의 현장은 이랬다..!!



글쓴이가 살고 있는 도시 풍경


내가 사는 곳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시이다. 이곳은 바를레타와 안드리아 그리고 뜨라니를 한데 묶은 시( provincia di Barletta-Andria-Trani in Puglia)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다. 그중 인구 10만에 가까운 작고 아담한 바를레타가 단연 으뜸이다. 각각의 도시가 그들만의 역사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바를레타는 타 도시가 가지지 못한 장점 하나를 지니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이 바를레타노(바를레타인)라는 데 대단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행사이든 어떤 일이든 바를레타 시의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일심동체를 이룬다. 우리가 갖지 못한 큰 장점을 이들이 가진 것이다.



위 자료사진은 바다에서 바라본 아담한 바를레타 시의 전경이다. 사진 왼쪽에 시의 심볼과 다름없는 바를레타 성(il Castello di Barletta이 자리잡고 있다.


12월 초하루(현지 시각),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바깥은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소리로 요란하다. 주말 혹은 특정 행사가 치러지는 날이면 어디서 쏟아져 나왔는지, 작은 도시는 서울의 명동거리를 방불케 한다. 이 같은 풍경은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에 살았던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 보다 더 많은 인파가 붐빈다면 상상이 가능할까. 



인구 10만도 채 안 되는 도시의 주말은 매우 활기차며, 사람들은 밝고 명랑한 가운데 기족들과 함께 외출에 나서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생애 통틀어 이렇듯 행복애 겨운 도시를 본 적이 없다. 삶을 즐길 줄 아는 시민들이 바를레타 시민들이자,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에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일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전혀 뜻밖의 놀라운 상상밖의 기적의 현장을 만났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며 상상 조차 불가한 불가사의한 일을 경험하고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미친 빵 가격 때문에 흠칫 놀라다


나는 바를레타에 둥지를 튼 이후 거의 매일 운동 겸 산책을 바닷가로 나간다. 이 도시는 아쉽게도 동네 뒷산이 없는 대신 아드리아해를 낀 천혜의 해변을 갖춘 것이다. 고운 모래밭이 대략 5킬로미터 남짓 두 군데로 나뉘어 있어서 여름이면 시민들이 통째로(?) 바닷가로 쏟아져 나오는 곳이다. 그곳에서 운동을 마치면 귀가하면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형마트를 자주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말 그대로 '미친 빵 (가격)'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위 자료사진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방석만 한 크기의 큼지막한 빵 한 개(700그램) 가격이 1.79유로였다. 그런데 이날은 절반 가격에 할인을 했다. 따라서 천 원 안팎의 가격에 빵을 구입한 것이다. 이 같은 가격은 비단 이 빵에 국한된 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빵에도 절반 할인을 해 주고 있었다. 특히 이 같은 행사는 손님이 뜸한 주말에 주로 행해지므로 때 맞추어가면 가뜩에나 싼 빵을 거의 공짜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피렌체서 살 때는 밀가루를 구입하여 빵이며 삣싸(기억하세요? ^^)를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럴 일은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됐다. 우리 돈 단돈 1000원이면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빵을 살 수 있는데, 무엇하러 그 힘든 빵 만드는 수고를 하겠는가. 그것도 현장에서 숙련된 빠스티체리아가 구워내는 빵이니 말이다. 


이탈리아는 참 재밌는 나라다. 북부지방에서 주로 유제품이 생산된다면, 중부지방에서 쁘로슈또 나 꿀 라텔로 가 생산되고, 남부지방에서는 과일과 야채 및 듀럼밀이 생산되어 고루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물론 포도와 올리브 등을 제외해도 그러하다. 


이 같은 이유로 이탈리아 남부의 주와 도시에서는 천국과 다름없는 식 재료로 배불리 잘 먹고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탈리아 북부가 보다 더 부유하여 삶의 질이 더 나을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만난 남부 사람.. 특히 바를레타 인들의 표정을 살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 같다.   


PANE TIPO 00_FARINA AMORE
Primo Dicembre Barletta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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