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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3. 2019

초미니 햄버거 아뮤즈 부쉬의 세계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한 입 크기 요리 아뮤즈 부쉬


알아두면 너무 유용한 아뮤즈 부쉬의 세계..!!


이탈리아 요리..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독자분들께서는 글쓴이의 브런치를 통해 이탈리아 요리가 오만가지나 된다는 말을 여러 번 보셨을 것이다. 요리 종류가 오만가지나 된다면 그 많은 요리를 언제 다 배울 수 있다는 말일까.. 맞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요리의 원리를 터득하는 순간부터 당신은 오만가지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리사가 된다는 사실이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한 입 크기의 아뮤즈 부쉬의 세계도 매한가지이다. 




이틀 전 야생 열무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라는 포스트를 통해서 아뮤즈 부쉬에 대한 나의 체험담을 보셨을 것이다. 혹시라도 처음 나의 브런치를 접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아울러 짧게 부연 설명드리자면 아뮤즈 부쉬는 요리 순서 중에서 맨 먼저 손님상에 오르는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이 음식은 손님이 따로 주문하는 게 아니라 셰프가 구상한 한 입 크기의 요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손님들이 의지와 의사와 관계없이 제공되는 것이므로, 손님들은 아뮤즈 부쉬를 대접받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딱 한 숟가락 분량의 음식을 대접받는 즉시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식전주(L'aperitivo)로 한 잔의 와인을 곁들이면 걷잡을 수 없이 식욕이 당기게 된다. 




그러므로 손님이 원하지도 않은 공짜 음식을 제공할 때 셰프는 아뮤즈 부쉬의 리체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럴 리가 없지만 괜히 공짜랍시고 손님의 입맛에 맞지도 않는 맛대가리도 없는 음식을 제공하면, 리스또란떼의 이미지는 물론 셰프의 체면까지 구기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사정 등으로 각 리스또란떼에서 만들어지는 아뮤즈 부쉬는 천 차 별 만차 별 오만가지나 되는 것이다. 



어제 아침(2일, 현지시각) 아침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평소처럼 대형마트에 들렀다. 냉장고 속에서 굴러다니는 상추(il foglie della lattuga riccia)와 씨 없는 포도(Senza seme di Uva) 등을 이용해 아뮤즈 부쉬를 만들어 볼 요량이었다. 결과물은 이미 본문을 열자마자 보셨을 터인데 이 음식의 성공 여부는 독자들이 손님이 되어 품평을 하는 순서만 남기고 있는 것이다. 


오늘 소개된 아뮤즈 부쉬는 '초미니 햄버거'라 이름 붙였다. 영어식 표현은 잘 쓰지 않지만 그렇게 부르도록 한다. 그렇다면 초미니 햄버거로 만든 아뮤즈 부쉬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름하여 '브런치 리스또란떼'에 오신 독자분들을 위해 설명을 곁들이고자 한다.




초미니 햄버거 아뮤즈 부쉬 이렇게 탄생했다


본문에 삽입된 자료사진을 잘 살펴보면 예쁘장하게 꽃단장한 작은 음식이 뿔고동을 거느리고 있는 게 보인다. 먼저 초미니 햄버거를 받치고 있는 접시를 설명하도록 한다. 조금은 투박해 보일지 모르는 이 접시는 바닷가에 떠밀려온 황토 토기 조각인데 아침운동을 할 때 줏어온 것들 중 하나이다. 이 조각은 언제 어디서 어떤 경로를 통해서 바다에 버려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오랜 세월 동안 바닷가로 떠밀려 오면서 토기의 겉면은 매우 부드럽게 가공된 모습이다. 바다의 이야기를 간직한 토기 파편인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널린 뿔고동 껍질은 화석화된 것들로 아드리아해의 전설을 고이 간직한 것이다. 나는 녀석들을 보물로 취급한다. 


이날 사용된 아뮤즈 부쉬의 식 재료를 소개하면 이러하다. 먼저 빵(il pane)을 가로 세로 2.5cm 정도로 잘랐다. 그 위에 아침에 장을 봐온 요구르트 알라 그레까(yogurt alla greca)를 발랐다. 그리고 살라메(il salame)를 같은 크기로 잘라 올렸다. 사진에서는 요구르트 크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 위에 상추 잎(il foglie della lattuga riccia)을 뜯어 올렸다. 


맨 꼭대기에 씨 없는 포도(senza seme di Uva) 반쪽을 올리고 루꼴라 꽃잎(il Fiore della rucola)으로 장식했다. 루꼴라는 이탈리아인들이 즐겨먹는 채소로 꽃잎도 맛있다. 마지막으로 이쑤시개( il Stecchino)로 고정했다.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리스또란떼 살롱에서 일하는 까메리에레(웨이터) 몫이라 했다. 아뮤즈 부쉬 세계의 일면을 보여드렸다. 끝!!


IL CIBO MINIATURA_AMUSE BOUCHE
il 02 Dicembre,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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