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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3. 2019

차고 음산한 날씨에 찾게 되는 음식

-다시 돼지 껍데기 

이웃이 일러준 특별한 돼지 껍데기 요리..!!


세월 참 빠르다. 돼지 껍데기 요리로 만든 돼지 껍데기 요리의 끝판왕이 출시(?)된 지 거의 열흘이 다 되어간다. 여러분들이 이 요리를 사랑해 주셨다. 똑같은 식 재료라 할지라도 먹는 사람들의 기호 등에 따라 요리는 무한 변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음식들은 날씨와 무관하지 않고 당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이 모습 저 모양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대략 열흘 전에 선 보인 돼지 껍데기 요리도 별로 다르지 않다. 



나는 이 요리에서 이웃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받았다. 사람들은 돼지 껍데기를 놓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는지 시험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브런치 이웃이 남긴 댓글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그러니까 세상에서 나 보다 더 존귀한 존재가 없다는 듯 남다른 맛을 선보였다. 그 현장을 잠시 살펴보기로 한다. 당시 관련 브런치에 남긴 이웃분들이 마음을 내려놓은 댓글이다.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인 돼지껍데기 저도 자주 즐겨 먹는 식품입니다~~ 구워서 콩가루 찍어 먹는데 그 맛의 흠뻑 빠져드는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의 끝판왕이죠~ 작가님이 만들어 놓으신 요리랑은 수준 차이가 나지만 돼지껍데기 요리 꽃까지 올려서 눈으로 먹기에도 이쁘네요~~ 참 다양한 볼거리 감사합니다. 여기도 비가 쏟아진 후 부쩍 추워졌어요. 겨울이 성큼 다가선 기분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장미꽃 향기)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것처럼'!!! 에서 빵 터졌어요. 요즘 작가님 표현이 난리도 아니신 거 아시죠???ㅋㅋㅋ(@마리 오유정)
-호접지몽. 돈생무상! 급 돼지에게 연민이 들면서...  그럼에도, 먹고 싶다 먹고 싶다... 침 흘리고 있는 저를.. 봅니다. ;; (@나무 산책)
-아하하, 저도 돈생무상과 호접지몽을 쓰려고 댓글창을 열었는데 제 베프 @나무 산책 님께서 벌써 같은 지점에서 ㅋㅋㅋ 지난주 차가운 바람 불던 날, 쫀득쫀득 입에 붙는 돼지 껍데기를 콩가루 대신 갈치 속 젖에 찍어 먹은 저로서는 이 글과 아주 밀접한 어떤 곳에서 입맛을 다시 다시며 ㅋㅋㅋ 인생무상과 돈생무상을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작가님 ㅋㅋㅋㅋ 계속 좋은 글 기대합니다. ^^ (@Namkyung Lee)
-아니, @Namkyung Lee 작가님! 돼지껍데기 앞에서조차 우리 너무, 텔레파시 아니에요? ㅋㅋ 그리고.. 으악. 갈치 속 젖. ㅠ 언젠가 저의 베프 작가님과 마주 앉아.. 맛난 밥 먹고 싶어요. ^^ 이탈리아에서 오리 잡고 계시는 작가님을 초빙하면 될 거 같아요. ㅎㅎ(@나무 산책)


이날 만든 돼지 껍데기 요리는 작게 잘라 살사 디 고추냉이에 찍어 야생 열무와 상추에 곁들여 먹었다.


나의 소중한 이웃분들이 내놓은 솔직한 글을 통해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아집은 버려야 만수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분들이 댓글 속에서 나만 몰랐던 아니 달라도 너무 달랐던 리체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꼴랑.. 돼지 껍데기 하나 만으로 맛을 느끼는 방법이 달랐던 것이다. 


맨 처음 댓글을 올리신 @장미꽃 향기 작가님님의 돼지 껍데기 사랑은 남달랐다. 어떻게 돼지 껍데기를 콩가루에 찍어먹을 생각을 다 하셨는지.. 참 기발한 방법이었다. 상상만으로도 고소하고 쫄깃거리는 식감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방법을 비웃기라도(절대 아님 ㅋ) 하듯이 @Namkyung Lee 작가님은 한 술 더 뜨셨다. 정말 '돼지 껍데기 요리의 끝판왕' 다운 모습이었다.



지난주 차가운 바람 불던 날, 쫀득쫀득 입에 붙는 돼지 껍데기를 콩가루 대신 갈치 속 젖에 찍어 먹은 저로서는 이 글과 아주 밀접한 어떤 곳에서 입맛을 다시 다시며 ㅋㅋㅋ 

    

돼지 껍데기를 콩가루에 찍어먹는다는 발상에 혀를 내둘렀다면, 갈치 속 젖에 찍어먹었다는 발칙한 도발(ㅋ)이 시쳇말로 나를 뻑~!! 가게 만든 것이다. 아내가 좋아하고 나 또한 너무 좋아하는 갈치속젓 맛이 떠오르며, 당장 한국으로 귀국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입맛의 세계는 이런 게 아닐까.. 



한 이틀 날씨가 반짝 개이더니 오늘 아침부터 하늘이 우중충하고 곧 하늘이 무너질 듯 비가 퍼부을 것 같은 날씨다. 거기에 바람이 적당히 살랑거리니 이곳의 날씨는 매우 음산해졌다. 한국의 날씨와 비교는 안 되지만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차고 음산한 날씨에 으스스한 몸을 추슬러 줄 음식 중에 하나가 돼지 껍데기인 것. 그래서 이웃의 입맛을 참조하여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돼지 껍데기를 살사 디 고추냉이(Salsa di Gochunengi_wasabi)에 찍어먹는 리체타를 만들어 본 것이다. 대성공이었다. 잘 삶은 돼지껍데기를 잘라 톡 쏘는 살사에 찍어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빠진 게 있었다. 비노 비앙꼬 대신 소주 한 잔이 급 땡긴 것을 제외하면, 콩가루와 갈치 속 젖에 버금가는 돼지 껍데기 요리라 자부한다. 다시 돼지 껍데기 요리가 시작됐다..!! ^^



COTEANNA DI MAIALE CON SALSA DI GOCHUNENGI
il 03 DIcembre 2019,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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