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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7. 2019

식도락가 사로잡은 명품 해산물

-총알 오징어의 진정한 맛의 세계 이렇다

천하 진미란 이런 것..!!


이탈리아인들이 즐겨먹는 총알 오징어 깔라마리(Calamari) 요리는 다양한 리체타가 존재한다. 리체타를 참고하면 우리나라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양념에서 그러하다. 깔라마리는 주로 삶거나 데쳐서 인살라따(Insalata)용으로 많이 먹는데, 양념은 올리브유와 레몬즙 등을 넣거나 파스타에 비벼 먹기도 한다. 이 같은 리체타는 매우 담백한 맛으로 리스또란떼는 물론 가정에서도 흔히 즐기는 방법이다. 




그러나 깔라마리의 진정한 맛을 아는 식도락가는 멀리 있지 않고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후 나는 줄곧 '해산물 왕국 한국의 식재료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해 왔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사흘 전에 구입한 싱싱한 깔라마리 때문이었다. 어제저녁(6일 현지시각) 싱싱한 깔라마리를 더 이상 냉장고에 방치하지 않고 즉각 요리에 들어갔다.



식도락가 사로잡은 명품 해산물 총알 오징어 요리


총알 오징어의 진정한 맛의 세계는 이러하다. 냉장고에서 냉동 직전의 온도에 보관하던 총알 오징어 전부(스물댓 마리)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다음 프라이팬에 가지런히 넣었다. 찌거나 삶아낼 요량의 한 모습니다. 예열이 잘 된 오븐에서 쪄내면 맛이 배게 된다는 점 눈여겨보시라. 이날 나는 팬 아래 껍질을 살짝 깨뜨린 호두 20알 정도를 깔고 그 위에 깔라마리를 차곡차곡 올렸다.



#1 자료사진이 그런 모습이다. #2 자료사진은 다 익어갈 때쯤 뚜껑을 열고 기록을 남긴 모습이며 #3의 자료사진이 최종적으로 다 익힌 총알 오징어의 먹음직스러운 모습이다. 아래 삐져나온 호두 한 알이 보인다. 대략 5분에서 10분이 소요됐다. #2의 과정이 진행될 때 올리브유 5 큰술을 골고루 흩뿌렸다. 이게 양념이라면 유일하다. 그 과정을 순차별로 영상에 담았다. 참고하시기 바란다.



여기까지 읽어오신 독자분들은 이상한 점 하나를 눈치채셨을 것이다. 왜 총알 오징어를 손질하지 않고 통째로 요리하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 리체타의 핵심이 그곳에 담겨있다.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명품 해산물 요리의 비결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알 오징어를 구입하는 즉시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해서 사용한다. 


깔라마리 요리의 장식은 아드리아해 바닷가 양지바른 곳에서 살고있는 꽃다지 꽃을 사용했으며, 곁들인 양념은 뽀모도로 살사가 전부이다.


그러나 총알 오징어의 진정한 맛의 세계를 아는 식도락가들은 절대 그런 요리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총알 오징어를 통째로 찌거나 삶아서 먹는 것이다. 총알 오징어의 내장이 양념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내장의 풍미는 그 어떤 요리도 쉽게 따라갈 수 없는 맛을 지닌 것이다. 몸통을 잘라보면 순대의 단면처럼 보일 것인데 통째로 삶거나 찐 녀석들의 몸에서 버릴 것은 눈알과 입 혹은 연질 뼈(먹을 수도 있다) 밖에 없다. 



한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해산물 최강자임을 자부한다. 이탈리아에서 별의별 요리를 다 내놓고 나를 유혹해도 나는 결코 우리나라의 해산물을 잊지 못한다. 그중 총알 오징어 통찜은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이날 단숨에 일곱 마리를 비노 비앙꼬와 곁들여 먹었다. 먹어본 자만이 그 맛을 알 뿐이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I CALAMARAI BOLLITI SENZA CONDIMENTO
il 06 Dicembre,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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