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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11. 2019

눈이 건강하면 세상이 아름답다

-아드리아해 바닷장어 올리브유 간장 조림


당신의 눈 건강 몸 건강은 어떠신가요..?!!



오늘 아침(10일 현지시각) 볼일도 볼 겸 시내로 나가 바를레타 재래시장에 들렀다. 장바구니에 담아올 품목은 아드리아 해서 갓 잡아 온 뱀장어(il Grongo_이하 '장어'라 한다)였다. 시장에 들를 때마다 찜해두었던 녀석을 기어코 장바구니에 담을 요량이었다. 평소 가끔씩 들른 어물전의 아주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사나흘 전에 구입했던 새우며 총알 오징어의 맛이 괜찮았는지(Buoni..?) 묻는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전했다. 


그런 한편 싱싱해 보이는 장어를 바라보자 눈치가 얼마나 빠른지, 나의 시선 만으로도 무엇을 원하는지 꿰뚫어 보며 싸게 주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즉석에서 5유로(우리 돈 65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장어 1킬로그램을 구입했다. 이날 장어를 구입한 이유는 현대인의 필수적 영양소인 비타민 A는 물론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진 이유 때문이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터넷 세상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휴대폰의 어플에 매달려 있거나,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허다한 것이다. 그래서 휴대폰의 깨알 같은 글씨와 함께 컴퓨터 모니터의 빛은 눈을 혹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직업적으로 컴퓨터를 많이 다루는 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눈으로 들어오는 오만가지 이상의 정보들 때문에 눈은 물론 인체가 피로를 호소하게 되는 것. 우리 속담에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은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 중 하나이다. 


려진바 한 번 잃은 시력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전에 잘 관리하는 방법 외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산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기는 뇌이며, 그다음은 눈이라 한다. 눈이 좋지 않으면 뇌에 부담이 생기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 뇌의 다른 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쉽게 피곤해진다. 또 상상력이나 연상 능력의 발휘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눈의 기능 등으로 컴퓨터나 휴대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파워 작가분들 혹은 인터넷 유저들이 눈여겨봐야 할 식재료 중 하나가 장어인 것이다. 나 또한 최근 들어 시력이 전 보다 나빠진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컴퓨터에 로그인하는 순간부터 안경을 찾아 써야 했고, 볼 일을 보러 갈 때면 으레 안경을 지참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면 눈을 바라봐야 하고 서류의 작은 글씨는 안경을 필요하게 된다. 또 눈만 봐도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니, 눈은 '마음의 창'과 다를 바 없는 것. 어물전 아주머니가 나의 시선만으로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것도 눈이 보배였던 것이랄까.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건.. 당신이 가진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눈이 보배'라는 말과 함께 한다. 눈이 건강해야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장어 요리를 앞에 두고 참 길게도 끼적거렸다. 눈 때문이었다. 나의 눈 때문이자 브런치에 '내 삶의 기록'을 위한 힘 때문이었다.


장 봐온 장어는 곧바로 깨끗한 물로 씻은 다음 물기가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위 자료사진) 리스또란떼에서는 키친타월로 신속하게 물기를 제거해 사용하지만 뭐가 바쁠 게 있나.. 시장으로 갈 때부터 머릿속에서는 장어 요리가 구상되어있었다. 초간단 리체타를 사용해 몸보신을 할 요량이었던 것.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구고 녀석들을 가지런히 눕힌 후 올리브유 세 큰 술을 넣었다. 그리고 껍질을 까지 않은 마늘 몇 통을 넣고 한소끔 끓는 즉시 약불에서 10분 이상 조린다. 그동안 장어의 육즙과 올리브유 및 간장이 힘을(?) 합쳐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오만가지 양념을 한 휘황찬란한 리체타는 비교가 안 된다.


녀석들이 아드리아 해서 아무런 죄 없이(죄가 있다면 '맛있고 영양가 높다'는 게 유일하다) 어느 날 뭍으로 잡혀왔으므로, 요리 제목은 '아드리아해의 어느 봄날'이라 붙였다. 혹자들은 민물장어와 바닷장어 중에 민물장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양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비싼 돈 지불하고 굳이 민물장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호불호.. 맛은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요리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맛을 배가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즉시 손질을 거친 바닷장어 일곱 마리는 비노 비앙꼬에 휩쓸려 아점으로 사라졌다. 어느날 시야가 흐려지고 힘 조차 없으면 바닥을 헤매다가 사라지게 된다. 그게 좋은가..?!


IL GRONGO_ANGUILIFORMI CON SALSA DI SOYA
il 10 Dicembre 2019, Citta' di Barletta PUGLIA
Piatto e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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