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온 목이 긴 모델
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바닷속으로 빠져들다..!
오늘(17일, 현지시각), 아침운동을 나서면서 이틀 전과 별로 다르지 않은 풍경을 만나게 됐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얌전하기만 한 바다가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있었다. 마치 강력한 바람이 곧 들이닥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날 평범해 보이지만 아주 특별해 보이는 풍경을 만나 걸음을 멈추었다. 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바닷속에서 바다가 연출해 놓은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다.
위 자료사진은 바를레타 내항의 전경으로 오른쪽으로 길게 뻗은 방파제가 아침운동의 한 코스이다. 본문에 등장하는 자료사진은 저곳 방파제 곁에서 촬영된 모습들이다.
이 작품은 메타포의 원 관념을 숨긴 비구상 작품으로 내게 다가왔다. 바다가 내놓은 작품은 비구상으로 작가의 의도보다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의 느낌이 크게 작용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물이라 할지라도 뱀이 혀를 적시면 독이 되고 양이 목을 축이면 젖이 되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것. 아침운동을 통해서 만나는 바다의 변화무쌍한 모습 가운데 오늘 아침의 바닷가 풍경은 독특했다.
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바닷속으로 빠져들다
위 자료사진들은 아침운동에 나선 나의 발목을 붙든 풍경들이다. 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바닷속의 모습에 홀딱 반한 나머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으로 남겼다. 바를레타에 둥지를 튼 이후 처음 만난 풍경이자 매우 독특한 장면들이었다. 작품의 제목은 비구상 작품에 어울려야 했다. 이날 건진 작품의 제목은 이러했다.
아프리카에서 온 목이 긴 모델
여러분들의 느낌은 어떨지 모르겠다. 목이 긴 한 아프리카 여성이 예쁜 귀걸이와 함께 머리를 길게 닿아 패션쇼에 등장한 것 같다. 아프리카 음악의 경쾌한 율동에 맞추어 걸음을 사뿐사뿐 옮길 때 포착한 한 장면.. 이와 함께 바다는 전에 못 보던 생생한 쇼를 연출했다. 그동안 봐 왔던 풍경과 사뭇 달랐다.
바다가 연출한 또 다른 작품들
작고 가느다란 물결이 신비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속에서 앙증맞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고 있는 모습은 추상적 비구상 세계와 다른 비디오 아트의 세상이다. 한동안 짓궂은 날씨를 보이던 바다의 속마음은 그냥 보통의 작가나 화가가 아니라 예술가였다.
이런 장면 들을 연출하기 위해 바다는 봄부터 지금까지 그토록 몸부림쳤나 보다. 아침운동을 끝내고 돌아서는 길에 자전거 한 대를 만났다. 바로 곁에는 문어 낚시 삼매경에 빠진 낚시꾼이 봄볕을 닮은 태양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L'opera di non immaginazione prodotta dal mare
il 17 Dicembre 2019,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