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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10. 2020

아내가 감동한 사진 한 장

-구두 두 켤레에 새겨진 행복했던 추억

남자 사람이 잘 모르는 여자 사람의 속 마음..!!



얼마 전의 일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우리의 추억까지 다 옮겼다. 피렌체서 살 때 아내와 함께 한 매장에서 구입한 수제 구두도 이삿짐에 포함되었다. 이삿짐이라 해본들 몇 안 되지만 그 속에는 우리 생애 최고의 가치나 다름없는 추억이 포함됐다. 


피렌체의 오래된 구둣방은 일 뽄떼 알라 까라이야(il Ponte alla Carraia) 근처에 있었다. 어느 날 아내와 산책길에 만난 그곳은 우리 맘에 쏙 들었다. 수제 구두는 꽤 비쌌다. 이때부터 쇼핑의 달인 아내의 성화가 이어졌다.


"자기.. 좀 더 깎아봐..!!"


그래서 흥정에 흥정을 거듭한 결과 30% 정도 가격을 깎아 구입했다. 우리가 관광객이라면 어림도 없는 가격이었다. 현지에 살고 있다고 물음에 답한 결과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결제가 끝난 다음부터 우리는 시내로 외출할 때마다 신발을 갈아신었다. 


세상 최고급 브랜드가 이곳에 모여있는 이유가 다름  아니다.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는 세계인들의 패션 무대나 다름없는 현장이다. 지구별 사람의 최고 명소가 피렌체였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상술의 현장이었지만 사람들은 너도 나도 남들이 누리는 세상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외출에 나설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그들의 흥분한 표정을 보게 된다. 평생 단 한 번쯤 누리는 르네상스의 고도..


"빨리 이탈리아로 돌아가고 시포..!!"


그곳에 발 도장을 찍었던 신발 두 켤레가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이삿짐을 풀어놓고 보니, 그때 생각이 나서 그냥 페북에 실어 보냈던 사진 한 장이었다. 남자 사람이 잘 모르는 여자 사람의 속 마음이 이런 것일까.. 아내가 감동의 메시지를 즉각 보내왔던 것이다.



DUE PAIA DI SCARPE DA FIRENZE
il 09 Gennaio 2020, Barletta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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