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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2. 2020

갈매기는 높이 날지 않는다

갈매기의 꿈과 나의 꿈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살아가는 것일까..



바닷가에 노란 풀꽃이 피어있는 이곳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항구 곁 방파제 위의 풍경이다. 아드리아해 연안에 위치한 바를레타 내항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방파제 너머로 아드리아해가 전설처럼 드리워져 있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17일 자로 날씨가 반짝 개이면서 봄 날씨를 연상케 했다. 바다는 잠잠하고 볕은 따뜻했다. 


풀꽃들은 어떻게 이때를 알았는지 샛노란 꽃잎을 내놓는 것이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거나 추운 날씨에는 꽃잎을 내놓지 않다가 그 짧은 시간에 꽃을 피우는 게 아닌가. 아침운동을 나가면 맨 먼저 방파제 입구에서 만나게 되는 이 장소 바로 뒤편에는 오리가족이 살고 있고 그 곁으로 갈매기들이 무리를 지어 망중한을 즐기는 곳. 




2019년 12월 9일




날씨가 진공상태처럼 잠잠해지던 날 몇 장의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그곳에는 하루 종일 거의 꼼짝달싹도 하지 않던 갈매기들이 어떤 시민이 던져주는 빵조각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잠시 바다 위를 날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다시 바닷가로 돌아갔다. 작은 빵조각 하나 때문에 비행을 시작했던 것일까..



2019년 12월 17일




오래전에 읽었던 베스트셀러 <갈매기의 꿈_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전직 비행사 출신인 리처드 바크가 썼다. 이 책은 무명작가였던 그를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시키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당시에 유행했던 말 중에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것도 갈매기의 꿈 때문이었다. 



2020년 1월 18일




1970년에 발표된 이 책은 출간된 지 5년 만에 700만 부가 팔렸다고 전한다. 실로 엄청난 판매 기록이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7천만 혹은 7억 뷰를 예사로 듣게 되지만 책 한 권이 일으킨 반향은 위대함 그 자체였다. 단편소설 갈매기의 꿈에 등장하는 키워드는 꿈과 도전과 자유와 비상 그리고 훈련과 고독과 사랑이었다. 


소설은 비행사였던 저자가 당신의 경험을 갈매기 한 마리를 통해 그려놓은 모습이었다.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먼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꿈을 꾸게 되고, 눌린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함을 얻게 되는 것.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호연지기를 키우며 부단한 자기 노력을 통해 꿈을 성취해 나가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갈매기보다 좀 더 다르고 고상할까.. 한 갈매기는 이웃의 갈매기들 보다 새로운 꿈을 꾸며 모험을 시작했다. 이웃들이 늘 같은 동선을 따라 먹이를 찾으러 다닐 때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이웃들이 먹이에 심취해 있는 동안 어떻게 하면 하늘을 잘 나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꿈을 꾸었던 것이다. 


그는 처음에 실패를 거듭했다. 그리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추락과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이웃들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에 다다라 있었다. 맨 처음 그는 바다 위를 600미터까지 솟구쳤다가 시속 220 킬로미터로 날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해돋이가 시작되는 바다 위에서는 1500미터 상공까지 솟구친 후 시속 340킬로미터로 수직 낙하 비행을 감행해 성공한 것이다. 그 후 공중회전으로 낙하하는 등의 기술로 갈매기 무리의 역사를 바꾼 것이다. 보라매도 아닌 것이 독수리도 아닌 것이.. 어느 갈매기의 위대한 비행의 역사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볕이 좋은 날 풀꽃 조차 꿈을 꾸는 세상이다. 볕이 점점 더 따뜻해지면서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I GABBIA NON VOLANO IN ALTO
La Spiaggia della Citta' di Barlett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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