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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12. 2020

돌 보기를 여자 사람 보듯 하라

-바위 덩어리의 재발견

보다 살만한 세상.. 그곳에 여자 사람이 있었다..!



저 멀리 하얀 눈을 소복이 머리에 인듯한 산이 보인다. 실상은 눈이 아니라 흙에 매장된 대리석 채석장의 모습이다. 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나 주에 속한 이곳의 지명은 까르라라(Carrara) 현으로 인구 6만 명이 조금 더 넘는 시민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지근거리에 리구리아 주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저곳은 르네상스 시대 이전부터 채석되어온 까르라라 대리석(marmo di Carrara)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위 자료사진은 버스 속에서 까르라라 채석장을 바라본 풍경..


내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요리학교의 현장 체험학습 때문이었다. 이곳에서는 대리석이 무한 널려있으므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지는 조각품은 물론 건축자재와 식품에 까지 활용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라르도(il Lardo)의 제조과정을 직접 눈으로 만나기 위해 일행들과 함께 다녀온 곳이다. 


미켈란젤로의 원작품 '다비드(David)'는 피렌체의 갈레리아 델라 아카데미아 (Galleria dell'Accademia di Firenze)에서 아내와 함께 관람하며 촬영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섹시하다.



라르도는 돼지비계를 염지하고 향초 등으로 양념한 다음 대리석 관에 넣고 얼마간 숙성시켜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현지에서도 비싼 값에 팔려나가는 라르도의 산지가 까르라라 혹은 마싸(Massa) 지역이었다. 대리석 채석장에서부터 바다까지는 거리가 비교적 가까웠으므로, 채굴된 대리석은 배에 실려 피렌체 등지로 운송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오늘날과 달리 매우 열악한 환경(지도 참조)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다비드( 1501년부터 1504년까지 3년 동안 대리석으로 만듦, 높이 410cm)만 놓고 봐도 가로 세로의 크기를 짐작하면 매우 무거운 무게이다. 그런 대리석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채석장에서부터 바닷가로 이동하고, 다시 피렌체 등지로 운송하려면 여간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작품 하나에 열광하는 뒤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게 운반된 대리석들은 최초 바위 덩어리에 불과했지만, 불세출의 영웅 미켈란젤로를 만나는 순간부터 생명을 얻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피렌체서 살 때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당신의 명성이 그저 된 게 아니란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의 생애를 돌아보니 어디서부터 그를 이해해야 할지 모두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말았던 것이다. 그는 89세의 일기로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작품 활동에 손을 놓지 않았다. 



임종 직전, 그는 친구 살비아티에게 "내가 영혼의 구원을 위해 충분히 행하지 못한 점과 내 직업에서 알파벳을 겨우 배우기 시작할 때 죽게 되어 유감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당신이 평생을 통해 남긴 작품들은 이미 기적에 가까울 정도였지만,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당신의 예술작품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러하다.




"나는 대리석 속에서 숨을 쉬고 있는 천사를 본다. 

돌 속에 갇힌 천사가 빠져나와 날 수 있도록 심혈을 다해 조각한다."


"Vedo un angelo che respira nel marmo. 

Scolpisco il mio cuore in modo che l'angelo intrappolato nella pietra possa fuggire e volare."

-Michelangelo Buonarroti





오늘 아침 방파제로 산책 겸 운동을 나서면서 평소에 마음먹었던 일을 실천했다. 방파제 입구로부터 바를레타 내항 끝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바위 덩어리를 보면서 "그 모습 그대로 작품"이라 생각하며 카메라에 담았던 것이다. 바를레타로 거처를 옮기고 방파제 코스를 주로 이용하면서 전혀 심심치 않게 만든 풍경이 돌에 새겨진 무늬였다. 닮은 듯 서로 다른 바위 덩어리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황금 보기를 돌보기처럼 하라'는 최영 장군 님의 명언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이 말씀을 인용하여 '돌 보기를 여자 보듯 하라'라고 고쳐 부른 것이다. 


위 영상은 이날 방파제 곁에서 만난 바위 덩어리 등을 편집해 놓았다. 분량이 많았으므로..(창을 확대해서 보면 실물을 보는 듯 현장감이 뛰어납니다.)


조물주가 여자 사람을 맨 나중에 만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세상 모든 것을 만들어 놓고 그다음에 남자 사람을 만든 조물주는 남자의 배필로 여자 사람을 만들었다. 잘 생각해야 한다. 돕는 배필이란 뜻이 남자 사람의 몸종 정도로 여기면 작은 코 더 작고 납작하게 된다는 거.. 땅은 여자 사람의 세상이다.



남자 사람을 활동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은 여자 사람으로부터 비롯되고, 그것은 여자 사람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두 말할 것도 없는 위대한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속에서 숨을 쉬고 있는 천사를 봤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위대함이 오롯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그리고 돌 속에 갇힌 천사에게 날개를 달아준 사건.. 어린 미켈란젤로는 망치와 끌과 연필과 붓 등으로 전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놓았던 것이다. 예술은 이런 것! 그런 그가 생각난 아침나절이다. 



LA MEMORIA DEL MICHELANGELO BUONARROTI
il 11 Febbrai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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