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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02. 2020

썰물의 마술

-비단 안개에 싸인 오르노삐렌 삼각주의 아침 

우리는 언제쯤 눈이 멀어질까.. 눈에서 멀어질까..?!



서기 2020년 4월 2일 새벽 4시경 눈을 떠보니 아내가 먼저 일어나 컴 앞에 앉아있다. 세상은 진공상태처럼 변한 지 꽤 오래됐다. 잠자리에 들면 가끔씩 들리던 작은 소음 조차 잠이 들었는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가 숱하다. 뿐만 아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아예 사라졌다. 새벽에 눈을 뜨면 이 같은 현상은 도드라져 태양계를 떠나 어느 먼 우주로 여행을 하고 있거나 꿈속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보니 책상 위 컴 앞에 앉은 아내의 얼굴이 파랗게 보인다. 표정까지 파랗게 보인 건 무슨 까닭일까.. 요즘 우리의 일상은 집콕 혹은 방콕이 일상이 되었으며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이 흘쩍 지나간 듯하다. 우리뿐만 아니다.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 다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비루스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연유도 모른 채 세상을 등지고 있었다. 그 숫자가 어느덧 50만 명에 육박했다.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 수는 대략 75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75억 5천 명 가량이라고 한다. 이 같은 수치는 현재 추세로 보아 오는 2030년이 되면 8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이언스 타임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영국 플리머스(Plymouth) 대학교 생명공학과(Biological Science) 조지 리틀존 교수(Dr. Gorge Littlejohn)의 말을 인용해 "50%의 음식물이, 30%의 신선한 물이, 50%의 에너지가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폭풍 전야(gathering storm)와 같다."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니 지구환경의 오염이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이랬다. 


OECD는 인구 증가로 인해 2030년이 되면 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지금 보다 10억 명 이상 늘어나고 대기오염으로 인해 지표면 오존과 관련 조기사망이 4배, 미세먼지에 관련된 조기 사망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기후변화, 물 부족, 에너지 부족, 환경오염 등이 심화된다.



위의 내용은 현대인들이 미디어 등을 통해 이미 학습한 것들이다.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른 새벽 눈을 뜬 후 북부 파타고니아 오르노삐렌의 풍경을 펼쳐놓고 보니, 요즘 우리를 매우 힘들게 하는 꼬뷔드-19(COVID-19)의 정체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인구 75억 명 중에 50만 명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는 수치로 환산하면 전혀 문제처럼 생각되지도 않을 미미한 수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나게 될 수치를 더하고, 비루스의 탄생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 우리가 방관한 비루스 사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대재앙에는 무슨 전조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속담에 "방귀가 잦으면 똥 싸기 쉽다"라는 말처럼 쓰나미 현상의 배경에는 수중 대폭발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비루스 사태를 대하는 자세가 임시방편으로 끝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생산(?)한 오염물질들은 비루스의 생태계를 위협한 나머지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상처럼 생각해 보는 것. 


지구별의 창조론에 따르면 미시세계든 거시 세계든 각자의 사명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비루스들은 그들의 사명에 따라 활동하고 있을 뿐, 전혀 죄의식 따위는 느끼지 못하는 것이랄까.. 문제는 당장 발 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 그다음일 수 있다. 인류가 힘을 합하여 이번 사태를 물리친다고 해도 사태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것. 



새벽에 일어나 오롯이 자태를 드러낸 북부 파타고니아 오르노삐렌의 삼각주로부터 매우 평범한 영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 제목을 <썰물의 마술>이라 썼다. 포스트에 등장한 풍경들은 조금 전까지 바닷물에 잠겨있던 곳이며, 썰물이 시작되자 광활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밀물 때와 전혀 다른 비경이 여행자를 현혹하고 있었던 것. 달과 지구와 태양계와 우주가 연출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순회가 어느날 마술로 다가오는 것이다. 



밀물이 가린 삼각주의 풍경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감추어진 비경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가 하면 이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늘 보던 풍경이어서 별 관심도 없다. 요즘 세계인을 놀라게 하며 패닉 상태로 빠뜨린 비루스 사태 조차 자연의 일부일 것. 



그래서 세계인들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꺼야겠지만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대재앙의 근본 원인을 알아내 처방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당장 백신 개발도 중요하겠지만 그건 미봉책에 불과하고 그때쯤 비루스는 또 다른 얼굴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따라서 생명공학을 연구한 과학자들의 충고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함부로 쓰다 버린 오염물질이 비루스를 살찌우는 밥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인간이 마음 놓고 잘 살 수 있는 청정지역을 유지하는 것만큼 소중한 자산이 없는 것 같다. 자연(창조)의 질서를 어기면 그에 상응하는 후사가 도래하지 않을까.. 라틴어로 쓰인 불가타 성경 창세기 1장(Biblia Sacra Vulgata, Liber Genesis, 1)은 이렇게 말한다.



In principio creavit Deus caelum et terram. 한 처음에 신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어쩌면 인간이 신의 흉내를 내는 동안 이 같은 재앙은 영원히 반복될지도 모르겠다. 썰물의 마술로부터 배운다.



IL NOSTO VIAGGIO IN SUD AMERICA CON MIA MOGLIE
La mattina del delta di Ornopiren avvolto nella nebbia di seta 
il 2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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