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내가 만난 콜로세움의 진정한 용도
평민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귀족들의 식탐..!!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면서 달라진 것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우리가 말하는 보통의 음식과 달리 요리는 식재료를 단순히 익히거나 가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먹기 좋게 맛있게 만드는 것 등을 말한다. 기근이 들면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이 없어서 배를 쫄쫄 곯아가며 살아가고 있는데 귀족들은 음식을 앞에 놓고 맛 타령을 하고 자빠진 것이다.
이런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록에 빼곡히 남아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기록은 식탐이 도를 지나쳐 허접하기 짝이 없는 욕망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처먹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눈 앞에 두고 조금이라도 더 먹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다. 요리 공부를 시작하면서 요리에 얽힌 가십도 살펴보게 되는 것.
그때마다 나는 "좀 작작 처먹어라"며 혼잣말로 그들을 비판하며 평가절하했다. 만약 이런 생각이나 행동이 당시에 발각되었다면 당장 처형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이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요리사라 할지라도, 그들의 식탐 비판이 알려지면 제 명대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만찬 풍경을 좀 더 살펴볼까..
식탐과 독살에 쓰인 새의 깃털
귀족들은 만찬이 시작되고 요리가 제공되면서 더 이상 구겨 넣을 자리가 없으면 음식을 토하고 다시 먹었다. 처음에는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어 음식을 토해내고 다시 처먹었다. 그리고 이 같은 방법은 진화를 거듭하여 마침내 토해내는 기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기쁨은 꼬로나비루스를 퇴치하기 위한 진단키트나 드라이브 스루 이상으로 도취되었을 것이다.
토해내는 기구는 다름 아닌 새의 깃털이었다. 새의 깃털을 목구멍 깊숙이 집어넣으면 웩하고 음식을 토해해는 것이다. 글을 끼적거리면서 그 장면을 생각하니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이러한데 귀족들의 식탐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쳐 나로부터 '처먹는다'라는 표현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 위 자료사진은 나의 브런치 천국의 맛 게껍딱 양송이 구이 표지에 사용한 것으로 본문의 내용과 무관함.
이런 일은 곧 황제가 될 네로의 엄마가 자기의 남자, 그러니까 자신의 남편이 된 작은 아버지 끌라우디우스(하여튼 족보는 졸라 복잡해요. ㅜ ) 황제를 독살시키는 장면에 등장하게 된다. 독살 놀이에 빠진 네로 황제와 엄마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다가오는 만찬(황제의 생일 축하연)을 거사일로 잡고 즉시 실행에 들어갔다. 루꾸따는 맛있게 만든 버섯 요리에 독초 만드라고라(Mandragora_Mandrake, Mandragera officinerum) 식물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상한 반응이 일어났다. 독살을 시도한 즉시 황제는 게거품을 물고 죽어야 하는데 몸을 뒤틀며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그립 삐나를 바라봤다.
"윽.. 네년이 감히 내게 독살을..!!"
네로의 엄마 아그립삐나와 독살 전문가 루꾸스따가 클라우디스 황제의 생일 만찬에서 독살 음모가 실패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체로 이런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만찬장 곁에 있던 시의(侍醫_임금과 왕족의 진료를 맡은 의사)나 경호원 등이 즉시 출동해 황제를 위기로부터 구해낼 게 틀림없다.
먼저 독이 든 음식을 강제로 토해내기 위해 새의 깃털을 목구멍으로 넣어 독을 토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시의가 새의 깃털을 황제의 목구멍에 집어넣자마자 황제는 숨을 거둔 것이다. 그렇다면 시의가 사용한 새의 깃털은 80%에 달한다는 중국산 불량 진단 키트 같은 것이었을까..
네로의 엄마 아그립삐나는 그의 남자 끌라우디스 황제를 독살하기 위해 적지 않은 공을 들였던 게 기록으로 나타났다. 그녀가 자기 남편을 독살 시키기 위한 음모는 대략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 아들 네로를 황제로 등극시켜 권력을 극대화시켜보고자 한 것. 둘째, 자기 남자 끌라우디스 황제는 이미 남자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고물로 변한 것 등으로 정리해 봤다.
젊디 젊은 네로 엄마의 남성 편력은 이미 언급한 바 웬만한 바람둥이 남자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마음먹고 치마만 걷으면 누구든지 보쌈을 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녀는 14살 때 오빠로부터 당한 강간으로부터 트라우마를 겪으며, 이판사판의 길을 걷는 동안 남자 혹은 권력의 속성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황후가 된 이후로 그녀가 손짓이나 눈짓만으로도 시종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랄까..
악마의 사과로 불리운 독초 만드라고라의 정체
그 가운데 남자 구실을 못하는 황제 대신 스스로 <n방>을 자처하며 침실로 끌어들인 남자는 적지 않았을 것 같다. 황제가 출장(?)을 나가는 즉시 시의나 경호실장 등을 불러들였던 게 분명해 보인다. 이들은 황후의 명에 따라 그녀 곁으로 다가간 것으로, 누구의 의심을 받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받지도 않았다. 끌라우디스 황제가 독살되기 전까지 이 같은 일탈은 끊이지 않았을 것이며, 황제가 독살되기 직전까지 이들은 네로 엄마의 독살 음모(쿠데타)에 가담한 정황이 기록에 남아있는 것이다.
네로를 황제의 양자로 만든 네로 엄마 아그립삐나는 서기 54년 10월 끌라우디우스 황제의 생일 축하연에 사용한 버섯요리에 독초 만드라고라에서 추출한 독을 넣어 황제를 독살시키려 했다. 그러나 황제가 버섯요리를 먹고 토했으므로 독 기운이 몸 안으로 퍼지지 않았다. (윽.. 네년이 감히 내게 독살을..!!)
아마도 이런 경우 가슴이 섬뜩한 사람들은 독살에 가담한 사람들일 것이다. 만약 황제가 죽지 않고 살아난다면 쿠데타에 가담한 사람 전부는 처형될 게 분명했다.
독초 만드라고라는 실존하는 식물로 중세 시대에 쓰였던 약용 식물이다. 열매는 최음제로 사용되었고, 뿌리는 마취제로 쓰기도 했다. 보라색 꽃과 오렌지색 과실을 가진 식물로 뿌리 부분은 우리나라의 인삼처럼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 자세히 보면 손발과 남녀의 생식기까지 갖추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고 말하며, 모양에 따라 남자와 여자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열매는 악마의 사과(Devil’s apple)로도 불리고 있었다. 이 독초의 주성분은 스코폴라민(scopolamine), 히요스치아민(Hyoscyamine), 아트로핀(atropin) 등이 혼합되어 독 작용을 발휘하는 독초로써 이를 소량 사용하면 마약으로도 작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독 작용을 빠르게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아코니틴(Aconitina) 독을 포함한 부자를 사용하곤 한다는데 끌라우디우스 황제 독살의 경우 독버섯을 겸용했다는 것이다.
엄마의 독살 거사로 황제에 오른 네로
이런 경우의 수가 다 적용되기 위해서는 단지 독살 전문가 한 사람만의 힘으로 거사가 성립될 수는 없을 것이다. 주방의 요리사 손으로부터 떠난(혹은 요리사까지 가담하여) 후, 만찬장까지 이어지는 동선에 독을 첨가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거나 누군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찬장에 등장한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 같은 만행을 숙지하지 않았다고 해도, 최소한 몇 명은 거사에 가담했을 게 분명하다.
그중 요리사와 경호실장(?)과 시의가 네로 엄마로부터 거사 후의 권력을 약속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들은 일찌감치 네로 엄마의 침실에서 약속한 비밀을 자켰어야 했을 것이다. (절대 비밀이야! 너와 나 밖에 모르는..!!)
음모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황제가 독이 든 요리를 먹고 토해낸 다음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자 시의 끄세노뽄은 즉각 새의 깃털을 황제의 목구멍에 넣었는데.. 황제가 비틀거리며 깨어나려고 하자 네로 엄마 아그립삐나는 시의에게 눈짓을 했다. 실패할 경우의 수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시의는 "좀 더 토해내게 한다"면서 깃털을 목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 황제는 즉시 몸부림을 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죽었다. (무서운 세상이야..!!)
대체로 음식을 통해낼 때 사용하는 깃털 사용방법은 식도 상부를 자극하는데 비해 황제의 경우는 기도의 상부를 자극하고 폐쇄한 게 사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숨구멍을 막아버린 것이다. 만찬장의 사람들은 잠시 놀랐으나 그때뿐이었다. 그리고 독살은 성공하여 네로의 엄마 아그립삐나가 그토록 바랐던 네로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독살을 성공시키고 권력까지 쟁취한 이들 모자의 앞날은 순탄할까.. <계속>
오늘 이탈리아 COVID-19 사망자 +602(누적 사망자 수 21,067명)..!!
Coronavirus in Italia: 162,488(확진자 +2,972) casi, 21,067(사망자 +602) morti, 37,130(치료자(+1,695) i guariti -Il bollettino al 14 Aprile. (출처: www.worldometers.info)
어제(Il bollettino al 13 marzo.)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및 치료자 수 Coronavirus in Italia: 159,516(확진자 +3,153)casi, 20,465(사망자 +566) morti, 35,435(치료자(+1,224) i guariti
-2020년 4월 14일 오후 19시 07분(현지시각) 현재, 이탈리아 꼬로나비루스(COVID-19) 전염병 누적 확진자 수는 162,488(확진자 +2,97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21,067(사망자 +602)명으로 집계됐다. 치료자 수는37,130(치료자 +1,695)명으로 집계됐다.
오늘 눈에 띄는 수치는 확진자 수이다. 처음으로 2천명대로 줄어들었다. 또 치료자 수는 늘었으나 사망자 수는 전날 대비 36명이 더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미루어 이탈리아 꼬뷔드-19 사태는 조금씩 나아질 기미가 보이는 것 같다.
Piatti velenosi e a base di funghi usati per l'avvelenamento
il 15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