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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9. 2020

로마 황제 네로와 엄마의 암투

#5 내가 만난 콜로세움의 진정한 용도

로마제국의 부끄러운 속살..!!


로마의 4대 황제 끌라우디우스(Tiberius Claudius Caesar Augustus Germanicus)가 사망하자 그의 죽음을 둘러싼 소문은 무성 해지며 초음속으로 퍼져나갔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조차 없던 시절, 입소문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었을 것으로 당시를 재연해 보면 이러하다. 


로마 시민들의 입소문 속에는 황후인 아그립삐나의 관계까지 더불어 증폭되었다. 미모의 조카와 삼촌의 결혼에 원로원이 나서서 합법적으로 결혼을 했지만, 우격다짐이었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 중 하나이다. 근친상간을 합법화하고 네로(Nero Claudius Caesar Augustus Germanicus)를 양자로 삼은 사건은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했다. 그래서 항간의 소문은 미모의 네로 엄마 아그립 삐나가 꾸며낸 음모이자 독살이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말했을까.. 



그도 그럴 것이 끌라우디우스 황제의 아들 브리따니쿠스는 황위를 계승하기에 어린 나이이기도 했지만 간질(癎疾)을 앓고 있었다는 것. 클라우디우스가 조카와 결혼한 사실만으로 근친상간 이상의 의혹이 자자할 수 있었던 배경이 그러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자충수를 둔 끌라우디우스 몫이나 다름없었다.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죽기 전까지 네 명의 배우자를 두었다. 서기 9년에 쁠라우띠아 우르굴라닐라와 결혼한 황제는 서기 24년에 이혼했다. 그리고 4년 후 이번에는 아일리아 빠이띠나와 결혼(서기 31년)을 했는데 3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이혼했다. 이혼과 결혼은 반복되고 있었다. 



그로부터 다시 7년 후(서기 38년) 발레리아 메살리나(Valeria Messalina)와 결혼을 했다. 이때 낳은 소생이 브리따니쿠스(Tiberio Claudio Cesare Britannico)이며 간질을 앓는 아이였다. 그런데 메살리나는 서기 48년에 아들 브리따니꾸스와 딸 옷따비아(Claudia Ottavia )를 남기고 죽고 말았다. 


* 영상은 탁란(托卵)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네로 황제와 엄마 아그립삐나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아그립삐나가 차지한 것이며, 미모의 엄마를 둔 네로는 졸지에 양자의 위치에서 로마 제국의 제5대 황제로 즉위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둥지를 짓지않는 뻐꾸기처럼 붉은머리 오목눈이 둥지에 탁란을 한 얄미움 이상의 기생풍경이다. 아그립삐나는 메살리나가 죽은 직후인 서기 49년에 끌라우디우스와 결혼을 하고, 서기 54년 10월 13일, 만 63세의 일기를 끝으로 네로 엄마의 독살 표적이 된 것이다. 



네 번째로 맞이한 배우자(조카)의 손에 독살된 그의 반복된 결혼과 이혼이 로마 시민들에게 아름답게 조명되었을 리가 없다. 그 틈을 교묘히 이용한 여자가 네로 황제의 엄마 아그립삐나였을 것. 그러나 이들은 로마 제국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지만, 실상은 매우 위태위태했다. 지난 여정 독살에 사용한 독초와 버섯요리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음모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황제가 독이 든 요리를 먹고 토해낸 다음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자 시의 끄세노뽄은 즉각 새의 깃털을 황제의 목구멍에 넣었는데.. 황제가 비틀거리며 깨어나려고 하자 네로 엄마 아그립삐나는 시의에게 눈짓을 했다. 실패할 경우의 수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시의는 "좀 더 토해내게 한다"면서 깃털을 목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 황제는 즉시 몸부림을 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죽었다. (무서운 세상이야..!!)

대체로 음식을 통해낼 때 사용하는 깃털 사용방법은 식도 상부를 자극하는데 비해 황제의 경우는 기도의 상부를 자극하고 폐쇄한 게 사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숨구멍을 막아버린 것이다. 만찬장의 사람들은 잠시 놀랐으나 그때뿐이었다. 그리고 독살은 성공하여 네로의 엄마 아그립 삐나가 그토록 바랐던 네로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독살을 성공시키고 권력까지 쟁취한 이들 모자의 앞날은 순탄할까..





엄마로부터 독살을 학습한 네로 황제


네로의 엄마가 황제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은 건 대략 두 가지였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중 하나는 네로를 일찌감치 양자로 앉힌 그녀의  복심이자 음모였던 것.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치마를 걷어붙였다. 삼십육계 중 제31계로 불리는 미인계(美人計)에 로마 제국이 속절없이 농간을 당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이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네로였다. 네로 엄마는 네로에게 이 같은 사실을 주입시키며 네로에게 입단속을 시켰을 것이다. 이렇게..!


"이게 다 너를 위해 하는 짓이니 절대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돼..!!"




또 하나.. 네로 엄마의 복심은 권력의 중심에 서는 것. 네로를 앞세워 로마제국을 마구잡이로 흔들어 보고 싶었을 것이다. 17세에 황제에 오른 네로 그리고 황제의 어머니 즉 황태후(皇太后)가 된 아그립삐나는 서서히 자신이 처 놓은 덫에 걸려들 위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황제가 된 네로는 몇 년간 선정을 베풀었고 로마 시민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전혀 엉뚱한 곳에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엄마의 정부였던 빠를라스가 눈에 거슬리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네로는 처음부터 그가 싫었지만 황제가 된 후로 보고되는 방자한 그의 일탈이 심상치 않자 네로는 그를 추방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다. 그 즉시 펄펄 뛴 건 네로 엄마였다. 이제 좀 살만한가 싶었더니 네로가 당신의 사랑을 내동댕이 처버린 것이다. 네로 엄마는 한마디로 방방 떴다. 그리고 네로를 향해 독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야 이놈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를 무시해.. 너는 본시 황제 자격이 없는 놈이야. 정통적 계승자는 브리따니쿠스(Tiberio Claudio Cesare Britannico)란 말이야. 널 가만두나 봐..!!"


네로는 섬찟했다. 그는 잠시 권력에 심취했던 나머지 그의 정체성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네로는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첫 번째 왕비 발레리아 메살리나(Valeria Messalina)가 낳은 정통 후계자인 동생 브리타니쿠스의 존재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엄마가 음모 사실을 까발리게 되는 즉시 네로의 위치가 흔들릴 게 틀림없었다. 따라서 네로는 아예 브리타니쿠스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엄마로부터 학습한 독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며 음모를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계속>



*아래는 시리즈로 끼적거린 부제 내가 만난 콜로세움의 진정한 용도꼴로세오의 자료(l’immensa reggia di Nerone_광대한 네로의 궁전)중 하나로 당시를 상상해 볼 수 있는 다큐 영상이다. 아울러 꼬뷔드-19 이탈리아 통계 수치를 언급해 두었다.

로마 황제 네로와 엄마의 암투
독살에 사용한 독초와 버섯요리
독살 놀이에 빠진 네로 황제와 엄마
네로 황제 엄마의 일탈과 음모
남들 다 고개를 끄덕일 때


Coronavirus in Italia: 175,925(확진자 +3,491) casi, 23,227(사망자 +482) morti, 44,927(치료자(+2,200) i guariti -Il bollettino al 18 Aprile. (출처: www.worldometers.info
Coronavirus in Italia: 172,434(확진자 +3,493) casi, 22,745(사망자 +575) morti, 42,727(치료자(+2,563) i guariti -Il bollettino al 17 Aprile. (출처: www.worldometers.info
Imperatore romano Nerone e memo della madre
il 18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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