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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2. 2020

네로 황제와 엄마의 막장 드라마

#6 내가 만난 콜로세움의 진정한 용도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는 것일까..?!


서기 2020년 4월 21일(현지시각), 이탈리아의 꼬뷔드-19(Coronavirus in Italia) 확진자 수는 183,957명으로 이틀 전(20일)에 비해 2,729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수는 24,648명으로 오늘 하루만 534명이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치료자 수는 51,6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통계 수치는 이탈리아 꼬뷔드-19의 증가세가 눈에 띄게 상승세를 탈 때부터 브런치에 기록하게 됐다. 대략 지난 3월 10일 전후부터 시작된 이 기록은 어느덧 한 달을 훌쩍 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사이 상승세는 조금씩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이탈리아 국민들은 물론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까지 방콕을 하며 바깥출입을 거의 삼가고 있었다. 참 답답한 일상이었으며 매일 아침 운동 겸 산책을 나서던 아내는 시쳇말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한 달 열흘 정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비루스 때문에 세상은 완전히 변하고 있었다.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된 꼬뷔드-19가 중국과 한국에서 난리를 피우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같은 일은 금세 달라졌다. 한국이 비루스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정부와 의료진은 물론 국민들이 미친 듯이 공격적 대응에 나설 때, 뒷짐을 지고 있던 나라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그들은 선진국이라는 이름표를 단 나라들이었으며 그중 한 나라가 이탈리아였다. 중국,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럽의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탈리아가 비루스 때문에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그 여파는 유럽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탈리아가 겪는 국민적 고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대서양을 너머 미국까지 삼키면서 미국은 뉴욕을 중심으로 초토화되고 있었다. 


세계가 비루스 때문에 악몽을 꾸는 듯할 때 기적 같은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잠시 바이러스 때문에 제3세계의 후진국처럼 여겼던 한국의 꼬뷔드-19 사태는 확산세를 멈추고 점점 둔화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최초 상위 2위에서 졸지에 26번째(21일 현재)로 추락(?)하는 기쁨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 비루스 방역 대책을 소홀히 한 그들이 겪는 악몽에 놀라고, 한국의 방역 시스템에 놀라며, 국민과 정부가 한데 똘똘 뭉친데 대해 놀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15일에 치러졌던 총선에 대해 놀랐으며, 총선 결과에 대해 다시금 놀라며 뉴스 속보로 타전하고 있는 것이다. 




*위 꼴로세오가 중심에 위치한 로마의 자료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모셔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같이 지구별의 주역으로 등장한 배경에는 사전에 미리 준비한 방역시스템이 돋보였다. 이미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슬루 등 확진자 추적 장치와 격리 등 공격적 대응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며 단군 이래 최초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비루스 때문에 세계가 악몽을 꾸고 있었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악몽보다 더 좋은 해몽의 기회가 찾아들었다고나 할까.. 


나는 그동안 방콕을 통해 어떻게 하면 하루를 유익하게 잘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 끝에 얼마 전부터 브런치에 로마의 꼴로세오의 배경이 된 네로 황제와 그의 엄마 등에 얽힌 이야기를 끼적거리고 있었다. 서양사 혹은 고대 로마사에 얽힌 이야기들은 별로 흥미롭지 않았지만, 관련 자료를 펴놓고 번역을 하는 등 이야기를 몇 자 끼적거리는 동안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동안 연재한 브런치 글은 이랬다. 

네로 황제와 엄마의 막장 드라마 & COVID-19
로마 황제 네로와 엄마의 암투 
독살에 사용한 독초와 버섯요리
독살 놀이에 빠진 네로 황제와 엄마
네로 황제 엄마의 일탈과 음모
남들 다 고개를 끄덕일 때





침묵의 도시로 변한 로마


*이하 이미지와 영상은 이탈리아의 꼬뷔드-19(Coronavirus in Italia)와 관련된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의 풍경이다. 이미지는 영상에서 캡처한 것으로 로마는 침묵의 도시로 변한 모습이다. 한 때 지구별의 중심축이었던 도시를 비루스가 삼킨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위 관련 글을 끼적이기 시작할 때 염두에 둔 건 로마의 꼴로세오였다. 현재 꼴로세오가 위치한 자리에 로마 제국의 제5대 황제 네로와 그의 엄마 아그립삐나 등의 불편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네로 황제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그저 폭군 정도로 인식했다. 


그러나 관련 기록들을 들추어 보면서부터 폭군이 된 인간 네로의 인간성은 물론 그의 엄마의 비뚤어진 욕망이 당신은 물론 한 인간 혹은 나라를 망치고 있었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네로 엄마 아그립삐나로부터 발현되고 있었다. 


아그립삐나는 아들 네로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그의 작은 아버지(숙부)와 근친상간의 결혼을 하게 됐다. 그리고 다시 그녀는 로마 제국 4대 황제였던 작은 아버지 끌라우디우스를 독살하고, 아들 네로를 로마 제국의 제5대 황제로 즉위시키는 술수와 음모를 성공시켰던 것이다. 


미모로 알려진 네로 엄마의 그동안의 행실은 매춘부나 다름없었으며 권력의 맛이 어떠한 것인지 너무도 잘 아는 여자였다. 그동안 로마 제국은 한 매춘부에 놀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 그녀에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들게 됐다. 네로가 황제에 즉위된 후 잘 나가던 그녀에게 벼락같은 일이 생기며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네로가 황제로 즉위할 수 있게 된 결혼 상대자인 왕비 옷따비아(독살된 작은 아버지의 딸)를 네로가 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로는 로마에서 잘 나가던 한 여성 매춘부와 놀아나고 있었으며, 그녀에게 푹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런 모습을 네로의 엄마가 그냥 놔 둘 리가 없어 어느 날 타이르고 또 타일러도 '배운 도둑질'은 어쩔 수 없었던지 갈수록 바람질은 증폭됐다. 


그러던 어느 날, 네로는 그동안 오만방자를 떨던 엄마 아그립삐나의 정부를 추방시키기에 이르렀다.  엄마가 매춘부와 놀아나는 간섭 때문이었다. 네로 엄마는 화가 치밀대로 치밀어 독설을 퍼붓게 됐다. 이후 모자간의 사이는 찢기우며 상처는 아물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 그 장면을 이렇게 기록해 두었다.


"야 이놈아!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를 무시해.. 너는 본시 황제 자격이 없는 놈이야. 정통적 계승자는 브리따니쿠스(Tiberio Claudio Cesare Britannico)란 말이야. 널 가만두나 봐..!!"

네로는 섬찟했다. 그는 잠시 권력에 심취했던 나머지 그의 정체성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네로는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첫 번째 왕비 발레리아 메살리나(Valeria Messalina)가 낳은 정통 후계자인 동생 브리타니쿠스의 존재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엄마가 음모 사실을 까발리게 되는 즉시 네로의 위치가 흔들릴 게 틀림없었다. 따라서 네로는 아예 브리타니쿠스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엄마로부터 학습한 독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며 음모를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네로는 어느 날 배 다른 동생 브리따니꾸스를 위하는 척 만찬에 초대했다. 그동안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냈지만 그를 만찬에 초대한 건 이유가 있었다. 엄마의 독설이 아니었다면 브리따니꾸스의 생명은 좀 더 길어졌을지 모른다. 네로는 그의 동생을 독살하기로 마음먹고 엄마의 독살을 도왔던 독살 전문가 루꾸스따(Lucusta) 은밀한 상담을 나누었다. 대략 이런 풍경이다.


네로: 흠.. 엄마처럼 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게 아냐?

루꾸스따: 그럼 이렇게 해 보는 게 어때요. 오빠.. 아니 황제 폐하!

네로: 어떻게..?

루꾸스타: (입을 네로의 귀에 대고) 속닥속닥..!

네로: 흠.. 바로 그거야! 넌 역쉬 전문가야!

루꾸스타: 글치만 조심해야 해요. 오빠.. 아니 황제 폐하!





루꾸스타가 네로 황제에게 가르쳐 준 독살 방법은 엄마가 사용한 독살 법과 비슷했다. 네로는 엄마의 독살을 곁에서 학습하며 어느덧 동생을 죽일 심산이었다. 따지고 보면 네로 엄마는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셈이랄까.. 


독살 전문가 루꾸스따의 조언에 따르면 이미 독살된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아들 브리따니꾸스가 간질을 앓고 있으므로, 그 약점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네로가 즉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브르따니꾸스의 간질이 작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간질병을 이용한 독살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네로의 배 다른 동생 브리따니꾸스의 독살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네로는 저녁을 먹는 동안 동생을 마구잡이로 추켜세우며 건배를 연거푸했다. 포도주 항아리가 금세 바닥을 비우면 그 자리에 새로운 항아리가 자리 잡았다. 네로의 곁에서 시중을 들던 시녀는 로꾸스따가 보낸 앞잡이로 브리따니꾸스는 그녀를 알 리가 없었다. 


그녀는 브리따니꾸스의 잔이 바닥나기 무섭게 잔을 채우곤 했다. 그리고 한 순간 브리따니꾸스는 독살자가 건넨 독배를 들이키게 된 것이다. 브리따니꾸스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녀는 그 즉시 루꾸스따의 조언에 따라 고깃덩어리 한 조각을 브리따니꾸스의 입 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  <계속>



Coronavirus in Italia: 183,957(확진자 +2,729) casi, 24,648(사망자 +534) morti, 51,600(치료자(+2,723) i guariti -Il bollettino al 21 Aprile. (출처: www.worldometers.info
Coronavirus in Italia: 181,228(확진자 +2,256) casi, 24,114(사망자 +454) morti, 48,877(치료자(+1,822) i guariti -Il bollettino al 20 Aprile. (출처: www.worldometers.info
L'ultimo dramma dell'imperatore Nerone e della madre
il 21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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