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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6. 2020

이탈리아, 1년 만에 달라진 풍경

-내가 좋아한 재래시장의 과일 

1년 전 2019년 5월 16일, 피렌체 산타 암부로지오 재래시장 풍경을 살펴보다가..!



이른 아침(새벽 4시 현지시각), 모처럼 꿀잠을 자고 일어나니 궁금한 게 있었다. 아내와 나는 1년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세월은 빠르다 못해 총알속도로 사라지는 동안 뒤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도 없었던 것일까.. 외장하드를 열어 2019년 5월 16일.. 그러니까 정확히 365일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록을 살펴보니 이날은 우리가 피렌체의 오래된 재래시장 산타 암부로지오 시장(MERCATO SANT'AMBROGIO)을 들렀던 것이다. 



산타 암부로지오 재래시장은 1873년에 개장을 했으므로 대략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 시장의 위치는 링크된 바와 같이 피렌체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피렌체에 둥지를 틀고 살 때 우리는 주로 이곳을 애용했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재래시장은 인간미가 넘칠 뿐만 아니라 생기가 펄펄 넘치는 곳이다. 



재래시장에 들르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게 그 이유뿐만 아니다. 알록달록한 과일과 야채의 색감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곳에 집중시키며 제철 과일과 야채에 눈독을 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마력은 그 어떤 예술가의 작품보다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한 곳으로 집중하게 만든다. 우리기 이 시장을 찾는 이유 중에는 찬거리를 구입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주로 제철 과일에 눈독을 들인다. 



이맘때 시장에 출하된 야채와 과일은 선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색깔이 짙으며 맛이 뛰어났다. 한 입 베어 물면 당도뿐만 아니라 과일의 향기가 진동하며 세상만사를 다 잊게 만든다. 아내와 나는 이 같은 경건한 의식(?)을 치를 때 우리만의 장소를 이용하곤 했다. 시장 내에서 겨우 맛만 봤다면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시장을 빠져나와 시식을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산타 암부로지오 교회(Chiesa Di Sant'Ambrogio) 앞 계단은, 해를 등지고 있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마침맞은 장소였다. 그래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습관에 따라 계단에 퍼질러 앉아 의식을 치르는 것. 그곳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비슷한 의식을 치르고 있는 곳이었다. 괜찮은 쉼터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손수레에 실려온 과일 몇 개를 끄집어내어 입안을 천국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어느덧 1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처럼 맛깔난 풍경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사라진 것이다. 1년 전과 전혀 다른 풍경이 우리 앞에 펼쳐진 것은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 빌어먹을 비루스들 때문이었다. 비루스 사태가 일상의 풍경을 앗아간 것이다. 우리가 피렌체서 바를레타로 둥지를 옮긴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를레타 재래시장 메르까또 디 산 니꼴라(Mercato di San Nicola)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나라가 비루스(COVID-19)들 때문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출입을 통제하며 교통수단 대부분을 걸어 잠그는 최후 수단을 실행하고 있었으므로, 예전처럼 활기찬 시민들의 삶의 모습을 잠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 근처의 슈퍼마켓이나 과일 야채 가게에서 그나마 생필품 등을 살 수 있지만, 재래시장의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1년 만에 세상이 완전히 확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가까운 가게에서 우리가 좋아한 과일과 야채를 사다 먹는데 그중 제일 좋아한 과일은 알비꼬까(Albicocca)와 칠리에지아(Ciliegia)였다. 희한한 일이다. 1년 전 기록을 들추어 보니 이날 장바구니에 담은 건 과일과 채소뿐만 아니라 카메라에도 담겨 있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스크롤바를 내리면(글쓴이의 포스트는 크롬 피씨에 최적화되어있음) 몇 번 반복되는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 출하된 까르초피, 아스빠라지, 뽀모도로, 쥬끼니, 파지올리, 뻬스까, 멜란짜나, 퓌노끼오, 아란치아 등등 싱싱한 과일과 야채 틈바구니에서 유독 살구와 버찌가 여러 번 뷰파인더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 두 과일은 아내와 함께 이맘때 즐기는 과일이었던 것. 



살구는 비타민 A가 풍부해 야맹증, 망막변성, 시력저하를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을 낮추고 소화를 개선하고 변비를 예방한다고 한다. 또 달콤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울러 말린 살구는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므로 제철 과일이 몸에 좋은 이유를 더 끼적거릴 이유를 찾지 못할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버찌의 효능을 잘 알아두시면 무병장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관련 키워드로 클릭만 하면 정보가 와르르 쏟아지는 시대이므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버찌의 효능을 알아봤더니 이랬다. 버찌는 눈 건강에 좋으며, 당뇨 예방에 좋으며, 불면증 완화에 좋으며, 빈혈 예방에 좋으며, 항암작용이 뛰어나며..로 시작되는 정보 속에 안토시아닌과 궤르세틴(Quercetina) 성분이 눈에 띈다. 


보통 사람들이 잘 알 수 없는 이 성분이 인체에 마법을 부려 무병장수를 돕는다는 것. 이런 제철 과일이 넘쳐나는 곳이 피렌체의 산타 암부로지오 재래시장이며 바를레타의 산 니꼴라 재래시장이었던 것이다. 하루빨리 재래시장이 문을 열어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비단 우리뿐만 아닐 것 같다.



* Coronavirus in Italia: 223,885(확진자+789) casi, 31,610(사망자+242) morti, 120,205(치료자+4,917) i guariti -Il bollettino al 15 Maggio. (출처: www.worldometers.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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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16 Maggi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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