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요리사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보통 사람들이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요리사들에게는 일상과 마찬가지였다. 음식이 요리 혹은 작품으로 거듭나는 공간. 쿠치나는 요리사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리는 곳이었다. 똑같은 식재료라 할지라도 요리사의 손을 거치는 순간부터 전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며 맛까지 달라지는 것. 요리학교에 입학한 후로부터 줄곧 머릿속은 요리를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하는 생각들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리도구를 다루는 것부터 코스별로 제공되는 요리를 이해하고 실습을 거듭하는 동안 이탈리아 요리가 겨우 눈에 띄는 것.
당시 내 눈에 비친 이탈리아 요리는 환상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그런 한편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출품한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요리를 대중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강국 이탈리아 못지않은 식재료들이 넘쳐나는 곳이 대한민국이었다. 하지만 요리의 속성상 보통 사람들이 요리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리스또란떼에서 제공되는 요리의 가격이 상상 밖인 것. 예컨대 미슐랭 별 세 개를 단 최고급 식당의 한 끼 가격은 1인당 30만 원을 훌쩍 넘는다. 가뜩에나 어려운 경제에 밥 한 끼 먹느라 큰 비용을 지출하기란 상상불허랄까.
요리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머릿속은 늘 한국의 식재료들이었다. 우리가 주로 사용해 왔던 식재료를 통해 이탈리아 요리를 벤치마킹하는 것. 요리 과정에서 터득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우리 입맛에 맞추어 적용하는 일이 그것이었다. 거장으로부터 배운 요리의 특성은 우선 보기 좋아야 한다. 또 맛있어야 한다. 그리고 영양소를 고루 갖추어야 하는 것. 글쓴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특성을 잘 적용하면 김치 한 가지만으로도 오만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열다섯 번째로 요리학교에 출품된 작품들을 눈요기하면서, 식재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에 대해 관찰해 보기로 한다.
또 요리사들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해 보시기 바란다. 글쓴이가 몸담았던 요리학교는 이론과 실습기간이 다 끝나고 나면 쁘리미와 세꼰도 그리고 돌치에 세 작품을 출품해야 한다. 그중 처음으로 연지훈 한국 학생의 작품과 볼빼 지아꼬모 이탈리아 학생의 작품을 소개해 드린다. 보통 이 작품들은 졸업시험이 끝난 후 일정기간 학생들에게 공유되는 것. 어느덧 3년의 세월이 후다닥 소리 없이 지나갔지만, 초보 요리사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남긴 작품들은 기록으로 남아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 학생 연지훈군의 졸업작품_Piatto YEONJIHUN
이탈리아 학생 볼빼 지아꼬모의 작품_Piatto VOLPE GIACOMO
위에 소개된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통해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건 몇 가지 안 된다. 겉으로 드러나 보인 건 과일 조각들과 큼지막한 생선살 그리고 쌀과 새우 등을 이용한 요리가 전부. 간단해 보여도 결코 쉬운 요리가 아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과 같이 요리사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발휘된 요리는 맛없거나 버려질 위기에 처한 식재료를 입맛에 맞추어 잘 살려내는 일이며, 가능한 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함은 물론이다. 브런치를 통해 차차 알아가도록 한다.
il Piatto_l'esame per Diploma
ALMA La scuola Internazionale di cucina italiana
Corso il cuoco 17^ Edizioni_yookeun 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