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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8. 2019

알록달록한 당근, 맛은 어떨까

#16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이탈리아인들은 도대체 어떤 음식을 선호하고 있길래..?


#시장 박람회 취재에 나선 꼬레아노 1인


세월 참 빠르다. 날씨가 화창했던 어느 봄날 아침, 알마(ALMA) 국제 요리학교가 들어선 꼴로르노의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의 드넓은 정원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곳은 제23회 시장 박람회(23^MOSTRA MERCATO DELGIARDINAGGIO DI QUALITA)가 열렸던 곳. 박람회장에는 이탈리아인들의 생활문화를 엿볼 있는 식품들음식, 식물, 화초는 물론 생활용품 등이 두루 전시되고 있었다. 이곳에 전시된 물품들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공수되어 것으로 멀리 남쪽의 시칠리아에서부터 북쪽 알프스 지역의 발레 다오스타 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각기 자기 주의 대표선수라 만큼 당신이 내놓은 물품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나는 아침 일찍 카메라를 챙기는 한편 작은 노트를 준비했다. 전시회장 전부를 통째로(?) 취재할 요량이었다. 당시의 취재 목적은 두 가지였다. 첫째, 가능한 한 박람회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눌 것. 둘째, 박람회장을 둘러보면서 그곳에 출품된 물품의 출처와 함께 이탈리아인들의 생활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한 식품의 주류가 무엇인지 등에 파악하는 일이었다. 그중 박람회장에서의 대화와 식품의 종류를 파악하는 일은 내게 매우 중요했다. 취재를 통해 아직 한참 덜 익은 이탈리아어 구사 해 보는 재미와 함께 살아있는 이탈리아 요리의 역사를 배우는 것.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이미 관련 브런치를 통해 소개(그곳에 가면 자기를 사랑하게 된다) 해 드린 바와 같이, 글쓴이가 몸 담았던 요리학교 렛지아 디 꼴로르노 궁전의 정원은 매우 넓고 잘 꾸며진 정원으로 빼어난 아름다움까지 갖추 곳이었다. 박람회장은 정원 가장자리 빈 공간을 부스로 빼곡하게 자리매김고 있었다. 이날 박람회장 취재는 절반의 성공이었다고나 할까. 말 그대로 취재를 절반밖에 끝마치지 않았는데 기진맥진한 것이다. 따라서 정원 곁에 임시로 시설되었던 이탈리아 음식 부스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취재에 나설 정도였으므로, 내 눈에 비친 이탈리아인들의 생활문화는 남달랐다.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달랐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꼬레아노 1인


신기했다. 솔직히 고백하면 박람회장에 출품된 각종 음식들은 물론 생활용품은 거의 대부분 낯선 것들이었다. 부스 주인이 나의 질문에 따라 열심히 설명을 곁들였지만 고개만 갸우뚱 거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탈리아어 초보자가 겪는 해프닝이 아니라 관련 리체타의 이해는, 나로 하여금 이탈리아인들의 문화를 알려면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만드는 것. 그렇다고 물러설 수 있나.. 당시 나의 모습은 엄마 따라 시장에 나선 작은 아이 같은 모습이랄까. 부스 앞에 다가서면 주인의 얼굴을 보며 인사를 건네고 요기조기 눈 앞에 나타난 신기한 물건들을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는 것.


"아저씨.. 조게 모예요?.. 맛 좀 봐도 돼요..?^^"



그때마다 부스 주인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시식용 음식 한 조각을 내밀며 맛보라고 했다. 내 앞에는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이 스멀스멀 식욕을 돋우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이도 어리지 않고, 세상살이 두루 경험한 사람이,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살았던 내가 이렇게 촌스러울 수 있다니.. 차마 믿기지 않는 일의 연속이었다. 내가 경험한 이탈리아인들의 생활문화 학습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게 하필이면 요리학교 정원에서 일어났던 일..



#내가 아는 음식이 눈에 띄면 환호한 꼬레아노 1인


희한한 일이지.. 어른들이 보기엔 대수롭지 않지만 세상을 하나 둘 배워 나가는 아이들에게는 모두가 신기한 것. 녀석들은 자기가 깨우친 세상 일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이들이 행복해할 때 모습을 뒤돌아 보면 이랬지.


"엄마! 저것 봐요. (내가 책에서 공부한 있잖아요.) 저거예요. 저거 저 거어..!"



내 모습이 이랬다니 나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의 흥미를 끈 건 이탈리아 요리의 역사였다. 그곳에는 이탈리아 20개 주에서 생산되는 각기 다른 음식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기록된 것. 특히 나의 관심을 끈 것은 포르맛쪼와 쁘로슈토 등 이른바 숙성 식품이었다. 박람회장에 전시된 이들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하고 행복한 것이다. 



뷰파인더는 풍미 가득한 녀석들을 놓칠세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그저 생삼겹살로 구워 먹는 삼겹살이 빤체타(la Pancetta)로 거듭나 있는 곳. 다 같은 돼지고기건만 쁘로슈토, 꿀라텔로, 살루미 등으로 거듭나 있는 곳. 뿐만 아니라 젖소로부터 짜낸 우유가 오만가지 포르맛쪼로, 염소와 양의 젖이 만드는 사람의 손에 따라 맛 또한 천 차 별 만차 별인 나라가 이탈리아였다. 지구별에 함께 살아오는 동안 전혀 낯선 이들만의 생활문화를 이제야 겨우 맛보는 것. 그것도 이날은 눈요기가 거의 전부였지..ㅜ



#그저 바라만 봐도 행복했던 풍경 앞의 꼬레아노 1인


현재 내가 서 있는 지점은 시장 박람회장이 시작되는 지점.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속도라면 박람회장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족히 몇 시간은 걸릴 듯.. 당장 취재를 중단하고 눈 앞에 놓인 녀석을 입안에 넣고 혀로 살살 문질러 녹이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다. 아내가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면 이렇게 말할 게 틀림없었다. 무엇이든 좋다는 표현을 이렇게 하곤 했다.


"에구 뭐 이딴 게 다 있어..!"



꿀라뗄로와 살루메는 맛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도무지 알 수 없다. 얇게 한 조각 저며 와인과 함께 하면 세상이 모두 자기 것인 양 행복에 충만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는 한 때 '돈 벌면 소고기나 사 묵지' 같은 유행어가 남발되곤 했지만,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고 맛보면서부터는 돼지고기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르네상스 조각 작품의 대리석 원산지 까르 라라(Carrara)에서 맛본 라르도(Il lardo)는, 돼지고기의 일대 혁명이라고 할 만큼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뷰파인더 앞에 등장한 빤체타의 지방 부분을 보니 그때 그 맛이 그대로 되살아 나는 것. 따라서 요리를 만들기에 앞서 장차 당신 앞에 등장할 식재료에 대한 공부는 매우 중요하여 기회만 닿으면 시식해 볼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었지..


"고기도 먹어본 넘이 더 잘 먹는다..!"  




한 당근, 맛은 어떨까..?

#16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여기까지 끼적거려 내려오는 동안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키워드가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듯 잊고 사는 식품의 색깔에 관한 것. 시장 박람회장에서 만난 알록달록한 당근이 실마리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본문 아래 참고자료를 통해 과학이 밝혀낸 식품의 색과 영양 관계, 제7의 영양소 파이토 케미컬을 주목하라, 오색 컬러푸드로 건강 더하기 외 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자료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색깔들(Nutritevi dei Colori della vita)을 첨부해 두었다. 글쓴이의 생각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므로 이런 정보들은 두루 공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이탈리아인들처럼 건강하게 오래도록 장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덩달아 나 또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식품마다 제각기 가진 색깔을 통해 색깔 있는 식품이라 부르고, 그중 빨강, 노랑, 초록, 보라, 검정, 흰색 등의 색깔은 식품의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파이토케미컬은 식품의 색뿐 만이 아니라 식품 고유의 독특한 맛과 향을 부여하며, 항산화 작용이나 면역기능 증가 등의 기능을 통해 건강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각자의 색깔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니 이랬다.



빨간색을 띠는 식품들사과, 토마토, 석류, 딸기, 수박, 붉은 피망, 고추, 비트, 구아바, 크랜베리, 라즈베리, 체리 등 과일과 채소의  대표적인 성분은 리코펜이다. 리코펜은 현존하는 생화합물질 중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성분으로서 노화방지, 심혈관계 질환 개선, 혈당저하 등에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노란색을 띠는 식품들: 노란색.. 이른바 황금색 식품에는 호박, 고구마, 살구, 밤, 오렌지, 귤, 파인애플, 당근, 감, 옥수수 등이 있다. 노란색 과일과 채소들은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는 파이토케미컬을 가지고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항암 효과와 항산화 작용, 노화 예방 효과가 있어 특히, 심장질환과 암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면역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는데, 이때 비타민A는 시각과 면역기능뿐 만 아니라 피부와 뼈 건강에도 중요하단다. 


그리고 이러한 노란색 과일과 채소들에는 카로티노이드 성분 외에도 비타민C, 오메가 3 지방산, 엽산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 백혈구 중 하나인 NK세포의 공격력을 높여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것 역시 베타카로틴의 효능 중 하나다. 주황·노란색을 띠는 식품에는 제아잔틴, 루테인 등이 풍부한데, 이런 성분은 특히 눈과 관련된 질병과 피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초록색을 띄는 식품들채소나 과일이 초록색을 띠는 이유는 클로로필(Chlorophil)이라는 성분 때문이란다. 클로로필은 빨강, 노랑, 보라 빛을 흡수해서 광합성을 하는데, 이때 녹색빛은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깻잎 등이 있는데, 이러한 초록 채소·과일은 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 


클로로필이 간세포 재생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뽀빠이의 음식인 시금치에는 엽산, 비타민K, 칼륨,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단다. 또한 녹색잎채소들에는 루테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백내장 예방 등 눈 건강에 도움을 주며, 브로콜리나 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에 풍부한 인돌은 DNA 손상을 억제해 특정 암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관련 용어를 잘 모르면 전문가들이 내놓은 자료를 잘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



보라색을 띠는 식품들: 가지, 적채, 포도, 블루베리, 블랙베리, 자색 고구마의 색인 보라, 검은색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파이토케미컬에 의한 것이다.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유리라디칼에 의한 세포 손상을 막아 노화 예방과 면역력 증가에 효과적이란다. 또한 안토시아닌은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시켜주고, 비정상적인 혈전 생성을 예방함으로써 심장질환 위험률을 감소시키며 기억력을 향상하고 암의 위험을 감소한다는 것. 


흰색과 검은색을 띤 식품들마늘, 양파, 무, 배, 더덕, 버섯, 도라지는 흰색이다. 식품의 색깔이 흰색을 띠는 식품은 뿌리 식품에 많다.  흰색의 과일과 채소에는 안토잔틴이라 불리는 파이토케미컬을 가지고 있으며, 주요 기능으로는 콜레스테롤과 혈압 감소와 심장질환과 암 예방, 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 향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검은색 채소.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검은색을 띠는 채소. 과일에 들어 있는 클로로겐산(El ácido clorogénico (CGA))이라는 파이토케미컬이 당의 흡수를 억제하고 혈당 수치를 안정화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므로 아래 참고자료에 쓰인 관련 식품의 효능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알록달록한 당근, 맛은 어떨까..?


앞에서 대략 살펴본 바와 같이 식품의 색깔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른 듯 매우 중요했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는 선호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가진 식품을 취하게 되겠지만, 우리 인체를 다룬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식품이 가진 고유의 색깔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했다. 특정 색깔의 식품을 선호하는 동안 우리 인체 한 곳에서는 영양 결핍 등에 따라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랄까. 


그러므로 누군가로부터 특정 색깔의 음식을 고집하는 주장은 경계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체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색깔의 음식을 고루 자주 맛있게 먹는 게 최선의 방법인 듯싶은 것. 박람회장 부스 앞에 전시된 알록달록한 당근을 보면서 이탈리아인들이 해 낸 품종개량의 결과가 눈에 띈 이유였다. 그렇다면 알록달록한 당근의 맛은 어떨까..? 



"당근 맛이쥐..!! ^^"


Nutritevi dei Colori della vita_i colori del benessere 
Frutta e Ortaggi alleati della nostra salute 
La frutta e gli ortaggi sono buoni e incredibilmente versatili, ricchi di vitamine e minerali essenziali e di una varietà di fitochimici (sostanze naturali vegetali) che sono vitali per la nostra salute. Queste sostanze nutritive sono importanti perché svolgono un’azione protettiva su diversi sistemi e apparati del nostro organismo. Frutta e verdura hanno anche il vantaggio di essere naturalmente a basso contenuto di energia (dove altro troviamo infatti un alimento così nutriente a meno di 80 kcal a porzione?), forniscono zuccheri facilmente assimilabili e particolarmente utili: per esempio sono uno spuntino spezza-fame, che diventa anche di un buon potere saziante grazie all’alto contenuto di fibre. Hanno anche il vantaggio di idratare, visto l’alto contenuto di acqua, tutte caratteristiche che li rendono un valido aiuto per mantenere sotto controllo il proprio peso. Sono tanti i modi per consumare con gusto 5 porzioni di 5 colori al giorno, se però hai bisogno di qualche suggerimento, scopri le nostre ricette. 

과학이 밝힌(한화케미컬) 식품의 색과 영양 관계
제7의 영양소 파이토케미컬을 주목하라  
5色 컬러푸드(삼성서울병원 영양팀)로 건강 더하기
23^MOSTRA MERCATO DELGIARDINAGGIO DI QUALITA
COLORNO GIARDINO STORICO DELLA REGG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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