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똑같은 식재료, 요리방법을 바꾸면 어떻게 달라질까..?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 제 철 과일과 채소
세월 정말 빠르다. 카르치오피 관련 글을 끼적거린 지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덧 보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관련 글을 라이킷 등으로 공유해 주셨다. 대략 한 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피렌체 암부로지오 재래시장의 풍경도 달라졌고, 우리 식단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봄이 오는 듯 저만치 물러가면서 시장에 출하되고 있었던 식재료 양이 늘고 가격도 달라진 것. 예컨대 초봄에 출하된 카르치오피 한 개 가격이 1.5유로였는데 지난주 시장 가격은 두 개에 1유로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생산지에서는 속상하겠지만 소비자들은 룰루랄라 기분이 좋아질 것. 아내가 그랬다. 우리가 좋아했다. 카르치오피에 입맛을 들이면서 자주 많은 양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버찌는 물론 제 철 채소와 과일이 장바구니를 무겁게 만들곤 했다. 지난주의 일이다. 외출에서 돌아오니 아내가 혼자 시장에서 카르치오피를 사 온 후 막 다듬고 있는 장면을 (연출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이날 아내가 처음 선보인 달라진 리체타에 따라 식탁에 오른 카르치오피 요리는 이탈리아 요리에서 느끼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맛을 선 보였다. 그 과정을 담았다.
#17_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관련 브런치 글에서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카르치오피의 크기는 대략 어른 주먹만 해야 먹을 게 있다. 딱딱한 껍질을 떼내고 다듬는 동안 큼지막해 보였던 카르치오피의 속살은 생각보다 작은 것. 꽃술 끄트머리로부터 대략 전체 크기의 1/3 정도 이상(거의 절반에 가깝게) 잘라내야 식감이 좋은 양질의 카르치오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녀석의 껍질은 생각보다 딱딱해 꽃술을 절단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녀석은 속을 보이기 싫은지) 날이 무딘 칼을 사용해 절단을 하다 보면 톱질을 할 때처럼 잘 잘라지지 않는다. 대개 꾸치나에서 손을 칼에 베이는 사고가 이런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유의해야 하는 것. 이날 아내의 카르치오피 손질법은 서툴렀고 힘들어해 마무리는 결국 나의 몫이었다.
#주방에서의 아내의 표정
아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여성들처럼 내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오래전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면 xx이 떨어진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이것저것 잘도 시키면서 이탈리아 요리를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 조금은 얄미운 구석이 있다. (절대 나의 리체타를 따라 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뇨자.. 후훗) 우리 어머니 혹은 할머니께서 그러하셨듯 케 묻다가 다칠 것(?)을 우려했을까.
아무튼 아내에겐 오래전 어른들의 습관이 몸에 밴 토종 티가 물씬 풍기는 스타일이다. 주방 일은 무엇이든 당신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 이날 아내의 카르치오피 리체타도 그렇게 탄생했다. 내가 만든 카르치오피 맛이 당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공수해온 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한 것이다. 이날 사용된 재료와 리체타는 이랬다.(글을 작성하며 케 물었다)
카르치오피 관련 브런치 글
카르치오피의 완벽한 변신에 놀라다
카르치오피를 대하는 셰프의 자세
봄나들이 나선 카르치오피의 자태
이탈리아 요리 학교 수업 이랬다
카르치오피 요리에 빠진 토종 아내
#아내의 카르치오피 요리 리체타: 카르치오피 볶음
재료(Ingredienti):
카르치오피 큰 것 9개
조미 간장 3 큰술
올리브유 3 큰술
다진 마늘, 참기름, 다진 참깨, 후추, 설탕 적당량
요리방법(procedimento):
끓는 물에 잘 데쳐진 카르치오피는 건져내는 즉시 찬물에 담근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놓고 순서를 기다린다. 그동안 한쪽에서는 카르치오피 요리에 사용될 양념을 준비한다. 그릇에 조미간장과 올리브유, 다진 마늘, 참기름, 다진 참깨, 후추, 설탕 적당량을 전부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그다음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적당량 두르고 마늘 기름을 만든 다음 카르치오피 전부를 넣는다. 이때 카르치오피의 형태가 뭉개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준비한 양념장을 넣고 잘 볶아낸다. 그릇에 담아내면 끝..
너무 쉽고 간단한 아내의 카르치오피 요리 맛은 어땠을까.. 아내의 표현에 따르면 당신이 먹어본 이탈리아 식재료들 중(아직 오만가지나 남았는데..)에 최고의 맛이란다. 이렇게 만든 요리를 잘 어울리는 여러 다른 식재료와 함께 하면 깜짝 놀라게 될 것 같다. 뭐든지 다 잘 어울릴 것 같은..
'뭐랄까.. 참 고급진 담백한 맛인데 잘 데쳐 무친 두릅 줄기의 맛이 느껴지는.. 거 뭐 있지..?!"
아내는 물론 누구든지 세상에서 가장 표현하기 힘든 게 맛의 세계가 아닐까. 음식의 맛은 미각, 후각, 시각을 통해서 음미하고 즐기는 것. 이 중에서 미각과 후각은 맛을 직접 느끼는 요소이며, 시각은 음식의 맛을 간접적으로 즐기는 요소가 된다. 요리는 이 같은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하는 것. 이탈리아 요리학교 수업에서 시각과 후각을 차단한 채 이 같은 실험을 한 결과, 맛 본 음식의 결과물은 적지 않은 혼돈에 빠지게 만들곤 했다.
이른바 미식은 일반적으로 미각, 후각, 시각을 통해 즐기게 되는데 후각이나 시각이 차단되면 우리가 평소 기억하고 있던 맛에 혼란이 가중되는 것.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미각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되지만, 이걸 하나씩 구분해서 표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내의 카르치오피 요리가 남달랐던 것은 살사 디 소야(Salsa di soya_간장)때문이었다. 적당량의 간장이 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를 살려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뭐랄까.. 참 고급진 담백한 맛인데 잘 데쳐 무친 두릅 줄기의 맛이 느껴지는.. 거 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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