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SG' 용어와 개념
ESG 라는 용어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nance(지배구조)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ESG를 단순히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를 포괄하는 신조어라고 본다면, 최근 ESG경영, ESG투자, ESG평가 등이 글로벌 기업 활동에서 강력히 요구되고 중시되는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ESG는 당연히 그 이상의 철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ESG를 경제활동의 차원에서 해석하면, E는 ‘친환경’ S는 ‘사회공헌’ G는 ‘윤리경영’이 된다. 그러므로 ESG의 개념은 기업이 환경친화적인 노력을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여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요컨대, ESG는 환경과 인류에 대한 배려를 핵심으로 삼는 도덕적 자본주의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경영철학이라 볼 수 있다.
이런 ESG의 개념은 투자자의 시각에서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겠다는 원칙에서 비롯된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여 앞으로 발생할 투자의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한 목적과 일치한다. ‘기후리스크는 곧 투자리스크다’라는 신념을 밝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2020년 1월 글로벌 CEO들에게 서한을 보내 ‘지속가능성을 모든 투자의 기준으로 둘 것’이라는 선언을 하면서 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이는 기후변화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리스크라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블랙록의 CEO가 보낸 서한에서 흥미롭게도 “넷제로(NetZero) 목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하라” 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즉, 모든 기업의 사업모델은 탄소중립 경제를 향한 전환으로 나아가야한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의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모델인지, 아닌지 투자자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기업의 지속가능성 리스크를 평가하려면 투자자가 일관성 있는 양질의 기업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ESG 정보를 공개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ESG 정보는 ‘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테스크포스(TCFD)’와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보고를 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글로벌 기준에 합당한 ESG 정보공시에 관한 평가를 바탕으로 기업을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획기적인 사건이라 할 만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SK, LG, 삼성, 롯데, 현대, 포스코 그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위원회가 속속 만들어졌으며 석탄·석유 기반의 전통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의 모델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대기업은 친환경 제품 개발과 재생 원료 개발을 신성장 사업으로 삼고 천문학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들은 수소와 ESS,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속속 진출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나 폐배터리를 제품 생산의 원료로 재활용하고자 하는 기술개발과 포장재 줄이기를 위한 유통혁신을 도모하면서, 자원순환 경제생태계를 통한 원자재 재생산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