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한 알을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다

자연의 힘으로 다시 꿈꾸기를 희망하며…

by 윰다

무지개로 이어지는 세계는 모두 하나로 연결된 것 같습니다. 파란색 속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분홍색 아래로는 개미들이 먹이를 모으며, 남색 구름 위에는 검은 까마귀들이 날아다니거나 앉아있습니다. 색연필이 자신을 소개합니다. 나는 구름에 미소를 그릴 수 있고, 바다를 한 장의 종이 안에 담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색연필은 꿈꾸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와 닮은 존재입니다. 자신은 꿈꾸는 존재이고, 예쁜 꽃가루 한 알을 사서 세계 일주를 떠나고 싶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무엇이든 꿈꿀 수 있고, 마음껏 그려볼 수 있었던 때가 있기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네요. 아무리 허황한 꿈이라도 꿈꿀 수 있었던 때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게 행복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즐겁고 기쁨 가득한 감정만은 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다소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현실에 길들어진 마흔 살이라는 숫자 앞에 다시 말도 안 되는 꿈을 꿀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답다고 하듯이, 어쩌면 어린 시절의 꿈 꿀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음을 회상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혹시 하늘의 구름 모양을 살펴보며 동물 모양이나 천사의 얼굴을 떠올린 적이 있나요? 밤하늘의 가장 밝게 빛나는 별들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는 지금과는 달리 자연을 관찰하던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자연은 늘 인간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고, 연상하거나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자연이 이끄는 길을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동심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자연 속 어떤 대상을 포착하고 신비로움을 느끼면, 인간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표현하고 싶어 할 테니까요.

오랜만에 시 그림책을 보며 순수한 언어와 동심의 세계를 동경할 수 있어서 참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캠핑하러 가서 ‘불멍’을 하듯이, 주변에 있는 자연의

어떠한 대상도 좋으니 ‘자연멍’을 하는 시간이 인간에게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품어줄 자연과 가까이하려는 노력이 의도적으로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깨끗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싶듯이 자연으로 정화된 깨끗한 마음에 새로운 꿈이 피어날지도 모를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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