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틀에서 벗어나 한 스푼 더 큰 자유를 소망하며…
티나(TINA)는 아프리카 매너티입니다. 크고 수줍음이 많으며 온순한 수생 포유류입니다. 주로 수생식물을 먹고 삽니다. 티나는 거대한 하마들이 있는 연못 근처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는 강둑에서 점박이 물총새가 다이빙하며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티나는 덩치가 대단히 크지만 가볍게 헤엄쳐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티나에게는 꿈이 한 가지 있습니다. 언젠가 어머니께 전해 들었던 대서양 어귀의 아름다운 맹그로브 숲에 가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불법 사냥을 하는 사람들과 쾌속선들로 인해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세상에 모든 생명체는 자유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그 자유를 누리는 길에는 항상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자유롭게 헤엄치고 마음껏 물속을 산책하는 매너티 티나를 보며 함께 한참 동안 행복감에 젖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에 대한 갈망도 잠시, 점점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보트의 엔진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물은 예고 없이 덮쳐왔고, 티나의 자유는 절망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자유를 위해, 꿈을 위해 떠난 여정이 이제는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살아오면서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겠지만, 요즘에는 가장 안정된 자유를 추구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너무 지나친 자유를 추구하기보다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한 상태에서 선을 넘지 않는 나만의 자유를 말입니다. 그래서 선을 넘는 자유는 상상조차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 선이라고 함은 사회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말이겠지만요. 오히려 티나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너무나 현실에 안주하며 소심한 자유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현실의 그물이 덮쳐 절망으로 바뀔지라도 짜릿한 자유를 위한 상상은 얼마든지 가능할 텐데 말이지요.
바다로 향한 티나는 우연히 키엘라(Kiela)라는 소녀와 만납니다. 키엘라는 모든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소녀는 처음 본 티나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매너티라는 것을 곧 알아차리고 침착하게 말을 건넵니다. 티나도 놀라서 도망가려다가 그녀의 다정한 말을 듣고 수면 위로 올라와 서로 교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 뒤 티나는 위기의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고, 키엘라와 존 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티나는 자유를 추구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지만 키엘라와의 인연으로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삶의 여정에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인연들을 종종 만나고는 합니다.
이제 티나에게 자유는 더 이상 꿈이 아닌 경험과 현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잔혹한 경험으로 인해 이제는 더 자유를 갈망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물론 현실 안의 테두리 속에 자신을 가두고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개인적인 선택이겠지만 당연히 더 큰 경험과 현실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껏 내 안에 틀을 만들어 가두고 소심한 자유를 추구한 1인으로써 티나를 보며 지금보다는 한 스푼 정도라도 더 큰 자유를 꿈꾸고 싶습니다. 응당 그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르겠지만 살면서 키엘라와 같은 은인을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해봅니다. 조금 더 큰 자유를 꿈꾸기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고,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하며 또 하루를 살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