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을 지배하는 사람

조언과 충고보다는 공감과 경청을 지향하며…

by 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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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발원하는 푼궤(Pungwe)강 지역의 사자와 고양이는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밥도 나눠 먹고, 서로의 비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둘 다 야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사자는 고롱고사 정글을, 고양이는 남비타 마을을 다스리기로 하였죠. 그러나 이내 둘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동물이 너무 많은데 누가 사자에게 복종하고, 누가 고양이에게 복종해야 할지를 정해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사자는 코끼리, 얼룩말, 버팔로, 영양 등 큰 동물을 데려가서 지배하기로 했고, 고양이는 쥐, 뱀, 도마뱀 등 작은 동물들을 모두 데려가기로 하였습니다. 거의 모든 동물을 나누어 가졌지만, 소, 돼지, 염소, 양, 닭, 오리가 남게 되었습니다. 남은 동물들은 인간에게 그냥 줘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흥미로운 내용 구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자와 고양이가 모든 동물을 나누어 각자 통치하기로 하고, 나머지 애매한 동물들을 인간에게 나누어 준다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졌거든요. 힘은 있으나 어리석은 사자와 꾀는 있지만 교활한 고양이가 어떻게 점차 몰락해 가는지를 나름 그럴듯하게 풀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현실의 인간 세계와 비슷한 모습인 정치적 연합과 권력 분할, 타협으로 포장된 탐욕, 또는 불합리한 회사 내부 조직 개편 등을 상징하는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읽는 중 내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사자와 고양이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서로 조언하고 도와주었습니다. 당장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였고, 옛 우정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도움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이기심과 복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중반부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자신을 아끼는 사람을 밀어내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자와 고양이는 어리석게도 자신의 욕심 안에 갇혀 지혜롭지 못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어쩜 그리도 인간 세계의 권력자들 행보와 비슷한지 모르겠습니다. 반복되는 야욕과 불신, 배반과 균열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혹시 상대에게 조언하거나 충고하는 상황이 있다면 꼭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이기심이나 탐욕이 개입된 것인가, 순수하게 상대를 위한 것인가를 말입니다. 진정으로 상대를 아끼는 마음 없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면 상대도 어느새 속셈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거래적인 관계를 이어가면 그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가장 상대를 아끼는 길은 조언도 충고도 아닐 수 있습니다. 상대가 날 필요로 할 때 그저 곁에 머물며 진심으로 충분히 잘 들어주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상대가 한참 동안 마음껏 말하다 보면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옳다, 그르다는 어떤 나만의 기준을 강요하기보다는 진심 어린 공감과 경청을 통해 관계가 더 오래 돈독해질 것 같습니다. 나를 아껴주는 이를 밀어내지 않고, 내가 아끼는 상대에게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많은 이해와 노력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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