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푸투 바다

바다가 인간에게 베푸는 은혜를 생각하며…

by 윰다

바다는 날마다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때로는 맑고 광활하며 평온한 표정을 띤다. 때로는 차갑고 거세며 잔인할 정도로 호된 표정을 띤다. 그리고 어떤 때는 구슬프고 어두우며 세상의 모든 근심을 품고 있는 듯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 인간에게 바다는 아름답지만 무섭고, 온화하지만 모진 면을 품고 있는 매력적인 존재로 느껴져 자꾸만 끌리는 것 같다.

오래전 모잠비크 마푸투에는 바다가 없었다. 가뭄이었고 물 한 방울도 얻기 힘들었다. 유일하게 물을 가진 사람은 마톨라에 사는 마녀뿐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두려워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자신의 아이가 목마름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마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마녀의 땅에 도착한 그는 비옥한 땅을 보고 무언가를 심기로 하였다. 그때, 땅이 갈라지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갈고리처럼 생긴 코를 가진 마녀가 나타났다. 그녀의 애완동물인 수백만 마리의 작은 악마들을 함께 데리고 왔다. 마녀는 남자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었고, 남자는 밭에 씨 뿌릴 준비를 한다고 했다. 그러니 마녀는 작은 악마들을 시켜 단 몇 분 만에 일을 끝내버리고 사라졌다. 기쁜 마음으로 남자는 집으로 돌아가 아이에게 물을 주고, 씨앗 두 자루를 들고 다시 마톨라로 갔다.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씨를 뿌리려고 하자, 다시 마녀와 작은 악마들이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빠르게 모든 씨를 뿌리고 사라졌다. 다음날 남자는 사냥하러 가야 했기에 아내에게 대신 마톨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마법에 걸린 밭의 농작물들은 하루 만에 다 자랐고, 아내는 너무 배가 고파 그 수확물을 조금 먹었다. 그때 다시 마녀와 악마들이 나타났고, 악마들은 아내처럼 모든 수확물을 모조리 먹어 치워버렸다. 아내는 남편이 밭을 망쳤다고 화를 낼까 봐 엄청나게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수백만 마리의 악마들도 울부짖으며 울기 시작했고 소금물로 가득 찬 눈물이 마푸투까지 들어와 바다를 이루었다. 그 물에는 물고기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고, 마푸투 주민들은 어업을 주된 생계 수단으로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어린 시절,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던 때에 바다를 찾은 적이 있다. 나는 심히도 괴로운데 바다는 어쩌면 그리 드넓고 평온해 보였는지 모른다. 대자연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는 내게 말해 주었다. 내 마음을 가득 채운 그 고통도, 슬픔도 크게 보면 별거 아니라고 말이다. 그때의 기억으로 바다를 바라보면, 바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인간의 눈물과 설움이 모여 이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속에 작은 악마들이 눈물을 흘려 바다를 이루었듯이 인간 안에 존재하던 후회, 실망, 상처, 분노 등의 악마들이 눈물이 되어 바다를 이룬 것 같다. 세상에 모든 인간의 울음이 흔적으로 남아 여전히 바다는 인간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평소에는 내가 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내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고민, 상처와 같은 작은 악마들이 가끔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바다를 바라보며 그 바다에 모두 훌훌 털어 넣어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먼 훗날 바다를 바라보며 저곳에 내가 살아낸 증거가 남아있다고 말하고 싶다. 바다도 내가 참고 버텨온 시간을 기억해주리라 믿고 싶다. 오늘도 짙은 푸른빛 바다를 한참 동안 바라본다. 바다는 오늘도 인간들의 눈물을 받아주려고, 슬픔을 위로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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