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소중한 사람들을 품고 계속 전진하기를 바라며…
악어 마을은 잠베지강 기슭의 어느 한 마을이다. 그 땅은 너무 비옥해서 눈물이 땅 위로 떨어지면 씨앗이 싹튼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이다. 하지만 이 마을에 사는 악어들은 태양의 기운을 모아 강바닥 아래에 자신들이 사는 지하 왕국으로 가져간다. 마을에 사는 소년 만도긴하스(Mandoguinhas)는 할아버지 보아(Boa)와 낚시를 하고 있었다. 강둑을 따라 악어들이 고요히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저들은 진짜 악어가 아니라 인간으로 변한 사람을 뜻하는 우분투스(ubuntus)라고 말이다. 마을의 가장 오래된 조상 물룽구(Mulungu)부터 왜 그런지 모르지만, 친척과 이웃들이 하나둘씩 불가사의하게 사라지고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 할아버지 보아도 아무도 모르게 실종되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며 자신이 사라질 날 만을 기다렸다. 보름달이 비치는 밤, 용감한 만도긴하스는 물룽구의 옛 어선을 타고 할아버지 보아를 찾아 나섰다. 강을 따라 내려가 동굴로 가는 길을 보았다. 그곳은 많은 죽은 사람들이 다른 삶을 사는 세상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만도긴하스는 가던 중 우분투스들이 허리를 굽혀 옥수수, 카사바, 고구마 등을 경작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던 와중에 지하세계를 지키는 군대가 소집되어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곳의 악어 중 상당수가 포로로 잡힌 마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녀 토몬세네(Tomoncene)는 악어 무리의 우두머리이고, 차나제(Chanaze)는 그녀의 오른팔이었다. 이들은 침묵을 지키며 모두의 고통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만도긴하스는 물룽구의 도움을 받아 용감하게 그들을 무찔렀고, 새로운 마을의 족장이 되었다. 인간으로 변장했던 악어들은 원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할아버지 보아도 마법이 풀려 악어에서 인간으로 되살아 돌아오게 되었다.
짐바브웨에서 잠베지강을 여행한 적이 있다. 보트를 타고 가면서 하마도 볼 수 있었고, 모래 언덕을 따라 줄지어 누워있는 악어도 볼 수 있었다. 강은 한없이 깊고 넓었다. 강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자연의 아우라(Aura)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강은 역사적으로 그 지역 주민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쳤음이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이 강과 관련된 어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이 많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다. 그리고서 이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다.
강바닥 저 아래 깊은 곳이 어떤 세계일지는 늘 인간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이 이야기에서는 그곳을 마녀가 사는 또 다른 지하세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 세계는 어두컴컴하고, 강제 노역이 있는 곳이며 마녀의 지배하에 모든 것이 움직이는 세계이다. 이곳은 단순히 강바닥이 아닌 삶과 죽음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계속 실종되었고, 그들은 모두 지하세계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마을에 남은 가족들은 불안에 떨며 언젠가 자신도 잡혀가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또한, 육지와 강을 연결해 주는 존재를 악어로 설정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악어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마녀가 시키는 일들을 해야 했다. 악어의 날카로운 이빨, 울퉁불퉁한 표면, 음흉한 몸짓 등이 이야기의 분위기에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옛 어른들이 몸이 아파서 다음날 깨면 그것은 밤새 마녀의 밭을 경작하며 보냈기 때문이라 말하곤 한다고 전해진다.
만약 만도긴하스가 할아버지 보아를 찾아 나서지 않았다면 이야기가 다이내믹하게 전개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자기 죽음을 각오하고 용기를 내어 지하세계에 뛰어든 것이다. 깜깜하고 차가운 밤의 공기를 뚫고,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마음먹었기에 마을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현실을 직면하고 더 분명히 진실을 알아가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렸을 것이다. 살다 보면 바짝 긴장하고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힘써야 할 때가 있다. 늦은 밤, 온 가족을 모두 태운 차 안에서 안전에 유의하며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운전자처럼 주인공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리 달렸을 것이다. 악어들의 무서운 몸짓, 으스스한 공포의 순간에도 오직 하나만 생각하며 전진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내 곁에 소중한 가족, 지인들을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현재 겪고 있는 여러 어려운 상황들과 맞서 싸워 계속 전진하는 하루를 보내야 하겠다.